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의 다른 환자들이 엄마와 딸이라고 말하는 대모님(신앙의 어머니)과 작은 누나가 다정히 웃고 있다.최종수
모두가 건강하게 살고 싶어 하지만 예기치 않는 사고들을 당하게 된다. 그동안 장애우들을 무심코 바라보던 눈길에 촉촉한 이슬이 맺히고 만다. 그런 시련 뒤에야 모두가 예비 장애자라는 것을, 나와 우리 가족, 친구와 이웃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서울로 가는 고속도로를 따라 2005년 4월의 기억이 함께 달리고 있다. 장애우들에게 무관심했던 참회도 동행을 했다. 남의 염병보다 내 고뿔이 더 아픈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종순이가 교통사고 났단 말이다. 여수에서 가망이 없다고 해서 지금 전대병원으로 후송되었어. 어떡하냐! 어떡하냐! 목뼈가 다쳤는데 여기서는 가망이 없다는데, 어떤 동생인데 어쩌면 좋다냐. 자꾸 신부님한테 연락하라고만 헌디 어쩌냐."
수화기에서 다급하게 쏟아지던 큰 누나의 닭똥 같은 눈물, 20개월이 흘렀지만 그 눈물은 마르지 않고 있다.
'착한 누님 살려주세요.' 기도도 아직은 간절하다. 고3인 딸은 대학교 1학년이 되었고 중3인 아들은 고1이 되었다. 고통 중에도 세월은 흐르고 인생은 성숙하는 것일까?
목뼈 4번 디스크가 꺾이면서 척수(뇌에서 척추로 연결된 신경다발)가 손상되어 목 아래로 사지가 마비되었던 누나. 손상된 척수가 너무 많이 부을 경우 호흡을 관장하는 신경을 눌러 쇼크로 죽을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 사지가 마비되거나 다리나 팔이 마비되는 경우, 다치기 전의 60~70%까지 회복되는 기적 같은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