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부터 금강철새 생태환경관리과 학예연구사 한성우 씨, 중간은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이진헌 교수, 아래는 철새축제 자원봉사자 김창섭 수의사.최종수
"모든 상황을 점검하며 원인을 밝혀나가는 과정에서 지구 전체적인 국제역학관계가 필요하다. 지금 밝혀진 것과 밝혀지지 않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언론이 밝혀지지 않은 사실을 과장해서 보도하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인 것 같다.
역학관계를 연구하는 것은 예방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이다. 병원성에 대한 연구, 감염되는 대상인 조류와 가금류와 인간에 대한 연구, 환경적인 원인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또 가금류와 인간 백신의 개발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여러 감염 경로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철새의 배설물이다. 그런데 철새의 터전인 습지와 갯벌이 없어지고 있다. 그 철새들의 보금자리를 빼앗아 인간이 살고 있다. 그러니 철새들이 인간과 가까이 살 수밖에 없고, 집단 사육 농장과 인간은 병원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이진헌: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
"철새축제 자원봉사자다. 익산지역 양계들이 저병원성으로 밝혀지고 있는데 언론이 마치 고병원성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 동아일보에서는 철새 배설물은 '날아다니는 폭탄'이라는 머리기사를 쓰기도 했다. 철새가 주범이 아니라 철새를 주범으로 몰아가는 오보를 일삼는 언론이 주범이다. 철새가 고병원성 감염자가 아니라는 것이 홍보되어 많은 사람들이 철새축제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김창섭: 수의사, 철새축제 자원봉사자)
"인간의 치아구조는 송곳니가 4개뿐이다. 채식동물이지 육식동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채식보다 육식을 많이 하는 식생활문화가 가금류 발병의 주된 원인이다. 육식을 많이 하게 되니까 양계장에서 밀식사육을 하게 된다. 밀식된 공간에서 면역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동남아에서도 닭과 오리 등 가금류 소비가 높아져 가금류를 밀수하거나 사고파는 과정에서 AI가 감염되고 확산이 되고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육식 중심의 식생활문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인간의 식생활 문화가 채식 중심으로 변화되지 않는 한 AI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최종수: 정의구현사제단)
철새는 AI의 여러 감염 경로 중 하나일 뿐인데도 AI 감염의 주범인 것처럼 몰아가는 언론의 횡포에 종지부를 찍은 뒤 심포지엄이 막을 내렸다.
산 위에 우뚝 솟아있는 조망대를 빠져나와 가창오리 대형 설치물이 있는 입구로 걸어갔다. 철새들에게 산 보다 더 높은 저 조망대는 얼마나 위협적일까. 가창오리 군무를 보기 위해 서둘러 차에 올랐다. 이슬비가 내리는 강을 따라 10여 분 달렸을까. 하늘에는 먹구름이 회오리바람처럼 춤을 추고 있었다. '가창오리 60만 마리의 군무'라고 철새 전문가 닐 무어스 씨가 귀띔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