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C-2 미사일 발사대와 이륙을 준비하는 A-10기. 미국은 지금도 우주의 군사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우주 군비경쟁, 어떻게 막나?
물론 부시 행정부의 야심은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라크 정책 실패를 비롯한 문제투성이 대외정책으로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30% 수준이다. 또한 미국 하원은 위성 파괴용 레이저 및 우주 MD 실험 예산 신청을 불허하기도 했다.
또한 우주 군비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미국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경고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일례로 미국은 전체 세계 위성 845개 가운데 53%에 해당하는 443개를 보유하고 있고, 중국의 보유량은 35개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위성파괴무기 개발 및 배치가 본격화되면 미국 위성이 가장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군비통제론자의 지적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부시 행정부 출범이후 미국의 우주무기 개발은 상당한 탄력을 받고 있고, 이에 위협을 느낀 중국은 위성 파괴 실험을 강행했다. 또한 중국의 이번 실험은 미국 내 우주무기 개발론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분위기이다.
미국이 우주 정복 야심을 버리지 않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가 그 뒤를 따를 조짐을 보임에 따라, 이제 인류사회는 '우주 군비경쟁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라는 중대한 질문에 봉착하게 되었다.
현재 우주의 군사적 이용을 금지하고 있는 조약은 앞서 언급한 '우주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조약'(OST)가 유일하다. 그런데 이 조약은 대단히 추상적이고 모호하다. 우주 공간에 대량살상무기(WMD) 배치를 금지하고, 달을 비롯한 천체(天體)를 군사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위성파괴무기 등 다른 종류의 우주무기 개발을 금지하는 국제조약은 부재한 현실이다. 새로운 국제조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오고 있다.
일례로 제네바 유엔 군축회의에서는 수년동안 '우주 군비경쟁 금지 협약'(Prevention of an Arms Race in Outer Space)을 논의해왔다. 중국과 러시아는 적극 찬성하고 있는 반면에, 미국은 우주에서의 '행동의 자유'를 내세워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새로운 국제조약 체결 논의는 교착상태에 빠지고, 우주 군비경쟁 움직임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는 이 때에, 한국 역시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주 군비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한반도는 그 피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지정학적 운명을 타고났다.
또한 이러한 인류사회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노력할 때, 한국의 소프트파워는 성장할 수 있고, 이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높일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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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네트워크 대표와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의 관심 분야는 북한, 평화, 통일, 군축, 북한인권, 비핵화와 평화체제, 국제문제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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