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하늘을 유유히 헤엄치는 가오리연최미화
높고 시원하게 연을 날리는 사람을 보면, 마치 재롱 부리는 애완견을 잘 길들이는 것 같아 부러움이 앞서고, 바람에 천방지축 날뛰는 내 연이 못나 보이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연날리기의 비법을 전수받아 고수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연날리기에 가장 적합한 풍속은 초속 5m정도라고 한다. 이 정도의 바람이 분다고 느껴지면 연을 들고 야외의 넓은 공간으로 나가보자.
잘 나는 연을 만드는 방법은 연체의 구조에 있다. 기본적으로 살이 제자리에 붙어 있어야 하고 곱사연으로 만들어야 한다. 곱사연이란, 연을 바닥에 놓았을 때, 방구멍 중앙 부분(4개의 살이 만나는 부분)의 높이(경상도 지방에서는 '고'라고 한다)가 지면에서 2-3cm정도 올라와 있는 연을 말한다. 다시 말해, 납작한 연은 잘 날지 못한다.
만일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 연을 날리기가 곤란할 때에는 고를 더 높여 굽은 정도가 더 큰 곱사연을 만들어야 한다. 곱사연은 납작연보다 연체에 닿는 바람이 적고 바람을 많이 흘려 보낼 수 있기 때문에 강한 바람에도 잘 날 수 있다. 강한 바람에 대처하는 또 한가지 방법으로는 머릿줄을 윗귀에 한 번 더 감아 머리살을 더 휘게 하는 것이 있다. 이 정도만 알아도 주인말을 안 듣고 바람에 휩쓸려 다니는 연 때문에 고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연을 날릴 때의 자세는 연과 날리는 사람의 앞가슴이 직선으로 맞보되 45°각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연실도 직선에 가깝도록 팽팽하게 되어야 날리는 사람이 연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가 있다.
얼레질(얼레를 이용하여 연을 조정하는 기술) 중에서 '튀김 준다'라는 말은 실을 감다가 얼레 손잡이를 옆구리에 탁 치면서 얼레의 머리 방향을 앞으로 내밀어 짧은 시간에 많은 줄을 풀어주는 것을 말한다. 연의 머리가 위로 향하고 있을 때 튀김을 주면 연의 머리가 좌, 우 또는 거꾸로 방향을 바꾸게 된다. 연을 급선회시킬 때나 기술을 부릴 때 사용한다. 튀김줄은 연이 똑바로 섰을 때는 소용없고 연이 좌측이나 우측으로 기울어져 있을 때 효과가 있다.
위로 서 있는 연을 높이 올리려고 할 때는 실을 감아 주면 되고, 위로 서 있는 연을 거꾸로 서게 하려면 연줄을 감다가 튀김을 주면 된다.
연실을 급히 감다가 튀김을 주거나 연이 거꾸로 향할 때 감으면 곤두박질 치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연싸움을 할 때 상대편의 연이 바람을 잘 타고 떠서 정지해 있을 때 될 수 있는 한 내 연실을 재빨리 풀어주면 상대편 연실 위에 자기의 연줄을 올려 걸 수 있다. 이때 실을 빨리 풀어주면 상대편의 연줄을 끊을 수 있게 된다. 상대편의 연이 머리를 돌려서 자기 쪽으로 물러갈 때 거는 것은 위쪽이나 아래쪽이나 마찬가지로 불리하다. 연이 서로 얽혀서 약 500m 이상 풀어주었다고 생각되면, 될 수 있는 한 연실이 땅에 닿지 않도록 조금씩 풀어서 조종한다.
주말에 뭐 했어? 나 연날리기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