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양1동에서 연탄 3000장을 배달하는 봉사활동을 벌이는 강재섭 대표와 한나라당 의원들.오마이뉴스 강성관
이날 봉사활동은 김용갑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놓고 벌어진 당 윤리위원회와 의원들 간 갈등을 해소하고, 김 의원이 물의를 빚은 데 대한 사과를 위해 강 대표가 자청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광주 해방구'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김 의원이 불참한 것은 당의 행보를 곱게 보이지 않게 만든 요인이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이번 봉사활동은 '광주 해방구' 발언 뿐 아니고 수해골프 등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 사과하기 위한 것"이라며 "물의을 빚은 다른 의원도 오지 않았다, 대표인 내가 하는 봉사활동인데 누가 오고 오지 않은 것이 중요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집안이 시끄러우면 어머니가 자신의 종아리를 때려 질서를 잡는 것"이라며 "내 종아리도 때리고 다른 사람 종아리도 때리면 의미가 희석되니깐 내 종아리만 때리겠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대변인도 "김 의원의 동참 여부는 별개의 것으로 이해해 달라, 윤리운동의 더 많은 진전을 위해서 대표가 몸소 그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호남에 대한 진정성이 읽히도록 한 걸음 한 걸음 갈 것이다"고 말했다. 박세환 의원도 "못마땅한 행동도 있지만 호남에 대한 애정어린 노력에 대한 큰 흐름으로 봐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일부 주민들 "TV에 나오려고 하는 것"
그러나 의원들이 이처럼 해명했고 김용갑 의원이 "봉사활동의 진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불참 배경을 밝혔음에도 상황은 명쾌하지 않다. 애초부터 봉사활동 지역으로 '광주'를 선택한 것은 김 의원이 '광주 해방구' 발언이 물의를 빚었기 때문이다.
8일 광주지역 한 당원은 "호남을 챙기겠다면서 호남을 비하하는 의원들의 돌출행위가 잇따르고 있어 그 진정성이 끊임없이 의심을 받고 있다"며 "잘못을 사죄하겠다는 봉사활동에 당사자가 오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불만의 소리를 냈다.
이날 연탄 배달 봉사활동을 지켜본 일부 주민들도 "TV에 한번 나오려고 이런 일을 한다"고 언짢은 기분을 나타냈다.
김재석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색깔론 발언 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한나라당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지, 봉사활동으로 사과하겠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주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김용갑 의원을 출당시키는 수준의 징계가 아니다, 윤리위 등 당내 시스템을 작동해 정화해야 한다"며 "당사자도 빠진 봉사활동만으로는 진정성있는 사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도 비난하고 나섰다. 유은혜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봉사활동을 "반성과 사죄없는 한나라당의 주말 정치쇼"로 규정하고 "징계와 내부 반성으로 마무리해야 할 윤리적 일탈행위들을 종교적 참회 수준으로 끌어올려 가당치 않은 면죄부를 부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강재섭 대표 일행은 광주지역 봉사활동을 마치고, 10일에는 전북 정읍과 익산 등에서 닭 출하 작업을 돕는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