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인 신부는 노숙인에 대해 '쿨'하게 보자고 말한다. 그리고 노숙인 수준을 올리면 사회 수준이 함께 올라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오마이뉴스 김대홍
- 확실히 임 소장은 정신적인 빵을 제공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인문학 강좌도 그렇고 지난해 노숙인 극단 '징검다리'를 만든 것도 그렇다. 이번에 노숙인 무료진료소를 위한 콘서트를 하는 것도 그런 일환으로 보인다. 콘서트 이야기를 해보자. 이번 콘서트는 어떤 뜻으로 열게 됐나.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문화적으로 풀어보자고 생각했다. 그러면 어떤 문화가 좋을까 생각해보니 노래가 떠올랐다. 가장 사람들이 쉽게 접하는 문화가 노래 아닌가. 기뻐도 노래 부르고 슬퍼도 노래 부른다. 콘서트란 게 잔치다. 이 잔치에 노숙인들도 불러서 함께 어울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노숙인 콘서트에 어떤 마음으로 가야 하나.
"가벼운 마음으로 올 수도 있고, 무거운 마음으로 올 수도 있는데 가볍게 왔으면 좋겠다. 못 도와준다고 미안해할 필요 없다. 노숙인 문제는 원래 국가 책임이다. 자기 처지에 맞게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되는 거다. 콘서트를 하는 것은 일종의 상징이다. 앞으로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는 것이니까. 적자를 봐도 괜찮다. 재밌으면 되는 것 아닌가."
- '서울역 노숙인 무료진료소를 위한'이라고 돼 있는데 설명을 해 달라.
"노숙인들이 한 해 약 300~400명 정도 거리에서 죽어나간다. 노숙인들은 대부분 돈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의료보험 카드도 없다. 아무 대책이 없다. 삶의 질곡만큼 만성질환을 앓는 이들이 많다. 노숙인들의 사망비율은 비노숙인들의 2배에서 많게는 7배까지 높다. 그렇게 사망률이 높은데도 치료받을 곳이 없다. 전국 노숙인의 60~70%가 서울에 있다. 그 중 60~70%가 서울역에 있다. 그런데 이 곳에 노숙인 진료가 없다는 것은 문제라고 봤다. 그래서 자원봉사자를 모아 노숙인 무료진료소를 차렸다. 정부에서도 공중보건의를 지원했다. 하지만 4~5평 정도 되는 공간에 하루 120여명 정도 되는 환자를 받으려니 어려움이 많았다. 비가 오나 추운 날이나 환자들이 밖에 서있어야 했다. 게다가 좁은 공간에 모여 있으니까 사생활이 보호가 안 된다. 그래서 철도공사에 땅을 달라고 했다. 준다고 하더라. 많이 싸웠다.(웃음) 땅을 얻었으니 이제 건물을 지어야 할 것 아닌가. 그래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콘서트를 여는 거다."
- 기차역사가 꼭 노숙인을 배려할 의무는 없을 것 같은데.
"인간의 역사를 봐라. 역사는 노숙인과 뗄 레야 뗄 수 없다. 역사는 노숙인 보호가 전통이다. 그 유명한 문호 톨스토이도 생의 마지막을 노숙인으로 마쳤다. 그 때 톨스토이가 죽은 곳이 역사다. 역장이 따뜻하게 맞아줬다. 예수, 디오게네스 모두 노숙인이다. 역사가 노숙인에 대해 전통적인 책임이 있는데, 자꾸 그런 역사를 부인하려고 한다."
- 지난 번 노숙인 강좌에서 노숙인들이 손을 내밀 때 도와줬다고 자랑스러워하지 말고, 안줬다고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한 말이 참 기억에 남는다. 도와준 것이 그를 나쁘게 만들 수도 있고, 도와주지 않은 것이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쿨'하게 생각하자. 홀가분하게 그들을 보자는 것이다. 지나치게 잘할 필요도 없지만, 일부러 그들을 못 대할 이유도 없다. 상식 수준에서 그들을 대했으면 좋겠다."
- 1월 노숙인 강좌에서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가겠냐고 물었을 때 싱긋이 웃으며 '아뇨. 이 지긋지긋한 것을 왜 합니까. 재밌게 살아야죠'라고 말했다. 다음 생이 아니라 지금 생에서도 행복하길 바란다.
"내가 너무 솔직해서 그런 건데.(웃음) 여기서도 재밌다. 인간적인 정을 느끼고 얘기도 많이 나눈다. 그 때 그 말을 한 것은 결식아동, 장애인, 노숙인 등 약자들에 대한 차별이 심한 우리 사회가 지긋지긋하다는 의미였다. 이런 장벽과 싸우는 게 내 일인데, 이 일 자체를 재밌다고 할 수는 없지 않겠나."
- 앞으로 계획은.
"프랑스 정부는 의무교육처럼 기본권으로서 주거권을 보장한다. 무슨 말이냐면 주거권이 보장이 안 되면 정부한테 해 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선 이럴지 모르겠다. 국민 절반 이상이 집이 없는데, 무슨 노숙인을 위한 집이냐고. 제발 노숙인과 비노숙인을 나누지 말자. 노숙인에게 집을 줄 정도면 나머지 사람들은 어떻겠냐. 사회 가장 밑바닥에 있는 노숙인의 수준이 올라가면 국민 전체 수준이 올라가는 거다. 노숙인 문제는 단순히 노숙인을 돕자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 수준을 올리자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주최 : 성공회노숙인다시서기지원센터(www.homelesskr.org), 성공회사회선교부(www.seouldiocese.net) 예매 : Disc4U(www.disc4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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