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의 다른 글 큰사진보기 ▲김준 일번국도를 냅다 내질렀다. 해가 벌써 영산강을 가로질러 금정산을 넘는다. 30분만 빨리 출발할 걸 후회했다. 함평에서 샛길로 접어들었다. 이럴 때 가까운 곳에 차를 놓고 기다려야 한다. @BRI@주포로 접어들었다. 해가 갯벌을 적시며 돌머리를 지나 막 해제반도를 넘는다. 다행이다. 산자락에 걸린 해는 갯벌에 줄을 달고 마지막 힘을 쓴다. 아직도 노을이 아름답게 빛을 내뿜는데 성질이 급한 사람들 자동차 불빛을 올리고 갯벌을 빠져 나온다. 갯벌에 남은 사람들은 입구에서 장작불을 피우며 술을 죽이고 있는 몇 사람, 갯벌탐방로를 따라 걷는 연인, 인공해수풀장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연인과 두 가족 뿐이다. 연인이 두 손을 꼭 잡고 몇 백 미터는 될 탐방로를 걸어갔다 나온다. 기찻길 침목으로 만들어 놓은 탐방로를 징검다리 건너듯이 한 걸음 두 걸음 내딛으며 무어라 속삭였을까. 부럽고 궁금하다. 이들처럼 좋아하는 사람의 손을 꼭 잡고 길을 걸을 수 있는 것은 행복이다. 언제가 이들은 다시 이곳을 찾을지 모른다. 노을과 함께 추억을 떠올리며. 큰사진보기 ▲김준 큰사진보기 ▲김준 새벽 4시 휴대폰이 날 깨운다. 어제 저녁 일찍 잠을 청했다. 지난해 너무 아름다운 '아침해'를 봤기 때문이다. 도리포에서 봤던 아침 해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다시 일번국도를 달렸다. 이번에는 함평을 지나 무안에서 지도와 해제 방향으로 접어들었다. 아직도 해가 떠오르면 두 시간 이상 남았는데 입구에서부터 차들이 엉켜있다. 간신히 빈자리를 찾아 차를 세우고 잠시 눈을 붙였다. 이번에는 폭죽소리에 잠시도 쉴 겨를이 없다. 게다가 포구의 여명은 터지는 폭죽 불빛으로 완전히 망가져 버린다. '해님이 작년에 너무 힘들었나봐.' '올해는 좀 쉬었다 나올란가봐.' 동쪽하늘에 붉은 기운이 퍼지는가 싶더니 이내 사라진다. 작년 한 해 사람살이 얼마나 힘들었던가. 새해를 맞이하며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빌고 싶은 것도 많을 텐데. 소원을 적은 풍선을 붙잡고 있던 아이들이 아쉬운 듯 하늘로 날려 보낸다. 그 많은 소원과 바람을 들어주기 힘들었던지 해님이 구름 뒤로 숨었다. 내년에는 활짝 웃는 해님을 보고 싶다. 해님, 올 해도 건강하고, '떠남'과 '돌아옴'에 사고 없게 해주십시오. 큰사진보기 ▲김준 큰사진보기 ▲김준 덧붙이는 글 | 지난해 '바다에서 바다를 보다'에 많은 관심을 주신 네티즌과 시민기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겨우살이를 하고 있을 갯벌의 뭇생명들과 겨울농사를 짓고 있을 어민들, 봄을 기다리는 칠게와 실뱀장어, 주꾸미와 낙지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제가 받은 '큰 상'은 이들이 준 지혜 때문입니다. 올해도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더욱 많이 전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지난해 '바다에서 바다를 보다'에 많은 관심을 주신 네티즌과 시민기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겨우살이를 하고 있을 갯벌의 뭇생명들과 겨울농사를 짓고 있을 어민들, 봄을 기다리는 칠게와 실뱀장어, 주꾸미와 낙지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제가 받은 '큰 상'은 이들이 준 지혜 때문입니다. 올해도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더욱 많이 전하겠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5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10만인클럽 10만인클럽 회원 김준 (mountkj) 내방 구독하기 10여 년 동안 섬과 갯벌을 기웃거리다 바다의 시간에 빠졌다. 그는 매일 바다로 가는 꿈을 꾼다. 해양문화 전문가이자 그들의 삶을 기록하는 사진작가이기도 한 그는 갯사람들의 삶을 통해 ‘오래된 미래’와 대안을 찾고 있다. 현재 전남발전연구원 해양관광팀 연구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소금창고 옆 화장실용 슬리퍼도 따로 있어요" 구독하기 연재 김준의 <바다에서 바다를 보다> 다음글158화고산은 왜 보길도에 갔을까 현재글157화해님도 너무 힘들었던 모양이다 이전글156화사흘 벌어 일 년 먹고 살았던 칠산바다 추천 연재 와글와글 공동육아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이슬기의 뉴스 비틀기 5년 전 스웨덴에서 목격한 것... 한강의 진심을 보았다 꽃보다 소년 5분 지각에 '대외비' 견학 버스는 떠났고 아이는 울었다 박병춘의 산골 통신 다리 위에서 결혼식을? 어느 신혼부부의 특별한 이벤트 SNS 인기콘텐츠 경찰까지 출동한 대학가... '퇴진 국민투표' 제지에 밤샘농성 [단독] "가면 뒈진다" 명태균, "청와대 터 흉지" 글도 써 "일제 잔재 왜 전시하나" 조선총독 글씨에 망치질 한 대학생들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에게 국민은 제압의 대상" 윤 대통령 긍정 17%... 바닥 또 뚫렸다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김영선 좀 해줘라"...윤 대통령 공천 개입 정황 육성 확인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악취 뻘밭으로 변한 국가 명승지, 공주시가 망쳐놨다 AD AD AD 인기기사 1 경찰까지 출동한 대학가... '퇴진 국민투표' 제지에 밤샘농성 2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3 윤석열 정부가 싫어한 영화... 시민들 후원금이 향한 곳 4 명태균, 가이드라인 제시? "계좌 추적하면 금방 해결" 5 [단독] "가면 뒈진다" 명태균, "청와대 터 흉지" 글도 써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해님도 너무 힘들었던 모양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이 연재의 다른 글 159화'보길도 큰애기 쌀 서말 먹기 힘들었다' 158화고산은 왜 보길도에 갔을까 157화해님도 너무 힘들었던 모양이다 156화사흘 벌어 일 년 먹고 살았던 칠산바다 155화장생포 포수, 울산군수하고 안 바꾼다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