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1월 어느 날. 월, 화, 수, 목, 금, 토, 일. 매일이 노는 날인 우리 부부가 운동을 나갔습니다. 전남 담양군에 있는 담양호를 싸고 도는 길. 금성산성 산허리 임도를 따라 쭉 가다 보면 수몰마을 '산성리' 망향비가 나옵니다. 망향비 앞에 담양호를 바라보며 호젓이 앉아있는 정자, 그곳에서 동양화 한 폭을 감상하며 따끈한 차 한잔 마시고 돌아서면 왕복 2시간 반. 아주 기분 좋은 산행코스이지요. 큰사진보기 ▲금성산성 산성리 가는 길조명자 산성리 가는 길은 단풍도 고왔습니다. 투명하고 맑은 빨간색이 너무나 고운 옻나무는 단연 단풍의 왕이었지요. 노란 싸리잎, 더 샛노란 참나무 이파리, 화려함의 극치 단풍나무는 별로 없었지만 그래서 더욱 다정했습니다. 수더분한 시골처녀의 노란 저고리, 다홍치마처럼…. 큰사진보기 ▲원색의 빨강이 아름다운 옻나무조명자 아, 그리고 이게 웬일입니까. 복스러운 계집아이 볼처럼 앙증맞은 '용담'꽃을 보았습니다. 게다가 계곡 아래쪽으로 군락지도 있었습니다. 남색의 복주머니 꽃이 매우 예뻐 흡사 만 원짜리 복권에 당첨됐을 때 그 기분이었습니다(그 이상 당첨된 게 없었거든요^^)! 큰사진보기 ▲가을 야생화의 여왕 용담꽃조명자 곱게 늙는 인간은 그리 드문데, 나이 들수록 젊음이 따르지 못하는 품위와 멋스러움이 어우러진 사람을 만나기는 하늘의 별 따기인데, 자연은 어째 그리 젊고, 늙고 가리지 않고 모두 아름다운가요. 큰사진보기 ▲가을, 가을, 가을...조명자 수몰마을 '산성리' 자리가 내려다보이는 곳입니다. 저 건너편에 추월산이 보이고 높고 낮은 산자락이 산수화 한 폭이더군요. 그러나 저 물속에 태자리가 있었고, 조상님 묏자리도 있었고, 납작 엎드린 초가집 쾌쾌한 단칸방에 배 쭉 깔고 엎드려 군고구마 까먹던 추억도 있을 텐데, 그 그리움은 어찌하나요. 큰사진보기 ▲산수화 한 폭, 담양호조명자 1974년 수몰될 때 가구수는 53가구, 그리고 300명의 주민이 정든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답니다. 고향을 등지며 마지막으로 동구 밖 성황당 터에 모셔졌던 신단만 모셔왔더군요. 수령 600년 마을 지킴이 느티나무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물과 함께…. 큰사진보기 ▲마을 어귀 서낭당터 지킴이조명자 1974년, 지적부에서 영원히 사라진 산성리의 역사가 여기 있습니다. 차가운 회색 대리석 한 조각에. 그 대리석 한 조각이 고향이 되어 수몰마을 이주민들의 쓸쓸한 가슴을 달래주겠지요? 큰사진보기 ▲산성리의 모든 것이 이 곳에...조명자 돌아오는 길, 잔자갈을 의지 삼아 깜찍한 자태를 한껏 뽐내는 쑥부쟁이꽃의 연보라색이 어찌나 투명한지 한동안 내 발걸음을 잡았습니다. '작은 것이 더 아름답다!' 삐쭉 키만 큰 다른 것들 보란 듯. ‘아! 나도 쟤를 닮고 싶다!’ 큰사진보기 ▲연보라색 쑥부쟁이꽃조명자 하늘, 하늘엔 뭉게구름이 두둥실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내일모레 비 소식이 있더니, 그 준비작업이 시작된 모양입니다. 큰사진보기 ▲가을 하늘 뭉게구름조명자 도반이 앞서 갑니다. ‘도반(道伴)’, 먼 길을 함께 가는 짝입니다. 비 오고, 바람 불고, 눈보라도 치고. 험한 길 함께 가려면 허구한 날 좋기만 하겠습니까? 밉기도 하다, 없으면 못살 것 같기도 하다, 귀찮아 어디 당겨버리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어디 가 이만한 도반을 다시 구하겠습니까? 소설을 쓰다 마지막엔 원점으로. 우리네 인생이 그렇게 살다 가게 돼 있는 것 같습니다. 큰사진보기 ▲도반이 앞서가네.조명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9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조명자 (yooun29) 내방 구독하기 이 기자의 최신기사 고문극복 당사자들이 내린 영광의 인권상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단독] 윤석열 모교 서울대에 "아내에만 충성하는 대통령, 퇴진하라" AD AD AD 인기기사 1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2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3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4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5 관광객 늘리기 위해 이렇게까지? 제주 사람들이 달라졌다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어느 백수부부의 늦가을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관광객 늘리기 위해 이렇게까지? 제주 사람들이 달라졌다 미스롯데를 꿈꾼 17살, 라이터 공장에 취직하다 소 먹이의 정체... 헌옷수거함에 들어간 옷들이 왜? 천막 탈의하는 여자선수들이 충격? 더한 것도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골프 논란... 국힘-용산의 '대환장' 질의응답 [주장] 변호사가 본 이재명 1심 판결과 민주당이 해야할 일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