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화두는 '한천작우(旱天作雨)'"

이명박 전 시장 송년 기자간담회... "총체적 국가 위기가 지지율 높여"

등록 2006.12.25 16:19수정 2006.12.25 22:44
0
원고료로 응원
a 신년의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선정한 '한천작우(旱天作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맹자 양혜왕편에 나오는 말로 '7~8월 한여름에 심히 가물면 싹은 말라버리고 만다. 그러면 하늘은 자연히 구름을 지어 비를 내리고, 이에 싹은 또다시 힘차게 살아난다'는 구절이다.

신년의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선정한 '한천작우(旱天作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맹자 양혜왕편에 나오는 말로 '7~8월 한여름에 심히 가물면 싹은 말라버리고 만다. 그러면 하늘은 자연히 구름을 지어 비를 내리고, 이에 싹은 또다시 힘차게 살아난다'는 구절이다. ⓒ 연합뉴스 도광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신년을 맞이하는 사자성어로 '한천작우'(旱天作雨)를 내놨다.

이 전 시장은 25일 오전 서울 견지동 안국포럼 사무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교수신문>이 2006년 한 해를 정리하면서 내놓은 '밀운불우'(密雲不雨, 짙은 구름이 가득 끼었으나 비가 내리지 않는다)를 "잘 표현했다"고 말한 뒤, "2007년을 앞두고, 희망적인 사자성어를 하나 소개한다"면서, 자신이 직접 '한천작우'(旱天作雨)라고 쓰고, 사인한 종이를 기자들에게 돌렸다.

이 시장은 "한천작우는 <맹자>(양혜왕 편)에 나오는 말로 7, 8월에 가물어 비가 오지 않아 입이 타고 싹이 나오지 못하는데, 백성들의 간절한 뜻에 따라 비가 내려서 다시 뿌리가 내리고 꽃이 핀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라면서 "나라가 도탄에 빠지면 백성의 뜻에 따라 하늘이 길을 열어준다는 게 원문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밀운불우와 한천작우가 잘 연결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실은 '도탄의 상황'이고, 이 시장 자신은 백성의 뜻에 따라 '(도탄을 해결하는)비'가 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메리 크리스마스! 여러분, 오늘 교회 안 갔어요?"라고 인사말을 한 이 전 시장은 간담회 내내 밝은 모습이었다.

"정운찬의 파괴력?"... "효율과 실천에서 차이"

"(열린우리당에서 대선출마를 유도하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경제전문가로 꼽힌다. 그의 파괴력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이 전 시장은 "본인이 출마한다고 이야기를 안 했기 때문에 지금 언급하기는 빠르다"면서도 "훌륭한 정책은 누구나 만들 수 있고, 누구나 방법은 아는 것 같은데, 어떻게 효율적으로 계획대로 실천할 수 있느냐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연착륙과 경착륙 중 어느 쪽으로 유도하겠느냐"는 질문에도 "이론은 직접 적용해 보면 실수가 나올 수 있지만, 실물경제를 해본 사람은 실수가 적다"고 말했다. CEO 출신인 자신이, 이론가들보다 실물경제에서 우위에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과 고건 전 총리의 갈등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두 분 사이의 일이지만, 국민들이 불안해 할 것"이라 말했고, 대선 출마선언은 "민생이 힘든 시기에 일찍 발표하는 게 부끄러울 것 같다"면서 "한둥만둥 천천히, 조용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이 자신을 겨냥하고 있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나는 네거티브 당할 게 없는 사람"이라면서 "그런 게 있으면 시장선거때 이미 나왔을 것이고, 그런 게 없으니 '황제테니스' 같은 게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상당한 차이로 1등을 유지하는 배경에 대해서는 "경제도 안보도, 사회 기초질서도 위기인 상황에서, 저 사람은 일하는 사람, 약속을 지키는 사람으로 봐 주시는 것 같다"면서 "실망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잘 분비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다음은 이 전 시장과의 일문일답.

a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5일 오전 서울 견지동의 개인 사무실인 안국포럼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현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5일 오전 서울 견지동의 개인 사무실인 안국포럼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현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도광환


