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반도선진화재단 창립식장에 정치인들과 각계 인사들이 보내온 화환이 즐비하게 서 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2007년 대선, 자유주의 지식인의 역사적 책임은 중하다. 대한민국 외부의 그 어떤 불순세력의 압력도 선거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감시, 비판해야 한다. 미움이나 감성이 판치는 불순한 반지성주의적 시도도 발본색원해야 한다. 국민을 감성의 포로로 삼지 말아야 하며, (선거를) '국가 수준 높이기' 경쟁으로 계도하는 것은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이다. (김용직 '뉴라이트 싱크넷' 상임집행위원)"
2007년 대선을 앞둔 보수 지식인의 각오는 비장하다. 움직임도 많아졌고 빨라졌다. 싱크탱크도 여럿 생겨났다. 보수 지식인의 역할을 강조하는 선거용 문건도 나오고 있다.
대선 레이스에서 보수학자가 바통을 쥐고 진보학자보다 먼저 내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선진화론으로 이미 담론 형성도 끝냈다. 그에 비하면 진보 쪽 움직임은 미미한 수준이다.
보수지식인이 진보지식인보다 먼저 뛰기 시작한 것은 아무래도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진 민주정부 10년의 정치학습 탓이 커 보인다. 지난 10년간 정책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그들은 의제 형성에서 더 이상 진보에게 밀릴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때문에 이번 대선만큼은 보수 지식인들이 역사에 뒷짐지는 '지식인의 황혼화 현상'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경계하고 있다. 그래서 권력탈환에 필요한 여러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자는 자정운동도 나오고 있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만 바쁜 것은 아니었다.
[뉴라이트 싱크넷] 자유주의 이념으로 '보수와 진보' 경계 넘을 수 있나
@BRI@지난해 3월 창립한 뉴라이트 싱크넷은 신보수주의자들의 대표적 싱크탱크. 상임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교수들만 해도 15명이다. 정치학·사회학·경제학 연구자들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도표 참조).
뉴라이트 싱크넷의 핵심멤버는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운영위원장), 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섭외위원장)이다. 이밖에 제성호 중앙대 교수(뉴라이트전국연합 대변인), 조전혁 인천대 교수(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대표) 등이 포진해 있다.
분과별 위원회도 많다. 정치·외교안보·경제·법률 등 12개 분과를 두고 각계각층을 포괄하고 있다. 이들은 창립선언문을 통해 "낡은 보수와 극단적 진보를 극복할 새로운 이념과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 선진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운동이 뉴라이트"라며 "자유주의·실용주의·미래지향의 정신으로 뉴라이트운동의 이념적 지향을 정립하고 한국사회 선진화에 필요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를 초청해 한미관계, 북핵 6자회담과 전시작전통제권, 한미FTA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공유했다. 이 때문에 '코드만남'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주로 정치문제에 치중해 활동하는 뉴라이트 싱크넷은 지난 1년간 ▲노무현정부 평가 ▲북한인권 ▲남북관계 ▲한미FTA 등에 대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2007년 대선과 자유주의 지식인의 역할'에 대한 포럼을 열었다.
이 포럼에서 김용직 성신여대 교수(뉴라이트 싱크넷 상임집행위원)는 내년 대선에서 자유주의 지식인의 역할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눈물과 감성에 호소하는 선거 전략이 유효했듯 이번 선거에서도 젊은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감성 전략'이 중요한데, 지식인들이 안이한 대응이나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면 한국사회가 '반지성주의적 선택'을 반복하는 최악의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김용직 교수는 "한국 대선에서 검증되지 않은 진보 지식인들의 조악한 주장이 대중매체를 통해 급격히 유포되는 현상은 정치선택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며 "스스로 지식인이기를 포기하는 시민단체의 비지성적 활동이 내년에는 결코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2002년 월드컵 응원에서 나타난 젊은층의 열기가 부정의 힘으로 악용되는 사태로 '미선·효순 촛불시위'나 '탄핵사태'를 꼽으며 이는 국가발전의 생산적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선진화국민회의] 계획은 거창했으나 시작은 미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