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열풍이 불고 있다

뜨는 초콜릿, 업체들 즐거운 비명

등록 2007.02.07 11:20수정 2007.02.1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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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사진제공 '사랑을 만드는 초콜릿공장'(부엌)

사진제공 '사랑을 만드는 초콜릿공장'(부엌) ⓒ 우먼타임스

[이재은 기자] 다크 초콜릿이 히트 상품으로 꼽히는가 하면 초콜릿 음료, 초콜릿 과자 등 초콜릿을 접목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여성들을 중심으로 초콜릿을 향한 애정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초콜릿 열풍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최근의 초콜릿 열풍은 다크 초콜릿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크 초콜릿은 보통 초콜릿보다 코코아 함량이 더 많고 검은 색깔을 띤다. 다크 초콜릿이 대세였던 미국, 유럽 등과 달리 국내에서는 그 동안 달짝지근한 밀크초콜릿의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다크 초콜릿이 건강과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입 소문이 나면서 20∼3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카카오는 항산화 기능이 있는 폴리페놀과 심장 질환의 예방에 좋다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카카오에는 피를 맑게 하고 혈압을 낮추는 폴리페놀 성분이 다량 포함돼 있어, 심장 질환과 암 발병률을 낮추고 단백질, 지방, 미네랄 등의 필수 영양소들이 풍부하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발표됐다. 최근에는 미국 ABC방송 인터넷 판이 보도한 ‘2031년 미래의 웰빙 식단’에도 카카오 함량이 많은 다크 초콜릿이 올라 화제가 됐다.

다크 초콜릿의 출현으로 초콜릿 생산 업체들은 그야말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해 8월 롯데제과가 출시한 카카오 함량 56%, 72%인 '드림카카오' 시리즈가 월 매출 1백억 원대의 대박을 내자 경쟁 업체들이 잇따라 관련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 함량 99%의 제품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다크 초콜릿 열풍으로 초콜릿 시장 전체도 커졌다. 지난해 국내 초콜릿 시장 규모는 3천억원 대로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했으며, 올해는 매출이 최대 20%까지 신장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직접 만든 수제 초콜릿만 판매하는 초콜릿 카페들도 서울 홍대앞, 압구정동 일대를 중심으로 속속 생겨나고 있다.

홍대 근처 초콜릿 카페인 카카오 붐을 즐겨 찾는 신민지씨는 "순도 72% 이상의 다크 초콜릿을 비롯해 무설탕 초콜릿 등 덩어리 초콜릿과 진한 크런치 초콜릿, 다양한 트러플을 종류별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수제 초콜릿은 훨씬 부드럽고 진한 맛이 감돌아 따뜻한 차와 함께 먹으면 기분까지 좋아진다"고 말했다.


다크 초콜릿 열풍으로 초콜릿 다이어트와 쇼콜라티에(초콜릿 장인)의 주가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

일본인 구스타 에리코가 쓰고 방송인 정선희씨가 번역한 ‘초콜릿 다이어트’(고려원북스)는 출간 한 달만에 건강서적 분야에서 1위를 기록하며 초콜릿 다이어트 붐을 형성하고 있고 수제 초콜릿만을 전문으로 디자인, 생산하는 쇼콜라티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쇼콜라티에 정의정(29)씨는 "초콜릿을 마음이 담긴 선물로 주고받는 외국처럼 초콜릿을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니라 예술성이 담긴 작품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쇼콜라티에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다크초콜릿 열풍이 비단 우리나라만의 특수 상황이 아닌 만큼 시장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03년에서 2005년에 이르기까지 미국 시장에서 초콜릿 전체 매출액 증가율이 약 8%에 그친 반면, 하이카카오 초콜릿 시장 규모는 약 28%나 성장한 16억달러에 달했다.

초콜릿 소품 만드는 쇼콜라티에 정의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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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초콜릿을 먹기만 하나요? 마음을 담는 소품도 만들 수 있어요."

쇼콜라티에 정의정(29)씨는 초콜릿의 달콤함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잇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양한 디자인의 수제 초콜릿을 만들어 결혼식 답례품이나 영어 유치원에 간식으로 제공하는 일을 계획하고 있긴 하지만 정씨가 가장 애착을 갖는 일은 초콜릿으로 달콤한 사랑 고백하기.

얼마 전 정씨는 친한 친구의 결혼 선물로 초콜릿으로 만든 벽시계를 마련했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좋지 않은 일들이 연거푸 터져 지쳐 있던 친구 부부에게 이제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시간만 존재하라는 의미에서다. 초콜릿은 보관만 잘 하면 2∼3년 동안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초콜릿 시계도 일반 시계처럼 똑같이 사용할 수 있다. 초콜릿 시계는 친구 부부에게는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물건이 됐고 정씨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달콤한 선물이었다.

