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가 먼저인가, 주민 삶이 먼저인가

울릉도 일주도로 39년 공사에도 아직 완공 못해... 대구환경청-울릉군 '갈등'

등록 2007.01.19 21:25수정 2007.01.19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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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지난 2006년 12월 26일, 울릉주민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울릉도 일주도로 개통을 위해 내수전~석포 비상도로의 사전 환경성 검토결과가 계획을 수립한 지 2년 만에 대구지방 환경청으로부터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대구지방 환경청의 '부동의' 사유를 보면, 현재 공사를 시행하려는 울릉도의 내수전~석포 비상도로 구간은 생태자연도 1등급, 녹지자연도 8등급에 해당하는 희귀식물 서식지로 사업 시행시 심각한 환경훼손 및 생태가 교란된다는 것. 또 시행 후 일주도로(지방도 926호선)가 건설될 경우 중복된 도로건설로 인하여 생태계적으로 우수한 지역의 환경훼손만 가중되고 금회 계획된 비상도로는 그 기능을 상실할 것이라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a 일주도로 건설 구간을 나타낸 울릉도 지도, 빨간선이 도로 유보구간인 4.4km

일주도로 건설 구간을 나타낸 울릉도 지도, 빨간선이 도로 유보구간인 4.4km ⓒ 울릉군청 제공


a 울릉도 앞바다 섬인 '죽도'에서 바라본 울릉도, 검은띠가 도로 유보구간인 4.4km

울릉도 앞바다 섬인 '죽도'에서 바라본 울릉도, 검은띠가 도로 유보구간인 4.4km ⓒ 울릉군청 제공

울릉도 일주도로 (지방도 926호)는 1962년 10월 10일 울릉도 종합개발계획의 일환으로 대통령 울릉도 순시 때 개발지시로 시작됐다. 그로부터 39년간의 공사 끝에 지난 2001년 9월 26일, 내수전과 섬목구간의 4.4km의 유보구간을 남겨두고 총연장 39.8km의 구간을 먼저 개통하였다.

하지만 개통된 일주도로는 일구간으로만 개통이 돼 태풍 등이나 산사태 등 작은 사고에도 교통이 두절되는 피해를 입고 있어 4.4km의 유보구간 개설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사전 환경성 검토'에서 환경을 훼손한다는 지적으로 공사를 못하고 있는 것이 울릉군의 현실이다.

매년 태풍 때면 300mm가 넘는 강우량으로 인해 산사태가 계속되고 이로 인해 도로가 막혀 주민들이 고립되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로가 개통될 때까지 며칠이고 생필품을 배로 공급해 주어야 하는 것이 울릉도의 현실이다. 그것도 기상 악화로 배가 운항되지 못할 경우에는 말그대로 생지옥이 따로 없다고 주민들은 얘기한다.

일주도로의 유보구간 4.4km는 결국 공사를 할 수 없는 입장이라 울릉군에서는 우선 태풍이 불 때 고립된 주민들을 위해 생필품 공급을 위해 비상도로라도 개통시키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2006년 12월 26일 또다시 '부동의' 회신을 받았다.

a 2005년9월, 태풍 '나비'내습당시, 남양~구암 구간의 피해모습. 하나뿐인 일주도로가 이 구간의 산사태로 인해 교통이 두절, 태하,북면의 주민들은 일주일 동안이나 고립된 생활을 해야했다

2005년9월, 태풍 '나비'내습당시, 남양~구암 구간의 피해모습. 하나뿐인 일주도로가 이 구간의 산사태로 인해 교통이 두절, 태하,북면의 주민들은 일주일 동안이나 고립된 생활을 해야했다 ⓒ 배상용


a 태풍'나비' 내습당시, 남양~구암 구간의 유일한 일주도로가 산사태로 막힌 모습

태풍'나비' 내습당시, 남양~구암 구간의 유일한 일주도로가 산사태로 막힌 모습 ⓒ 배상용


a 태풍'나비'내습당시, 구암마을의 모습. 주민들은 이런 모습으로 막힌 도로가 복구될때 까지 일주일 동안을 굶주림과 추위를 견뎌야 했다

태풍'나비'내습당시, 구암마을의 모습. 주민들은 이런 모습으로 막힌 도로가 복구될때 까지 일주일 동안을 굶주림과 추위를 견뎌야 했다 ⓒ 배상용


a 고립된 주민들을 위해 배를 이용해 생필품을 공급해야 했고..

고립된 주민들을 위해 배를 이용해 생필품을 공급해야 했고.. ⓒ 배상용


a 태풍'나비'내습당시 고립되었던 남양동의 당시 피해복구 모습

태풍'나비'내습당시 고립되었던 남양동의 당시 피해복구 모습 ⓒ 배상용


이런 결과에 대해 주민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일주도로 개통도 안된다. 비상도로마저도 하지마라. 마을과 마을을 잇는 일주도로가 여러개도 아니고 하나밖에 없는탓에 조그마한 산사태가 나도 주민들이 고립되어 죽느냐. 사느냐 하는 마당에 무슨놈의 환경을 지키는 것이 그리 대수냐? 주민들의 삶이 먼저가 아니냐? 사람이 없으면 환경은 또 무슨 소용이 있느냐?"

환경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로 인해 고통받는 주민들의 입장도 한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하지않나 싶다.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국가 정책이 그리운 울릉도 사람들이다.


울릉도 일주도로(지방도 926호) 추진 연혁

☐1962.10.10 대통령 본군 순시시 울릉도 종합개발계획의 일환으로 개발 지시

☐1953. 3.8 제19회 각의 의결로서 사업계획 확정

☐1963~1964 개설 용이한 구간 개설(L=6.8km, B=2.0m)

☐1968.1.6 지방도 926호선 노선인가(L=39.5km): 경북도

☐1976.10.1 중장비 투입, 본격적으로 차도 개설(도동~저동간) 착수
(도로폭:B=5m)

☐1979.8.15 최초 버스운행 개시 (도동~저동간 L=2.3km)

☐1989.4~1989.10 일주도로 기본계획 수립(남양~태하~현포)L=13.8km

☐1989.9 일주도로 개설 연장 확정 (L=39.8km)

☐1995.11.8 지방도(926km)노선인정 및 도로구역 결정고시(L=44.2km)
- 개설유보 L= 4.4km : 경북도

☐2001.9.26 일주도로 개통 (L=39.8km)
/ 울릉군청 제공

덧붙이는 글 | *배상용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의회의원,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덧붙이는 글 *배상용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의회의원,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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