▲고시원의 복도이진선
갑갑한 고시원 생활
당장 큰돈을 마련할 수가 없어 임시방편으로 고시원을 구했습니다. 고시원을 살다 나온 친구들은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죠. 그래도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남녀 사는 층이 구분되어 있고 조금은 쾌적해 보이는 곳으로 선택했습니다.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고시원 얘기를 웃기게 풀어대던데 고시원에서 살아본 사람이라면 그 얘기가 마냥 웃기게만 들리지 않습니다. 밤늦게 텔레비전 소리나 음악 소리 등의 소음은 보통이고 한 대밖에 없는 세탁기를 자기 것 마냥 계속 쓰는 사람,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물도 안 내리는 사람 등 가지각색입니다.
사실 고백하자면 저도 지적을 받은 적이 두 번 있었습니다. 한국에 놀러온 일본 친구와 밖에서 늦게까지 놀다 마땅히 잘 때가 없어서 고시원으로 데리고 왔는데 갑자기 목소리가 높아진 것을 인식하지 못했죠. 또 한 번은 부엌에서 감 껍질을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고 싱크대에 그냥 놓고 나왔을 때였습니다. “앗,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