"초콜릿 한 개 한 개가 모두 특별하죠. 초콜릿을 만들 때 내 감정, 기분을 함께 녹이니까요.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에게 기억에 남는 선물을 하고 싶을 때 초콜릿에 그 사람의 마음을 담아요. 연인에게 프로포즈를 하는 남성에겐 ‘나만의 신데렐라가 돼 달라’는 메시지를 담은 구두 초콜릿을 추천하죠."

정씨가 초콜릿 장인, 쇼콜라티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건 2년 전. 방송사 기자로 일하다가 치열하고 고단한 일상에 지쳐 잠시 휴식기를 갖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가 머물렀던 곳은 미국 텍사스 주 알링톤. 평소 초콜릿을 좋아하던 정씨는 차를 타고 20분 정도 달리면 나오는 아담한 수제 초콜릿 숍에 자주 들르곤 했다. 숍 주인은 자신이 만들고 싶은 아기자기한 수제 초콜릿을 만들어 팔았고 사람들은 각자 기호에 맞는 초콜릿을 골라 몇 개씩 사갔다. 그들의 얼굴에는 항상 웃음이 가득했고 초콜릿을 입안에 우물거리는 이들의 표정은 평화로웠다.

'그래. 진짜 행복은 저런 거야. 기꺼이 즐겁게 일하고 그 즐거움을 주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일. 앞으로 그런 일을 하며 살고 싶어.'

한국에 돌아온 뒤 그는 4개월 동안 쇼콜라티에 과정을 수료했다. 그 후 혼자 작업을 하며 여러 가지 초콜릿 작품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처음엔 유명한 쇼콜라티에가 되기 위해 과정을 이수했지만 지금은 행복해지기 위해 초콜릿을 만든다.

"초콜릿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일상이 바뀌었어요. 초콜릿 작품을 만들어 선물하면 그 순간 세상이 다 달콤하게 느껴지거든요."

정의정씨의 감미로운 하루가 오늘도 카카오 가루와 함께 시작된다.

달콤한 여행 떠나볼까
초콜릿기행


▲제주도 초콜릿 박물관
초콜릿과 관련된 각국의 수집품들을 모아 놓은 곳. 제주도 초콜릿 박물관(www.chocolatemuse um.org)은 독일 쾰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건립되었으며 하루 평균 5백명, 여름 성수기에는 2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초콜릿의 역사와 제조 과정을 살펴보면서 초콜릿 제품 쇼핑도 할 수 있다.
1인당 4천원의 관람료(초등학생 이하는 무료)를 받는다. 이곳에서 제조된 초콜릿은 서울 종로에 있는 초콜릿 캐슬(02-3210-3171)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녹차, 인삼, 솔잎 초콜릿 등 이색 초콜릿을 만날 수 있다.

▲일 카카오
초콜릿 구입은 물론 초콜릿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곳.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일카카오(www.ilcacao.co.kr)는 매일 15종이 넘는 초콜릿을 직접 생산하고, 원하는 모양으로 주문 제작도 한다.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고급 재료를 공수해 와 맛이 고급스럽다. 특히 한번 맛본 사람은 반드시 다시 찾는다는 진하고 부드러운 맛의 핫초코가 일품이다. 2월 8일부터 11일까지 밸런타인데이를 위한 ‘초콜릿 액자 만들기’ 특별 강좌를 운영한다. 한 강좌당 4~5명의 소수 인원으로 운영하며, 미리 연락해 예약해야 한다.

▲카카오 봄
서울 홍대입구에 있는 카카오 봄(www.cacaoboo m.com)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초콜릿을 즐길 수 있는 카페. 벨기에 수제 초콜릿을 주로 이용해 다양한 초콜릿 간식을 선보인다. 72% 다크초콜릿을 비롯해, 무설탕 초콜릿, 진한 크런치 초콜릿, 생 초콜릿 등으로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르 쇼콜라
다양한 모양의 이색적인 초콜릿을 만나볼 수 있는 곳. 서울 방배동에 있는 르쇼콜라(www.lechocol at.co.kr)는 백년초로 색을 낸 핑크 초콜릿, 찻잎으로 만든 얼그레이 초콜릿 등 다양한 맛의 초콜릿을 선보인다.
특히 이곳에서는 초콜릿으로 만든 인형이 인기 제품이다. 원하는 모양을 1주일 전에 주문하면 전문가들이 초콜릿으로 똑같이 제작해 준다.

▲리샤
초콜릿의 명품이라고 일컬어지는 프랑스 리샤 초콜릿. 경기 성남시 분당에 있는 리샤 매장은 프랑스에서 공수된 30여 가지가 넘는 직수입 초콜릿을 판매한다. 맛은 물론 보기에도 좋은 예술적인 초콜릿은 선물로도 손색이 없다. 1만~9만원대까지 다양한 제품이 있으며, 7가지 맛을 담은 쁘띠리샤 컬렉션이 인기 상품이다.

권미선 기자 kms@iwom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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