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노는 것을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녀석들. 제가 아플 때 제 옆에 와서 작은 목소리로 "아빠 못 놀아? 아빠 많이 아퍼?"할 때 왜 그리도 마음이 짠 한지-_- 미세한 통증이 계속 있기는 하지만, 무리만 하지 않으면 견딜 만 하기에 매일 매일 녀석들과 신~나게 놀고 있습니다.^^장희용
사무실에서 2007년 책상 달력을 나눠 줬습니다. 2006년 달력과 2007년 달력을 번갈아 보며 새삼 지나쳐 온 시간 속에서 나를 뒤돌아봅니다. 좋은 기억도 있지만, 올해는 좀 안 좋은 한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좋은 기억은 연로하신 부모님이 늘 아프시면서도 큰 병환 없이 한 해를 보내신 것과 역시 아이들이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커 준 것입니다. 또 요즘 세상 빚 안지고 살면 그게 잘 사는 거라는데, 빚 안지고 얼마 전에 5년 동안 매달 조금씩 부은 적금을 탄 것, 그리고 부모님께 김치냉장고를 사 드린 것이 좋은 기억으로 떠오릅니다.
안 좋은 기억으로는 제가 아파서 아내가 고생을 많이 한 기억입니다. 목 디스크를 앓고 있는데, 올해 1월과 3월, 5월경에 밤잠도 못 잘 정도로 지독한 통증에 시달렸습니다. 아내가 맘고생, 몸 고생 많이 했습니다. 제가 통증 때문에 아이를 안는 것조차 못 할 정도였으니, 집 안 일이며 두 아이 돌보는 것이며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아내 혼자서 해야 했습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런 아내를 옆에서 보면서 미안하단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극심한 통증 사라진 후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다
@BRI@그 때 제가 아내에게 약속 한 가지를 했지요. 아픈 거 좀 나으면 그동안 못 도와준 거 다 도와주겠다고. 서울 큰 병원에 가서 약을 지어 먹고, 계속 운동과 물리치료를 병행하면서 다행히 극심한 통증은 사라졌습니다. 통증이 조금 나아지고 난 후, 아내는 또 아플까봐 하지 말라 했지만 전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뭘 어떻게 어디서부터 도와줘야 할지 몰라서 그냥 그 때 그 때 생각나는 대로 아내를 도와줬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내가 아침밥을 준비하는 동안 이부자리 개고 저녁에는 이부자리 펴고, 베개 같은 것도 정리하고, 밥 먹으면 빈 그릇 싱크대에 갖다 놓고, 퇴근하거나 외출하고 돌아왔을 때 옷이나 양말 아무데나 놓지 않고 제자리에 걸어 놓고, 목욕하고 나면 속옷이나 수건 베란다 빨래함에 갖다 넣었습니다.
물건 쓰고 난 후 제자리에 갖다 놓고, 아이들이 놀다 어질러 놓은 장난감 등을 애들과 함께 아내보다 먼저 정리하고, 아내가 피곤하다 싶으면 가끔씩 저녁 설거지를 내가 하고, 화장실에 화장지 떨어지면 화장지 갈아 끼우고... 아내가 청소할 때 최소한 청소기라도 돌려주고.
특히 주말이면 아침밥과 점심, 그리고 설거지는 가급적이면 제가 했습니다. 최소한 주말에라도 아내가 늦잠을 잘 수 있게 일찍 일어난 아이들을 데리고 작은 방에 가서 놀아주고 밥도 챙겨 먹였습니다.
뭐, 솔직히 그동안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인데 못했던 것을 한 것에 불과하고 아주 사소한 일들이라 도와줬다고 말하기에도 민망합니다.
남편의 작은 배려에도 사랑을 느끼는 아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