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 인턴보좌관 예산 논란으로 본회의 못열어

시민단체 본회의장 출입 저지... 의원·보좌관 막말 빈축

등록 2006.12.14 20:39수정 2006.12.14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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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유급 인턴보좌관제 실시 관련 예산 통과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본회장 출입 봉쇄로 8일에 이어 14일 광주시의회는 본회의를 열지 못했다.

유급 인턴보좌관제 실시 관련 예산 통과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본회장 출입 봉쇄로 8일에 이어 14일 광주시의회는 본회의를 열지 못했다. ⓒ 광주드림 김태성


지난 8일에 이어 14일 광주광역시의회 본회의가 또 다시 열리지 못했다. 유급 인턴보좌관제 실시를 위한 예산 철회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반발 때문이다.

이날 광주시의회는 오후 2시 본회를 열고 유급 인턴보좌관제 관련 예산 1억7000여만원을 포함한 2조3200억여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광주경실련, 광주YMCA,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관계자 등 20여명이 유급 인턴보좌관제 철회를 요구하며 본회장 출입을 저지하고 나서 회의 자체를 열지못했다.

2시간여 동안 대치 상태가 끝난 것은 오후 4시경. 강박원 광주시의회 의장과 의원들은 오후 4시경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간담회를 열고 오늘(14일) 본회의를 유예하기로 했다"면서 "15일 0시 이후 언제든지 본회의를 열 수 있는 만큼 2007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9일)내에는 철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의회, 본회의 못열어... 8일 이어 두번째

a 일부 시의원들과 보좌관들이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 시의원들과 보좌관들이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 광주드림 김태성

기자회견에서 시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의원일동은 일부 시민단체의 행위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면서 "이는 이미 지난 8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도 있었던 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단체와 토론 시간도 갖었는데 오늘도 예산안 의결을 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러한 시민단체의 행동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초법률적인 행위로 더이상 방관할 수 없다"며 "결과적으로 시민의 위해서는 아무런 득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박원 의장은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밀어붙이는 이유가 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결위에서 관련 예산 증액을 요구할 때 부시장이 동의한 바 있다"면서 "인턴보좌관제 관련 예산안 처리에 연연하고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진선기 운영위원장은 "일부 시민단체의 몇 사람이 반대한다고 해서 하고 안하고 할 것이 아니다"며 "협상을 해서 본회의장을 들어가고 안들어가고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절대 협상할 수도 논의 자체도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유급 인턴보좌관제와 관련 시민단체와 어떤 협의도 하지 않고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중으로 읽힌다.

이날 본회의도 무산됨에 따라 시민단체 회원들은 일단 출입구 점거를 풀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시의회가 전향적인 입장 선회를 하지 않는 한 본회의를 또 다시 저지할 태세다.


시민단체 회원들이 본회장 출입구 봉쇄를 뚫고 본회장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앞서 일부 시의원들이 심한 몸싸움을 하면서 4층 본회의장 앞이 일순간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또 의원들이 개인적으로 고용한 일부 보좌관과 시의원들은 시민단체 회원들과 언쟁을 벌이며 막말을 해 빈축을 샀다.

시의회 사무처 관계자가 시민단체 회원들에게 "의사 일정을 진행하지 못하게 하면 안된다"고 설득하고 있는 가운데, 한 의원이 보좌관은 "전두환 시절에도 의회 회의를 못하게 막지는 않았다"며 출입구 봉쇄를 풀라고 요구했다.

의원 보좌관 "관제데모하고 있다" 막말... "자질부터 갖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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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강성관

특히 이 보좌관은 "시민단체들도 광주시로부터 지원받은 돈이 얼마인데"라며 "관제데모하고 있어, 돈 냄새 맡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시민단체 관계자는 "우리는 시로부터 지원금을 받지 않고 있다"며 "지원받고 있는 단체에게 그런 말을 하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보좌관들도 "전체 시민들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면서 출입구를 막고 있느냐"는 취지의 언쟁을 벌였다.

이후 유재신, 조호권, 서인봉, 이명자, 송재선, 김동식, 손재홍 의원 등 의원들과 보좌관들이 본회의장으로 들어가려 하자 이를 제지하는 시민단체 회원 사이에 격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절차적 타당성 무시한 인턴보좌관제 철회하라' '풀뿌리 지방자치 잡초 가득 시의회' 등이 적힌 홍보판이 부서지고 했다.

이 과정에서 의원들은 "시민단체들이 내년도 예산 처리를 방해하면 되겠느냐"며 "본회의를 막을 이유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유재신 의원은 7여분 동안 몸싸움을 하고 되돌아가면서 "집행부와 시민단체가 이렇게 잘 맞은 적이 있었냐"면서 "시민단체냐 관변단체냐, 관제데모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회원들은 "막말을 하지 말라"고 항의했다. 이와 관련 유재신 의원은 '관제데모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시 해석하기가 그렇다, 말 자체로 생각해달라"고 답을 피했다.

@BRI@ 이날 본회의장 봉쇄에 대해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시의회에 대한 불가피한 시민단체들의 항의와 촉구 표시였다"며 "시민들 대다수는 유급 인턴보좌관제 신설에 대해 찬성하지 않고 있다, 시민적 협의와 합의 과정이 필요함을 누차에 거쳐 역설해 왔던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본회의장 앞 항의표시는 다수 시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강행하려한 광주시의회를 향한 '시민의 목소리에 귀 막지 말라'고 한 호소였다"며 "이를 정치적으로 왜곡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지난 4일 회의를 열고, 내년부터 유급 인턴보좌관제를 도입하기 위해 '행정사무감사 보조비' 명목의 예산 1억7040여만원을 예산안에 반영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시의회는 이 예산으로 의장을 제외한 의원 18명이 각각 인턴보좌관 1명씩을 고용할 계획이다. 1억7040여만원의 예산은, 보좌관 1인당 월급 90만원과 국민건강보험료 등 4대보험 가입에 따른 것이다.

한편 전남도의회도 유급 인턴보좌관제 실시를 위한 예산 계상을 추진할 예정이었으나, 13일 계획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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