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오는 이웃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정을 나누기도 해요.손현희
요즘은 자전거 타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다고 해요. 내가 다니는 인터넷 카페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하는 사람들'만 해도 회원이 7만 6천 명이 넘었으니, 운동도 하고 즐겁기도 한 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은 거죠.
@BRI@그러다 보니, 인터넷에도 자전거를 파는 곳이 많고요. 거기서 물건을 사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많이 있대요. 어떻게 생각하면 아저씨도 장사하는 사람이라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 그 사람들에게 더욱 잘 해주고 자전거 기름칠이라도 한 번 더 해준대요. 그렇게 하면 반드시 다음에 또 찾아온대요. 또 그런 사람들이 나중에는 단골이 되어 자전거를 다시 바꿀 때에는 꼭 잔차방에서 산다는 거죠.
이 말은 우리도 고개를 끄덕여요. 우리도 처음엔 값이 싸다는 까닭으로 인터넷에서 물건을 샀지만, 자잘하게 손볼 데가 많아서 꼭 잔차방에 가야 했지요. 인터넷에서 산 물건이라도 내치지 않고 무척 친절하게 고쳐주며, 살갑게 대하는 모습이 퍽 남달랐거든요. 알고 보니, 우리가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그다지 비싼 값도 아니고요. 무엇보다 아저씨가 이것저것 자세하게 이야기 해주는 걸 들으면 참 재미있어요.
많이 배우기도 하고, 또 거기 오는 사람들도 우리보다 나이가 더 많은 사람들이라서 잔차방에 모이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듣고, 서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함께 나누기도 해요. 그렇게 얘기하다가 밥 때가 되어 함께 저녁을 먹은 적도 많아요. 어디 그뿐인가요? 물건 하나 사면 덤으로 이것저것 주는 것도 많아서 얻어올 때가 많았어요.
우리 마을 잔차방은 아무 때나 이웃이 와서 편하게 놀다가 가도 좋은 사랑방이 되었어요. 찾아오는 사람들을 물건을 사러 오는 손님으로 생각하기보다 이웃으로 생각하는 잔차방 아저씨 마음씨가 퍽 좋아요.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 지나간다'고 하던가요? 우리 부부에겐 마을 잔차방이 딱 그래요. 잔차방이 방앗간이고 우린 참새랍니다.
| | 사곡 코렉스 자전거 백화점 한의영(50세)씨는? | | | 함께 일하는 김정진 씨가 빨리 낫기를 바라며... | | | |
| | ▲ 틈만 나면 인터넷을 살펴보며 자전거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아요. | | 경북 구미시 상모동, 토박이인 그는 이발사였던 아버지의 8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어요.
위로 형제들이 모두 대학공부를 했지만, 공부보다 다른 일을 하고 싶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용접공과 양복점에서 옷 짓는 일을 거쳐 이것저것 기술을 배우다가 자전거 일을 하게 되었답니다. 벌써 자전거를 만지고 고친 지 서른 해가 다 되었답니다. 앞으로 가게를 더 늘려서 인터넷 쇼핑몰과 함께 꾸려갈 꿈이 있어요.
요즘 시대에 맞춰 틈틈이 인터넷을 살펴보고, 자전거 흐름을 익히면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아요. 또 구미 금오바이크(http://home.freechal.com/kumohbike/) 회원이기도 하지요. 한의영 씨 밑에서 일을 배운 뒤, 따로 나가서 자전거 가게를 차린 사람도 여럿 있답니다.
지금도 가게에서 김정진 씨가 일을 배우고 있는데, 얼마 앞서 일 마치고 집에 가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지금 구미 순천향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있는데 그동안 많이 좋아졌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한의영 씨는 몇 해 동안 함께 일했던 사람이 크게 다쳐서 걱정이 많아요. 이 글을 빌려, 김정진 씨가 하루빨리 낫기를 바랍니다. / 손현희 | | |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다가, 이젠 자동차로 다닙니다. 시골마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정겹고 살가운 고향풍경과 문화재 나들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때때로 노래와 연주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노래하기도 한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