- 군 복무기한 단축에 대한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
"정식 발표는 없는 것 같다. 나도 아이를 군대에 보내봤지만 군대 보낸 아이를 가진 부모 입장에서야 기간 단축하면 좋다. 아직 엄격하게 현재 국방력이 어떻게 되는지 숫자적으로 계산해서 나오지 않았는데,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다만 남북간 핵문제 때문에 더 긴장된 상황에서 혹시 정치적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면 국민들이 보기에 걱정스럽지 않겠는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다. 신중하고 철저하게 검토가 되어야 한다."

- 노무현 대통령과 고건 총리간에 여러 가지 갈등이 있는데, 시장님에게 그게 유리할 것 같나?
"나한테 유불리라고 생각할 필요 없다고 본다. 두 분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참여정부 처음 시작한 초대 총리와 대통령간의 설전을 보면 신뢰감이 떨어지고 국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나 그런 걱정이 된다."

- 신년 계획은.
"신년 이야기는 신년 들어서서 하려고 한다. 아직 1년이 남은 데다 전국을 다니며 만나보면 국민들이 정치적 관심보다는 내년이 더 어려워진다는 데 대한 불안, 위기감을 느끼는 것 같다. 자영업·중소기업하시는 분들 모두 다 불안해 한다. 가능하면 당분간은 금년같이 정책을 가지고 직접 확인하면서 가려고 한다."

- 지금 아파트 반값에 대한 논의가 많다. 현대건설 회장까지 하셨는데…
"반값이라는 개념은 토지를 뺀 주택가인데, 그것도 하나의 방도라고 본다. 수요에 맞게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남지만, 공급 물량의 제한이 있더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주택가격을 좀 낮춰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좋다고 본다. 이러한 것이 전체 주택가격 상승을 견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주택 없는 젊은 신혼부부나 평생 한 번도 집을 가져보지 못한 사람들이 현재 시세로는 자기 집을 살 수 없다. 지금 시세로는 20년을 가도 집을 못 갖기 때문에 이것은 국가가 해야 할 일이다. 집을 한 번도 가져보지 않은 사람에 대해 적정한 가격으로 주택을 공급할 책임을 정부가 지고 거기에 맞는 정책을 써야 한다. 정부는 한 번도 집을 가져보지 않은 새로 출발하는 젊은 사람들, 이런 사람들에게 적정 수준으로 주택을 공급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 네거티브 캠페인 어떻게 보나
"네거티브 없는 것으로 확인된 거 아닌가. 내가 CEO 출신이기 때문에 막연히 문제가 있을 것이다 하는 것이지, 내가 살아오면서 어떤 곳에서도 비도덕적인 일로 지적받아 본 적 없다. 그렇게 살아오지도 않았다. 근본적으로 네거티브 할 만한 것이 없다. 있었으면 서울시장 때 이미 나왔을 거다. 나올 게 없으니까 황제테니스 이야기가 나오고, 박정희 대통령 닮았다 흉내 냈다 하는데 나는 안경 낄 권한도 없는지…."

- 정책 대결 하실 것이라고 했는데, 정운찬 전 총장도 경제전문가다. 파괴력 어떻게 보나. 개인적 안면이 있나.
"나하고 친한 관계인데 , 본인이 출마한다고 안 했다는데 지금 언급하기는 조금 빠르다. 정책은 누구나 다 만들 수 있다고 본다. 훌륭한 정책은 누구나 만들 수 있고 누구나 방법은 아는 것 같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할 수 있느냐, 거기에 대한 차이 같다.

