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만 하는 기술자 필요한 게 아니다"

노 대통령이 신년연설문서 밝힌 '지도자'론... 이명박 전 시장 겨냥한 듯

등록 2007.01.24 09:52수정 2007.01.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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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참여정부 4년 평가와 21세기 국가발전전략`에 대해 신년연설을 하고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참여정부 4년 평가와 21세기 국가발전전략`에 대해 신년연설을 하고있다. ⓒ 청와대 홈페이지


"앞으로 대한민국에 필요한 지도자는 경제만 말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동반성장과 사회투자와 사회적 자본과 같은 새로운 전략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추진할 수 있는 지도자이다. 그래야 대한민국을 세계일류국가로 이끌고 갈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23일 신년연설에서 '비전 2030'에 대해 "이 문제는 앞으로 20년 또는 30년간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되고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BRI@노 대통령은 이날 연설 곳곳에서 '노무현의 지도자론'이라 할 만한 언급을 했다. '지도자론'을 통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비판하기도 했다.

'참여정부는 역사적 과제를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대목에서 "역사를 돌이켜보면, 국민에게 행복과 영광을 가져다 준 지도자는 단지 경제만 하는 기술자가 아니었다"면서 "거시적 관점에서 철학과 통찰력을 가지고 그 시대가 요구하는 역사적 과제를 착실히 수행한 지도자 그리고 미래를 준비한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적 과제"라고 덧붙였다. '철학', '통찰력', '역사의식'을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꼽고 있는 것이다.

'경제만 말하는 지도자가 아니'고, '경제만 하는 기술자가 아니'라는 대목은, 현재 대선 주자 중 1위인 이명박 전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물론, 새로운 시대에 맞는 비전과 역사의식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일반적인 발언이라는 풀이도 가능하다.

노 대통령은 경제분야에서 차기 대통령이 자신에 비해 그다지 썩 나은 성과를 획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여론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들은 경제를 아는 대통령을 원하고 있으나 분명한 것은 경제를 아는 어떤 대통령도 5%를 훌쩍 넘는 성장을 이루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저는 지금의 경제를 파탄이라고 말하는 차기 주자들이 성장률을 얼마로 공약하는지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전 시장은 지난해 11월 "우리나라는 적어도 한 해 7%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는데 4%도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 유행하고 있는 '작은정부론'에 대해 사회투자 등의 필요성을 강조해 반박하면서도 "한국의 지도자들은 작은 정부를 말할 것이 아니라 책임을 다하는 정부, 효율적인 정부를 말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다음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려면 1년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시점에서, 대통령이 될지 안 될지도 알 수 없는 차기주자라는 사람들까지 나서서 현직 대통령의 권한을 놓고 되느니 안 되느니 하는 것이 적절한 태도는 아닌 것 같다"면서 "오만하게 보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현직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것이 아니라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어떤 논의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정책을 말하는 것이 오히려 합당할 것"이라면서 "국민들에게는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지금의 대통령과 무엇을 같게 하고 무엇을 다르게 할 것인지를 말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을 놓고 "헛수고할 필요없다"고 한 이명박 전 시장과, "선거용, 국면전환용"이라고 한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비판이다.

" 당신의 안보정책은? 개성공단·금강산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

그러면서 "내가 물어보고 싶은 것은 당신의 안보정책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라면서 "개성공단, 금강산에 대한 생각은? 작통권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라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개헌문제에 관련해서도 빼놓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개헌제안을) 누가하면 되고 누가하면 안 된다는 이런 정략적인 계산으로 논의조차 봉쇄하는 것은 공당이 할 일이 아니"라면서 "국민의 지지가 높으니 오만해 진 것인데, 지도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자기에게 유리 불리를 생각하기 전에 중요한 국가적 의제에 관하여 국민 앞에 의견을 밝히는 것이 지도자의 도리"라면서 "이해관계를 셈하고 눈치만 보는 것은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들의 태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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