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 동동 뜬 갓물김치국수, 한밤중에 만들어먹었습니다.맛객
만화가와 야식, 오래된 친구처럼 자연스런 관계. 숨 쉬듯, 밤샘을 일상적으로 하는 직업이다 보니 자연스레 야식과 어울릴 수밖에 없다. 90년대 초, 맛객은 모래내에 있는 잡지사에 근무한 적 있었다.
@BRI@만화잡지 <월간만화>와 <부부> <스위트커플> 같은 대중지를 내는 3류 잡지사였다. 3류다 보니 맛객은 편집에 있어 문외한이면서도 <월간만화> 편집을 담당하는 중책을 맡았다. 편집에 있어 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였다.
오전엔 탱자탱자~ 놀면서 편집을 하고, 오후 서너 시가 되면 찾아오는 작가들과 함께 나가 저녁 겸 술자리를 가졌다. 술을 마셨어도 정신은 말짱해 잡지사로 돌아와 새벽까지 만화를 그렸다.
시간은 새벽으로 향하고, 차 달리는 소리는 밤에 특히 비가 오는 날 새벽이면 더욱 크게 들렸다. 그 소리를 들으며 도로 옆 포장마차에 들어가 먹었던 우동. 국물까지 싹 비우며 밤샘작업의 배고픔을 달랬던 기억. 잡지사가 망해 모래내를 뜨면서 새벽녘에 먹는 우동의 맛은 볼 수 없게 되었지만, 가끔 그 시절에 먹던 소박한 우동이 그립기도 하다.
밤샘하다 먹었던 포장마차 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