내가 볼 때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는 비슷할 것 같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과연 계획대로 실천할 수 있는가… 그 점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나도 정책 만드는데 실물경제, 이론경제 전문가들 대학교수들 만나 토론하면서 정책을 만든다. 차이가 있다면 그런 점에서 차이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 여론조사 지지율 차이를 무엇이라고 보나.
"그건 한 번도 대답해 존 적 없는데 언론에서 걱정을 많이 해주시더라. 그 점은 제가 볼 때, 국민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경제나 안보 등 국민이 총체적 위기감을 느끼니까 거기에 따른 기대로 인해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어젯밤에도 행사 다니다가 한 2시간 많은 사람에 둘러싸여 이야기 했는데 젊은 사람, 어머니, 아버지, 직장인 다 있지만 한결같이 제게 기대감을 보이는 걸 보면서, 정말 굉장히 책임감이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망을 주지 않도록, 겸허히 많은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결국 국가 위기감에 따른 절실한 그런 상황이 현재의 지지로 나오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 여론조사 때마다 1위, 경쟁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배 이상 차이가 나오고 있는데 얼마나 갈 것으로 보고 있나? 계속 상승, 더 낮아질 거라고 보는지?
"조금 전에 이야기했듯 내가 스타 기질을 가진 것도 아니고, 나는 어쩌면 일생 동안 국민들에게 저 사람은 일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약속을 하면 꼭 지킨다 하는 인식을 주고 싶다. 그런 점에서 신뢰를 보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1등 나왔다고 좋아하고 좀 떨어졌다고 거기에 대한 일희일비할 그런 입장이 아니다."

- 부동산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준비한 대책이 있나.
"사실 부동산 정책이야 내가 총괄적으로 아는 편 아니겠나? 부동산 정책은 단순히 하나만 해결하면 되는 게 아니고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만 해결될 수 있다. 자세히 이야기하면 완전 선거 공약이 돼 버리고…. 아무튼 이런 식으로 가면 안 된다.

지방에 가 보니까 지방에서 자기 토지를 정부에서 보상받고 제일 먼저 한 게 강남에 아파트를 샀다고 한다. 직접 와서 한 것도 아니고 복덕방에 시켜서 무조건 나오는 거 한 채 사달라고 했다는데, 전세 들어올 사람 안고 들어오니까 돈도 얼마 안 들고 벌써 올랐다고 한다. 이런 정책은 안 된다. 근본적으로.

그러니까 유동자금이 500조 되고 하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다 빼더라도 직접적으로 관련된 정책만 몇 가지 바꾸어도 이렇게는 안 된다. 구체적으로 내놓지는 않겠지만, 부동산 가격을 잡아야겠다고 하는데 대한 생각은 제가 상당히 강하게 갖고 있다. 아파트 한 채 값이 (1인당 국민소득이 훨씬 높은) 뉴욕이나 동경보다 비싸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 그럼 부동산 경기 경착륙으로 유도하는 건가. 연착륙으로 하는 건가.
"내가 실물경제 잘 알지 않나. 기존의 부자를 망하게 하는 게 아니라 가장 바람직한 것은 어려운 사람이 잘 살게 되고 잘 사는 사람은 더 잘 살게 하는 것이지 잘 사는 사람 망하게 하는 것은 정책도 아니다. 국민은 전부 잘 사는 나라, 국가는 안전한 나라. 내 생각은 그거다.

국가 안보상으로도 강하고 사회 기초질서도 지켜져야 하고 이런 의미 포함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착륙으로 망하게 하는 게 목표가 아니다. 그런 것은 실물경제를 해서 더 잘 안다. 이론은 직접 적용해 보면 실수가 나올 수 있지만, 실물경제를 해 본 사람은 실수가 적다. 그게 차이가 있는 거다."

- 공식출마 선언은 언제쯤 어떤 식으로 하나
"형식이야 이런 식으로 하지 않겠나. 내가 국민들 실정을 너무 알면 출마하겠다고 일치감치 발표하는 게 부끄럽다. 여의도 중심으로 있다보면 정말 모를 수 있는데, 정말 이 민생에 내려가면 아마 내년에 내려가면 지금보다 더 어려워진다. 그러니까 우리가 정말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고, 걱정이 많다. 그러니까 이런 상황에서 내가 1년 남겨놓고 출마선언하는 것이 분위기에 좀 안 맞는 것 같다. 천천히 하겠다. 한둥만둥 조용히 하겠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2. 2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3. 3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4. 4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5. 5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