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퍼런 바다를 유유히 헤엄쳐 나가는 용의 날카로운 발톱을 보는 듯한 통영 연화도 용머리.김연옥
뭍에만 살아서 그런지 드넓은 바다에 한가로이 떠 있는 섬의 풍경은 내겐 늘 아름다운 낭만으로 와 닿는다. 험한 바다를 끼고 살아가는 섬사람들은 팔자 늘어진 소리를 한다며 혀를 끌끌 찰지도 모를 일이겠지만 말이다.
단지 섬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지난 1일 통영 연화도(경상남도 통영시 욕지면 연화리)로 나들이 겸 산행을 떠나는 산악회를 그저 따라나섰다. 바다에 피어 있는 연꽃이란 의미를 지닌 연화도는 통영항에서 남쪽으로 24km 떨어진 위치로 뱃길로 1시간 정도 걸리는 작은 섬이다.
통영시 관내 유인도 가운데 처음 사람이 살았다는 연화도. 그 섬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연화도(蓮花島)는 불교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조선 시대 연산군의 억불정책을 피해 이 섬으로 은신한 연화도사가 연화봉에 암자를 짓고 수도하다 입적하였다. 이에 그의 유언에 따라 수장(水葬)을 하자, 도사의 몸이 한 송이 연꽃으로 변했다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