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운동의 본류를 자임하고 있는 자유주의연대는 지난 2004년 11월 23일 출범했다. 사진 가운데 한기홍 대표와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의 모습이 보인다.오마이뉴스 권우성
- 그렇다면 <시대정신>이 전파하려는 '시대정신'의 핵심은 무엇인가.
"처음에 내걸었던 모토는 과거 구진보의 맑스레닌이즘에 대한 비판과 극복, 세계화시대에 맞지 않는 우리 사회의 후진 민족주의 극복, 북한체제의 끔직한 반인권상황 개선이라는 3대 목표였다. 그런데 뉴라이트재단이 설립되면서는 세계화나 북한 인권 개선 지지하지만 대한민국의 선진국화를 가로막는 것이 '낡은 진보'라고 보기 때문에 그것을 비판하고 극복하며 선진국으로 가려는 노선이 현재의 핵심 기조이다."
- '낡은 진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뉴레프트는 낡은 진보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보나.
"그에 대한 판단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아직 뚜렷하게 뉴레프트를 표방한 집단이 없고, 열린정책포럼 같은 데서 뉴레프트를 표방하지만 제 기대치에 비해서는 미흡하다. 열린정책포럼의 얘기를 들어보면 특별히 새로운 콘텐츠를 찾기는 어렵고 영국의 '제3의 길'과 비슷한 느낌도 받는다. 따라서 아직 뉴레프트는 정치·사회·이념적으로 등장하지 않았다고 본다.
그러나 뉴라이트도 용어 자체가 만들어진 것이 2년에 불과하다. 아직 사상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적으로 각광을 받고 세간의 지나친 과평가를 받아 커버린 것처럼 돼 버렸는데 뉴라이트는 현재 내부적으로 자기성장과 성찰을 해야 한다. "
- 2002년 대선 때에도 <시대정신>(격월간)이라는 매체는 있었다. 물론 그 당시는 뉴라이트가 나오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당시는 북한민주화에 주력했고 정치에 적극적 개입하지 않았다. 요즘 뉴라이트의 세력화는 좁아진 진보개혁의 입지나 공간의 틈새를 공격적으로 파고든 것 아닌가.
"사실 그런 측면이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정치적 이해관계가 생기기 때문에 그것(정치적 발언과 개입)을 지향하는 분들이 분명히 뉴라이트와 보수 쪽에 있다. 그러나 현재의 시대정신은 과거와 달라졌다. 알다시피 우리 사회의 지형이 변했고 <시대정신>은 뉴라이트재단의 기관지가 되면서 정치적 발언과 개입이 강해진 면이 있다.
그렇지만 김영환씨나 나는 정치권과 거리를 두려 한다. 사실 북한 인권문제도 지나치게 정치화되어 있다. 그래서 북민넷은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경계하는 입장이다. 지난 2002년 대선 때도 우리는 정치운동보다는 세계화와 민주주의 흐름에 맞는 사람들의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사회·이념운동에 주력하면서 포커스를 북한 인권에 두고 대한민국 현실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는 결과적으로 그런 요소와 떼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뉴라이트도 정치·사회운동 분리해야"
- 그렇다면 정치·사회운동으로 분화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신지호 대표도 언론 인터뷰에서 뉴라이트에서 정치·사회운동을 분리해야 한다고 얘기했지만, 나도 조만간에 분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가 무슨 말을 해도 사람들은 정파·정치투쟁 중심으로 인식한다. 언론이 처음 '뉴라이트'라고 이름 붙였지만 그것이 처음 표방했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사회운동을 하고 이론적으로 전파할 사람은 남고 현실정치에 가담할 사람은 떠나는 식으로 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옛날 재야 민주화운동 세력에서도 김근태·이부영·장기표 재야 3인방이 정치권과 재야운동으로 분화했듯이 뉴라이트도 그렇게 분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 교과서포럼 사태도 그와 연관이 있다고 본다. 학문적 차원에서는 그때 김세중 교수가 발표한 것에 100% 동의하지 않지만, 학문적으로는 어떤 주장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렇게 주장할 요소와 교과서에 담길 요소 그리고 현실정치 요소는 다른 것인데 그것이 뒤죽박죽 되다보니까 지나쳐 싸움이 난 것이다. 뉴라이트도 학문이론적 요소와 사회운동 요소, 정치적 요소가 분화될 필요가 있다. 물론 나는 현실정치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니만큼 개인적으로도 분화되는 것이 좋다."
- 북민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 북한인권정보센터,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자유북한방송, 피랍탈북인권연대, 라디오자유아시아(RFA), 데일리NK(북한전문인터넷신문) 등의 사이트가 걸려 있는데 어떤 관계인가?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이름 자체가 네트워크일 뿐 하나의 개별 단체이다. 친밀한 유대가 있는 단체들을 홈페이지에 걸어 놓은 것이지 산하단체 개념은 아니다. 다만 '형제조직'으로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가 있고 북한인권정보센터는 내가 개인적으로 이사를 맡고 있다. 그리고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자유북한방송 등 탈북자 단체들은 우리가 실무자를 파견하는 등 창립 활동을 뒤에서 돕는 산파·지원 역할을 했다. 그리고 <데일리엔케이>는 법적으로는 독립된 주식회사이지만 모태가 북민넷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