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행' 노 대통령 "굳었던 마음 확 풀렸다"

'서남권 발전안' 선물 들고 방문... "정치는 50, 100년 내다봐야"

등록 2006.11.29 19:18수정 2006.11.2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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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9일 '서남권 종합발전구상' 현장점검 차 목포를 찾은 노무현 대통령은 "편안하게 맞아 주셔서 굳어있던 마음이 확 풀렸다"고 말했다. 탈당, 임기 단축을 언급한 전날보다 한결 나은 표정이었다.

29일 '서남권 종합발전구상' 현장점검 차 목포를 찾은 노무현 대통령은 "편안하게 맞아 주셔서 굳어있던 마음이 확 풀렸다"고 말했다. 탈당, 임기 단축을 언급한 전날보다 한결 나은 표정이었다. ⓒ 연합뉴스

"제가 좀 굳어 있던 마음이 확 풀릴 만큼 아주 편안하게 저를 맞아주셨습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29일 '서남권 종합발전구상' 현장점검 차 목포를 찾은 노무현 대통령은 무안군 승당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 참석, 맛깔스런 '전라도 밥상'을 앞에 놓고 이같이 말했다. 하루 전 "대통령 굴복했다"며 당적 포기, 임기 단축의 가능성까지 내비친 것에 비해 한결 나아진 표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 정부는 2020년까지 22조원을 투입해 전남 무안ㆍ목포ㆍ신안을 초일류 산업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내용의 '서남권 종합발전 구상'을 확정했다. 이날 회의는 노 대통령이 직접 주재했고, 당초 구상에 없던 J 프로젝트(해남·영암) 등 서남해안개발계획을 추가시켜 사업의 범위를 확대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사실 이곳에 와서 (이 구상의) 마무리를 짓고 발표를 하려고 했는데, 그럴 경우 정치적인 것 아니냐 의심도 하고 공격도 해서 사업은 키우되 발표는 키우지 말고 조용하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에 대한 평가도 아끼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 시절, 외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 국가 경제의 잘못된 체질을 완전히 바꿨다"며 "그 이전에는 과잉 투자가 일어나고 기술혁신, 경영혁신은 소홀하고 전체적으로 관치경제 틀 속에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경제체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기업, 공공, 노사, 금융 '4대 부분 개혁'으로 한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대혁신을 이뤘다"며 "이 제도적 혁신 위에 질적 혁신을 더 쌓아 가자는 것이 참여정부의 전략"이라고 정권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호남 고속철에도 각별한 애정 표시


'경제적 타당성'을 놓고 논란이 되고 있는 호남고속철에 대해서도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미래를 내다보는 관점에서, 정치적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정치라는 것이 아웅다웅하는 것 같지만 정치라는 것이 정말 미래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일반 국민들은 눈앞에 자신의 삶에 충실하면 되지만 정치인은 50년, 100년을 내다봐야 한다"며 "정치적 관점에서 (고속철도 건설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노무현 당신 임기 얼마 안남지 않았냐? 그렇지 않다"며 "정부의 의지를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호남의 정치적 발언권이 옛날에는 약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힘을 모아주시면 적어도 제가 레일을 깔고 이정표를 확실히 세워놓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노 대통령은 학계, 시민단체 등 지역인사들과 대거 참석한 오찬 간담회를 마친 뒤 목포대학교에서 국가균형발전위원회(위원장 성경융)가 주최하는 '누리사업성과보고회'에 참석했다.

노 대통령의 이번 목포 방문은 한나라당이 "오해 살 일은 하지 말라"며 취소를 요구하는 등 다양한 정치적 해석을 낳았다.

이번 달 들어 노 대통령의 '호남행'은 부쩍 잦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저를 전격 방문해 오찬을 함께 한 이후, 광주(지역혁신박람회 개막식)를 방문한 데 이어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목포를 찾은 것. 노 대통령의 목포 방문은 2004년 7월 광주ㆍ전남지역 혁신발전토론회 참석 이후 2년 4개월만이다.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은 "결국 정계개편의 동력은 노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서 나올 것"이라며 두 영·호남 전·현직 대통령의 역할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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