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영상 충격' 모인다

애니충격전, '시그래프 2006 초청전' 개최

등록 2007.01.11 17:09수정 2007.01.1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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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시그래프 2006 대상작인 <원 랫 쇼트>

시그래프 2006 대상작인 <원 랫 쇼트> ⓒ 알렉스 웨일


상상이 현실이 되는 충격적인 돌파구, 3D의 신세계가 한판 벌어진다.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 월례 애니메이션 영화제’라는 타이틀을 걸고 시작된 ‘애니충격전’(www.animpact.org)이 올해 첫 행사로 ‘시그래프 2006 초청전’을 준비했다.


@BRI@미국계산기협회(ACM) 컴퓨터그래픽분과회(SIG)를 뜻하는 시그래프. 그러나 이 분과회가 매년 주최하는 세계 최대의 컴퓨터 그래픽스 국제회의로 더 유명한 이름이다.

논문 발표, 강연, 세미나, 기기 전시, 필름&비디오 쇼가 열리는 이 행사에서 특히 이 비디오 쇼는 세계 각국의 걸출한 작품들로 전세계 컴퓨터 그래픽스의 최신 기술 경연장으로 손꼽힌다.

이번 초청전에서는 시그래프의 단 두 개뿐인 수상작 <원 랫 쇼트>(One Rat Short)와 <458nm>를 비롯, 세계적 행사 본선에 진출한 3D애니메이션 50여 편이 전부 공개된다. 이들 작품들은 수상여부를 떠나 현존 최고의 기술력으로 무장한 CG작품들이다.

애니충격전의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김성주씨는 “시그래프라는 영화제 프로그램은 그 이름만으로도 막연한 국내 CG수준의 세계적 수준을 가늠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특히 관련 창작인들에게는 다양한 창작 모티프와 테크닉 창출의 긍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작인 <원 랫 쇼트>는 뉴욕에 소재한 CG애니메이션·영상스튜디오인 찰렉스 필름스의 알렉스 웨일 감독의 신작으로, 연구소 실험쥐들의 애환과 탈출을 그려냈다. CG와 실사의 경계를 허물 만큼 가히 엄청난 CG퀄리티와 연출력을 보여주는 작품. 다양하고 다이내믹한 카메라 워킹이 맛깔스런 박진감을 더했다. 2006 칸 영화제 공식초청작으로 2006 팜스프링스 영화제 미래영화인상 외 다수 수상한 바 있다.


a 시그래프 2006 심사위원특별상인 <458nm>

시그래프 2006 심사위원특별상인 <458nm> ⓒ 바덴 비르템베르크 영화아카데미

빛의 파장 그리고 3원색 중 청색을 의미하는 제목을 가진 <458nm>은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은 작품이다.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애니메이션스쿨인 바덴 비르템베르크 영화아카데미 학생의 솜씨. 비밀스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한 숲의 모습을 몽환적이면서도 기계적인 이미지로 표현했다. 정적인 동시에 매우 역동적인 느낌을 가진 뛰어난 영상 퀄리티가 압권이다.

이번 초청전에서는 한국애니메이션 감독들의 활약 또한 엿볼 수 있다. 특히 시그래프 페스티벌의 두 번째 공식초청을 받게 된 이희복 감독의 <트레드 소프틀리>와 중앙대 장욱상 감독의 <토이아티스트>가 눈에 띈다.


이밖에 영국 CG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매우 명성이 높은 알라스테어 그래험 감독의 신작 <수바>(Suba)와 그밖에 대표작들도 함께 공개된다.

초청전은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다음달 5일부터 7일까지 명동중앙시네마에서 12월 프로그램 앙코르섹션과 함께 상영된다. 성인 4000원, 학생 3000원. 지방은 무료상영.

a 알라스테어 그래험 감독의 신작 <수바>

알라스테어 그래험 감독의 신작 <수바> ⓒ 알라스테어 그래험


"애니, 즐겨 본다면 산업 저절로 꽃필 것"
애니충격전 프로그래머 김성주씨

“애니메이션을 생활 속에 접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먼저다. 저변이 확대되고 수요가 늘어난다면 산업적인 가치는 당연히 따라오게 될 것이다.”

애니충격전에서 말하는 실질적 ‘대중화’에 대해 애니충격전의 전체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는 김성주씨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상 국내 애니메이션계의 공통 고민인 ‘애니메이션이란 어린이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선입견이 먼저 깨져야 한다는 것. 그 바탕 위에 애니충격전은 조직됐다. 이름 그대로 ‘충격’을 주기 위해서. 애니메이션은 어린이 전유물이라는 편견, 단편애니메이션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고 ‘관객 스스로가 실수요자가 되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를 위해 김성주 씨는 지난 5월, 뜻맞는 동지 여럿과 최초의 월례 애니메이션 영화제 사무국을 조직하기에 이른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영화제, SICAF 등을 거치는 등 2001년부터 애니메이션 영화제 전문 프로그래머로 활동해오고 있는 김성주 씨는 애니메이션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마니아이자 전문가다.

“가장 양질의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층만이 아닌 성인층을 대상으로 만족감 높은 장·단편애니메이션을 선보이자”라는 구호 아래 반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 11월 ‘4대 페스티벌(안시, 자그레브, 히로시마, 오타와 2005~2006) 수상작 초청전’으로 대중에 첫선을 보였다.

이어 12월에는 <스키 점핑 페어스>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마시마 리치로 감독작품전’을 진행했으며, 오는 29일에는 ‘시그래프 2006 초청전’을 앞두고 있다.

‘국내 최초의 월례 애니메이션 영화제’. 그러나 단순히 다달이 열린다는 의미는 아니다. 김 씨는 “한달한달 프로그램이 약하다면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며 “프로그램 개발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충실한 알맹이, 즉 프로그램이 가장 먼저라는 것.

영화제측은 해외 유수의 페스티벌에서 검증받은 최고의 애니메이션들을 주요한 프로그램으로 개발하는 것은 물론, 저변확대라는 임무를 위해 자료영상과 감독 인터뷰 등을 통해 상영전후 작품 이해도를 높이는 등 관객을 위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국내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관련 축제들이 온통 서울에만 집중된 현상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전국에 동시 및 순회 상영하고 있는데 현재 서울, 광주, 제주, 순천 등 4개 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다. 향후엔 청주(6월)를 시작으로 천안, 춘천, 대구 등지로 확대될 전망이다.

김성주씨는 “연계 지역 네트워크를 넓혀나가 실질적인 전국권 동시 개봉이라는 큰 꿈을 이루고자 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관객들이 인정하는 애니메이션의 메카로서 중심역할을 해나가고자 한다”고 영화제의 큰 방향을 밝혔다.

비록 지금은 7명의 스탭과 한국애니메이션학회 소속 교수 등이 사재를 털어 결코 쉽지 않게 영화제를 꾸려오고 있는 상황. 그러나 ‘애니메이션 대중화’라는 큰 뜻을 품은 작은 배 ‘애니충격전’이 순항하게 될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CT News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CT News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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