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19일 중국 댜오위타이에서 2단계 제4차 6자회담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성연재
18일부터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가 시작된다. 그러나 한국 6자회담 대표단은 16일 베이징에 간다. 18일 본 회담 시작전에 참가국 사이에 다양한 형태의 사전 접촉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6자 회담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 1년 넘는 극한 대립 끝에 열린다.
@BRI@지난해 9월 19일 4차 6자회담에서 공동성명이 나왔다. 북한은 핵을 폐기하고 NPT(핵무기비확산조약)와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보장 감독에 복귀하며,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이루기로 했다.
이것으로 북핵 문제는 끝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위폐 문제를 들어 금융제재를 실시하면서 상황은 뒤바뀌었다. 지난해 11월 9~11일 9·19 공동 성명 이행을 위한 5차 1단계 6자회담을 끝으로 1년 넘게 공전됐다.
북한은 올 10월 핵실험을 했고 곧바로 유엔은 대북 제재 결의를 했다. 남아있는 것은 사실상 전쟁밖에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 다시 반전을 이뤄 이번 6자회담이 열리는 것이다.
6자회담이 다시 열린 것은 반갑지만, 우리로서는 북·미·중이 6자회담의 주역으로 나선데 비해 한국은 들러리로 전락한 면이 있다는 것이 씁쓸하다.
워낙 깊은 북·미 불신... 비관론 많아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6자회담 결과에 대해 대단히 신중하거나 비관적이다. 지난 1993년 북핵 위기부터 10년 넘게 진행된 북핵 위기 과정에서 북·미 양쪽의 대립과 불신은 갈수록 깊어져 몇장의 성명서를 낸다고 해서 해소되기 힘들다고 보기 때문이다.
북·미는 지난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했고, 지난해 9·19 공동성명을 냈지만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다시 충돌하는 과정을 되풀이 했다.
단적인 예로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 외교목표 100% 달성'이라고 칭찬했던 9·19 공동성명을 보자. 9·19 공동성명에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모든 내용이 들어있다.
그런데 미국은 지난해 9월 20일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을 북한이 제조한 위폐를 세탁해 준 은행으로 지목했다. 사실 북한의 위폐 제조 문제는 1980년대 중반부터 언급됐던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위폐 문제를 제기했을 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9·19 공동성명 뒤 먼저 경수로 제공 확약을 요구하자 이에 대해 맞불을 놓기 위한 협상 전략 정도로 봤다. 위폐 문제가 9·19 공동성명 자체를 거의 무효화시킬 것이라고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더구나 지금은 북한이 핵보유국이 된 상황이다. 북한은 한반도 전체의 비핵지대화와 6자 회담의 핵군축 회담화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 미 행정부의 방침이다. 북한이 쉽사리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6자회담은 '시간끌기' 양상으로 발전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숫자는 계속 늘어 더 위험한 상황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도 15일 "사전 협의가 거의 되지 않은상태에서 이번 6자회담이 열리기 때문에 제반 여건이 상당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6자 회담 성과 있을 것" 예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