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엽기적 어린이 연쇄살인사건

[해외리포트] 유골 22구 발견... 장기 불법매매 가능성

등록 2007.01.05 15:26수정 2007.01.0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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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수도 델리의 위성도시인 노이다에서 충격적인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해 인도 전역을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 12월 29일, 노이다 31지구 D-5번지 뒤쪽에 있는 하수구에서 유골이 들어있는 몇 개의 마대가 발견되었다. 지금까지 신원이 밝혀진 것은 22구. 경찰은 더 많은 시신이 있을 것으로 보고 발굴작업을 계속하는 한편 유골에 대한 DNA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BRI@유골이 발견된 집의 주인과 그의 하인이 살인 혐의로 연행되었다. 충격적이게도 그들은 동네의 어린이들을 유괴하여 강간한 다음 시체를 토막내서 하수구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희생자들의 대부분은 유골이 발견된 집 근처의 니타리 마을 출신이다. 이 마을에서는 지난 2년동안 40명에 가까운 이들이 실종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종자 대부분은 어린 여자아이들이었다. 2년 동안 아이들이 사라지는 것을 거의 방관해왔던 경찰은 최근 성인 여성이 실종되자 조사를 시작했고 그녀의 휴대전화기록을 단서로 범인을 검거했다. 범인은 조사과정에서 실수로 다른 살인에 대해 말했고 경찰이 유골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경찰, 잘린 손 보고도 '말하지 말라' 쉬쉬

희생자들의 부모들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경찰의 태도를 비난했다.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부모들은 자신이 경찰서에서 겪은 일들을 진술했다. 대부분의 경우 경찰들은 실종자 신고를 받아주려고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왜 애를 낳아서 우리를 골치아프게 하느냐? 당신 딸은 남자와 눈이 맞아서 도망간 것이다", "책임질 수 없으면 낳지를 말아야지"라는 빈정거림을 들은 부모들도 많았다. 부모들은 자신들이 가난하기 때문에 경찰들이 그들 자녀의 실종사건을 심각하게 조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가난한 이들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1월 어도비 인도지사 부사장의 3살난 아들이 납치당했을 때 경찰은 특별조사팀을 조직해 사건을 추적했고 그 소년은 납치된 후 며칠만에 부모 품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니타리에서 아이들이 실종되어 온 그 2년 동안 경찰이 한 일은 거의 없었다.

많은 이들은 경찰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어도 2년 동안이나 아이들이 희생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분노한 마을 주민들이 경찰과 충돌해 폭력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게다가 보상금을 지급하러 온 주지사의 동생이자 주정부 장관이란 자는 이 끔찍한 사건을 '작고 일상적인 사건'이라고 말해 주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이번에 검거된 범인이 마을에 나타날 때마다 아이들이 없어진 것을 눈치챈 부모들이 그 사실을 경찰에 알렸는데도 경찰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 집에서 심한 악취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그 집에 와보기까지 한 이후에도 경찰의 무관심은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한 희생자의 부모는 그 곳에서 잘린 손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는데도 경찰이 그저 사건을 은폐하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희생자 대부분 빈민층 어린이... 성장 이면의 그늘 반영

이 사건은 인도 전체를 충격에 빠트리면서 인도 경찰 전체에 대한 비난을 불러오고 있다. 인도 경찰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뇌물을 받는다는 것은 사실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다. 사건 조사뿐만이 아니다. 여권을 만드는 과정에 뇌물을 주었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여권을 만들 때 경찰이 가정 방문 후에 승인 서류를 작성한다. 뇌물 없이는 승인 서류도 없다는 것이 인도인들의 설명이다.

노이다는 델리 근교의 위성도시로서 인도의 급속한 경제 성장과 함께 성장한 신흥 부촌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느 인도의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그런 부촌 가까이에는 그런 부촌에서 일하는 이들이 살고 있는 빈민가들이 있다. 이번 사건의 희생자들은 모두 그런 빈민들의 자녀들이었다. 그곳의 주민들중에서는 네팔과 방글라데시에서 온 불법 이민자들도 많다. 그런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실종되어도 경찰에 신고조차 할 수 없었다.

2년전 총선에서 인도의 경제성장을 내세우던 인도국민당이 예상외로 재집권에 실패했던 것은 인도의 성장 이면에서 고통받던 민중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었다. 인도는 현재 세계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자랑하고 있지만 그 성장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지극히 한정되어있다.

사실 인도의 경제성장은 기존의 여유있는 중산층을 더 풍족하게 만들어줬을 뿐, 언제나 사회적, 경제적으로 약자였던 국민들의 생활은 상대적으로 더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 이번 사건은 그런 경제성장의 그림자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조사과정에서 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에 발굴된 희생자들의 유골 중에서 신체 일부분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나 살해당한 아이들의 장기가 불법으로 매매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발굴된 유골을 검사한 정부 병원의 원장은 17개 유골 모두에서 슬개골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슬개골 또한 이식이 가능하므로 불법 장기 매매의 가능성이 배제되어서는 안된다고 검사를 실시한 비노드 쿠마르 원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한 상체 부분의 뼈는 4-5사람의 것만이 발견됨으로서 희생자들의 몸에서 다른 장기들이 적출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쿠마르 원장은 그 시신들이 장기를 손상하지 않도록 아주 기술적으로 잘라졌다며, 인도에서 장기 이식이 그다지 활발하지 않으므로 이것이 어떤 외국의 인력과 연계되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범인의 옆집에 사는 한 의사를 조사하고 있다. 그 의사는 지난 1999년 장기 불법 매매와 관련하여 조사를 받았으나 무혐의 처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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