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공산당, 아베 총리의 헌법개헌 폐기 촉구

이찌다 서기국장, 전쟁 포기 '헌법 9조' 유지 강조

등록 2007.02.02 11:08수정 2007.02.02 11:08
0
원고료로 응원
a

이지다 다다요시 일본공산당 서기국장의 홈페이지. ⓒ 이지다 다다요시 홈페이지


@BRI@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월 26일 시정방침 연설에서 '전후체제의 대담한 재검토'와 '헌법개정 논의의 심화 필요성'을 역설한 것과 관련하여, 이찌다 다다요시 일본공산당 서기국장은 "일본공산당은 헌법개악에 반대하며 일체의 개헌수속의 폐기를 촉구한다"면서 아베 총리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대표질문서를 지난 1월 31일 참의원에 제출했다.

참의원 재선 경력의 이찌다 서기국장(우리 나라 사무총장에 해당)은 질문서에서 "아베 총리가 시정방침 연설에서 제기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현행 헌법 하에서 일본 국민이 걸어온 길을 근본에서부터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두 번 다시 비참한 전쟁의 당사자가 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 헌법 제9조"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헌법 제9조의 가치가 지금처럼 빛나는 때는 없었다"면서, 이라크에서 귀국한 육상자위대 간부의 말을 빌려 "(자위대의) 희생자가 제로(zero)인 것은 헌법 덕분이며 헌법 제9조를 바꾸지 않는 게 좋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일본이 미국을 뒤따라 자위대를 이라크에 계속 파병하면 일본이 21세기 모범국가가 될 수 없음은 물론이고 오히려 아시아와 세계로부터 고립될 뿐"이라면서 "일본이 모범국가가 되려면 헌법 제9조에 기초하여 정치를 진보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일본국헌법(日本國憲法)에서는 '전쟁의 포기'라는 제2장 밑에 '전쟁 포기, 군비 및 교전권의 부인'을 내용으로 하는 제9조를 두고 있다. 규정만 놓고 볼 때에는 세계적으로 모범적인 '평화헌법'이라고 할 수 있다.

a

일본국헌법 원전 ⓒ 출처 : 위키페디아백과사전 일본판

이찌다 서기국장의 질문서는 일본 내에서 개헌을 반대하는 세력이 어떤 논리를 전개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한 가지 사례가 될 것이다. 이 논리의 핵심은 '일본이 현재의 번영을 유지하자면 헌법 제9조를 수호하는 한편 미국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찌다 서기국장의 홈페이지에 소개된 질문서 중에서 주요 부분을 발췌·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이해의 편의를 위해 일부 표현을 의역하였음을 밝혀 둔다.

"귀하가 시정방침연설에서 제기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현행 헌법 하에서 일본 국민이 걸어온 길을 근본에서부터 부정하는 것이다. 전후 세계는 두 번 다시 그런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통절한 판단으로부터 출발하였으며 그것이 국제연합헌장으로 결실을 맺었다.

그 직접적 영향을 받아 '두 번 다시 비참한 전쟁의 당사자가 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 헌법 제9조다. 그리고 그 가치가 지금처럼 일본과 세계에서 빛나는 때는 없었다. 이라크에서 귀국한 육상자위대의 어느 간부는 "(자위대의) 희생자가 제로(zero)인 것은 헌법 덕분"이라면서 "헌법 9조를 바꾸지 않는 게 좋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의 모든 국민과 대다수의 정부가 이라크전쟁 반대와 '국제연합헌장에 기초한 평화로의 커다란 흐름'을 만들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오늘날의 국제사회는 '전쟁 없는 사회'를 강렬하게 희망하고 있다. 어떤 초강대국일지라도 군사력만으로 세계를 지배할 수 없다는 점이 오늘날 분명해졌다.

일전에 나이로비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에서는 '전쟁 없는 세계'의 전제로서 헌법 제9조의 역할이 주목을 받았으며, 전쟁과 군대를 폐기하는 제9조가 다른 세계 국가들의 입장에서도 유효하다는 생각이 공유되었다.

총리는 일본을 21세기 국제사회의 모범국가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것을 위해 필요 불가결한 것은 미국을 뒤쫓아 자위대 파병을 계속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 제9조에 기초하여 정치를 진보시키는 것이 아니겠는가?

'구헌법(현행 헌법)을 유지하면 시대에 맞는 전후체제를 만들 수 없다'는 총리의 입장은 세계의 흐름에 반대하는 역류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세계의 모범이 되는 길이기는커녕 아시아와 세계로부터 고립되는 길이 아니겠는가?

일본공산당은 헌법개악에 반대하며, 제9조를 수호하는 측면에서 국민적 다수파를 만들기 위해 힘을 기울임과 동시에, 제9조 개정과 일체의 개헌수속의 폐기를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kimjongsung.com.일제청산연구소 연구위원,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패권쟁탈의 한국사,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조선노비들,왕의여자 등.

AD

AD

AD

인기기사

  1. 1 '윤석열 대통령 태도가...' KBS와 MBC의 엇갈린 평가
  2. 2 5년 뒤에도 포스코가 한국에 있을까?
  3. 3 감정위원 가슴 벌벌 떨게 만든 전설의 고문서
  4. 4 윤 대통령 95분에서 확인된 네 가지, 이건 비극이다
  5. 5 6자로 요약되는 윤 대통령 기자회견... 이 노래 들려주고 싶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