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옆 양지바른 곳에 너구리의 무덤을 만들어 주었다.조태용
그대로 두면 자동차가 사체를 피하기 위해 급정지를 하거나 우회하다가 사고가 날 수도 있습니다. 야생동물들은 이제까지 인간에 의해 서식처를 파괴당하고 자신들의 영토를 끊임없이 빼앗겨 왔습니다. 거미줄 같은 도로로 인해 동물들은 인접 지역에 마음 놓고 건너갈 수 있는 자유를 박탈당했고 길을 건너려면 생명을 건 모험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교통사고를 당하는 동물이 도로 위에서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요즘은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지나가다가 동물의 사체가 있다면 그것이 자신의 애완동물의 사체라고 생각해주시고 측은한 마음을 가져 더 이상 이 바퀴 저 바퀴에 밟히고 짓밟혀서 찢기고 짓이겨져 사라지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동물의 사체를 보고 그냥 우회하는 아버지나 어머니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생명의 존엄성을 배울 수 없을 것입니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합니다. 오직 인간만이 자신을 희생해서 다른 사람 동물을 아끼고 보살필 수 있는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생각한다면 자동차에 의해 죽은 동물들을 더 이상 도로 위에서 분해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그것이 동물이 아니라 사람의 시체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분의 자동차가 사람의 시체를 피해 지나가면서 죽어 있는 사람을 보고 그냥 지나치고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이것만큼 끔찍한 일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것이 동물이기 때문에 즉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우회하고 동물을 차로 죽이고도 "에잇 재수 없어" 한 마디를 외치고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정말 재수가 없는 것은 그런 사람들과 살고 있는 동물들입니다.
동물도 생명을 가진 존귀한 존재
동물과 사람은 다른 존재이기는 하지만 그들에게도 고통이 있고 죽음은 슬픈 것입니다. 어제 죽은 너구리는 다 어미 너구리였습니다. 아마 어린 새끼가 있었을지도 모르고 이제 막 어린 생명을 품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지리산 자락 어디에선가 엄마를 기다리는 어린 너구리가 어미를 애타게 찾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분명 동물과 사람은 다릅니다. 하지만 모두 생명을 가진 존귀한 존재들입니다. 우리는 이제까지 단 하나의 새로운 생명도 탄생시킨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수없이 많은 생명을 죽이고도 그것이 인간과 다르다는 이유로 도로에 나부끼는 짐승의 시체를 넘고 넘습니다.
나치는 다른 인종이 나치가 아니라는 이유로 학살하였으며 보스니아에서 일어난 끔찍한 민족말살 역시 다른 민족이라는 생각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우리가 동물이 인간과 다르다는 이유로 생명이 존엄하지 않다고 여기면 다른 민족 역시 다르다는 이유로 그 생명을 존중하지 않을 것을 용인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모든 생명을 존중하지 않으면 결코 평화라는 것을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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