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엔 우리가 뜬다" 분위기 마술사 파티플래너

"가장 화려한 순간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해요"

등록 2006.12.19 11:41수정 2006.12.1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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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파티플래너 노혜영씨(좌) 전소영씨(우)

파티플래너 노혜영씨(좌) 전소영씨(우) ⓒ 우먼타임스

[권미선 기자]연말이 되면서 부쩍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파티를 만드는 '파티플래너'들이다. 노는 게 일이 아니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그들은 자신의 직업을 이렇게 설명한다. "가장 화려한 순간을 만들기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파티 기획과 스타일링을 전문으로 하는 '테리앤가드너'를 운영하는 전소영(33)실장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 일상을 보낸다. 새벽에는 꽃시장에 다녀오고, 낮에는 파티 분위기로 홀을 꾸미고, 밤에는 파티 현장을 뛰어다닌다. 그는 매스컴에서 묘사되는 파티플래너의 모습과 실제 현실은 매우 다르다며 손사래를 친다.

"TV에 나오는 파티플래너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스태프들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하고, 파티에 참석한 손님들과 웃고 즐기는 모습이죠. 하지만 현실 속의 파티플래너는 고객이 편하고 즐겁게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눈에 띄지 않게 바쁘게 뛰어다니는 스태프의 역할을 더 많이 한다고 할 수 있지요."

그가 주로 하는 일은 텅 빈 공간을 그날의 파티 주제에 맞게 꾸미는 데커레이션 작업과 음식을 정하고 보기 좋게 세팅하는 푸드스타일링이다. 예전에는 파티를 즐기는 사람이 적고 익숙하지 않아 파티플래너가 만든 분위기가 사람들을 이끌고 갔다면 이젠 파티를 즐기는 사람이 분위기를 만들고 플래너들이 이들의 눈높이를 맞춰주는 시대가 됐다.

전 실장은 "파티플래너에게는 다양하게 파티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의 흥미를 채워주고 자극을 줄 수 있는 수준 높은 아이디어가 필요해요. 유행을 발 빠르게 따라가고 기획력을 갖추는 등 파티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하지요."

파티플래너는 멋만 부리는 사람?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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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프리랜서 파티플래너 노혜영(26)씨는 파티플래너 세계에서는 젊은 편에 속한다. 대학생 시절인 23살 때부터 일을 시작해 경력으로 치자면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는 이공계를 전공한 공학도였지만 파티의 세계에 흠뻑 빠져 현재는 호텔관광경영대학원에서 '식공간연출'을 공부하고 있다.


"잘 놀고 멋을 부릴 줄 아는 사람이 파티플래너가 된다는 것은 오해예요. 지적인 감각이 있어야지요. 때로는 파티 분위기가 썰렁하지 않도록 먼저 나가서 춤추고 웃고 박수를 치는 등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까지 해야 해요."

파티플래너의 보수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15인 기준의 파티를 치르는 데 음식과 스타일링 비용까지 합치면 1백만원선. 인건비 건지기도 빠듯할 때가 대부분이다. 기업에서 여는 대규모 파티는 몇몇 이벤트 업체에서 독점하기 때문에 소규모 업체나 프리랜서들로서는 큰돈을 만지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파티플래너가 ‘매력 있는 일’이라는 점만은 이구동성으로 동의한다.


@BRI@노씨는 "손수 만들어 놓은 멋진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한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이자 성취감"이라고 말한다. 전 실장도 "내가 만든 스타일에 사람들이 감탄하고 행복해할 때 최고의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한다.

파티플래너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건네는 이들의 조언은 현장에서 부딪쳐본 경험에서 우러나와 확실히 다르다. 전 실장은 "파티플래너는 이론에 치중하는 분야가 아니므로 파티 회사나 기획사 등에서 밑바닥부터 배우고 경험하는 것이 가장 좋은 공부가 된다"고 조언한다.

노씨는 "한 가지만 잘하는 것이 아닌 멀티플레이어의 감각이 요구된다"면서 "특히 어떤 상황에서든 발 빠르게 대처하는 순발력 있는 자세가 파티플래너의 첫 번째 자질"이라고 강조했다.

명품 드레스, 빌려 입는다

파티가 많은 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명품 렌털족이 크게 늘고 있다. 평소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명품 아이템을 부담 없는 가격으로 빌려, 연말 파티에서 분위기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 홍대 일대에 생겨나고 있는 명품 렌털 업체에서는 3만~5만원으로 드레스는 물론, 가방, 구두까지 대여해주고 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여러 영역에 렌털문화가 확대되면서 명품 대여를 원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스메이커, 피폭스, 페니레인 등이 대표적인 명품 의류 렌털 업체다.

국내 최초로 명품 렌털 점포를 오픈한 에이스메이커(www, acemaker.com) 매장에는 최근 하루 30명 이상의 고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이 매장은 명품 의류 전문점으로 1백만원에서 4백만원대에 이르는 고가 의류를 3만원대에 대여해준다. 30개 명품 브랜드와 7백여가지의 의류를 구비하고 있다.

고급 핸드백, 구두, 액세서리 등을 전문적으로 빌려주는 온라인 명품 렌털 업체 피폭스(ww w.pfox.co.kr)는 샤넬, 루이 비통 등 1백80여개 명품 브랜드를 대여해주고 있다.

드레스·파티복 전문 대여점 페니레인은 각종 명품 파티복 외에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지미추, 마놀로 블라닉 등 스타들이 열광하는 브랜드를 대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온라인으로도 파티복을 렌털할 수 있다. 온파티닷컴(www.onparty. com)은 자체 제작한 드레스와 수입 브랜드 원피스 등 약 2백여벌을 갖추고 있다. 대여 기간은 2박 3일이며 선택 아이템에 따라 4만~30만원의 대여료를 지불해야 한다. 바이원(www. by1.co.kr)은 명품 원피스를 빌릴 수 있는 온라인 파티복 대여 사이트로 미우미우,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의 명품 드레스를 6만~8만원에 빌릴 수 있다. / 이재은 기자
연말모임, 파티는 어떨까
소규모 파티장도 대여 가능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만드는 뷔페음식, 스와래 =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소규모 파티를 열 수 있으며 업체에서 직접 요리한 스탠딩 뷔페가 제공되는 장점이 있다. 20~30명 소규모의 인원이 생일, 연말모임 등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이용료는 일인당 2만~3만원이며 대관료는 시간당 20만원이다. 문의 02-514-3359

▲원하는 대로 맞춤식 파티 하우스 , 라페스타 = 멋진 테라스에서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으며 1층과 2층에서는 퍼포먼스가 가미된 파티를 즐길 수 있다. 집 전체를 빌릴 수도 있고 파티 성격에 맞게 한 공간만 빌릴 수도 있다. 대관료는 주중 80만원, 주말은 1백만원이다. 핑거푸드 포함 시 1인당 2만원의 별도 금액이 추가된다. 문의 02-540-7006

▲여자들끼리 아기자기한 파티, 화신풍 = 전문 파티플래너와 원하는 파티 규모와 메뉴를 상의할 수 있다. 인원은 10~ 50명까지 가능하며, 규모는 칵테일파티, 디너파티 두 종류로 나뉜다. 칵테일파티의 경우 1인 기준 3만원, 디너파티는 1인 기준 5만원이다. 문의 02-501-5557 /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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