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사이트는 현재 1200개의 초등학교와 손잡고 온라인 학교를 운용하고 있다. 학교는 이 업체에 학생 명부를 제공하고 업체는 학생들을 일괄 가입시켰다. 사진은 서울지역 등록 학교 수가 나타난 부분.윤근혁
이렇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일선 초등학교들이 2002년부터 현재까지 학교 홈페이지를 대신 운영, 관리해주는 사설 업체에 학생과 교사 명부(이름, 학년, 반 번, 성별)를 고스란히 넘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설 업체는 이 명부를 바탕으로 학생 하나하나의 아이디를 자동으로 만들어냈다. 이른바 '묻지마'식 일괄가입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쳤다고는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는 이런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다.
김씨가 분통을 터뜨린 학교와 사정이 같은 초등학교는 놀랍게도 전국 16개 시도에 걸쳐 1200개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체의 '온라인학교'로 무더기 등록되어 있는 학교가 우리나라 전체 초등학교 다섯 개 가운데 하나꼴인 셈이다.
지난 2000년 문을 연 E사이트는 지난해 매출액이 100억원에 이르는 등 초등학교 유료 학습사이트 가운데 부동의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11월 30일 전화통화에서 "전체 회원 170만명(유료회원 16만명) 중 85% 정도가 학교에서 명부를 받아, 온라인학교에 자동 가입한 학생들"이라고 무더기 가입 사실을 인정했다. 학교에서 건넨 명부를 바탕으로 일괄 가입을 시킨 학생들이 어림잡아 145만명이나 된다는 얘기다.
E사이트에 준회원으로 가입할 경우 기본 콘텐츠 이용료는 무료지만, 주요 콘텐츠를 쓰기 위해서는 한 달에 3900원을 내고 유료회원으로 전환해야 한다.
초등교육포털서비스를 자처하는 E사이트는 숙제도우미, 아바타존, 게임 등과 함께 전국학력평가 문제와 영재교육원 동영상 강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 9월엔 오프라인 초등학생용 학습문제집도 냈다.
학교 홈페이지인가, 사설 업체 광고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