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망울 매친 매화는 빗방울이 송송글 맺혀 물꽃으로 먼저 피어납니다.조태용
경제적인 용어로 표현하면 토종이 사라지는 것은 수확량과 모양이 작은 토종매실을 수확량과 크기가 큰 개량종 매실로 농장으로 개발시킨 것입니다. 아마 자본주의가 만든 최고의 히트 상품이 '개발'일 것입니다.
웬만한 일도 개발이라는 말이 붙으면 엄청난 힘을 발휘하면서 사람들을 현혹합니다. 개발과 함께 따라다니는 절친한 친구가 있는데 그 녀석이 바로 돈이죠. 개발은 곧 돈이 되기에 누구라도 감내해야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새만금 갯벌도 개발과 돈이라는 단어에 현혹되어 굴복하고 복종하게 된 것입니다. 부동산 투기 열풍이나, 한때 '묻지마 투자'를 유행시킨 코스닥 열풍을 보면 웬만한 소박한 사람들도 돈 앞에서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 주식 모르고 부동산 투기 모르는 사람 있겠습니까?
피아골에서 섬진강으로 흘러가는 계곡을 따라 내려오니 조그마한 마을들이 줄줄이 이어져 있습니다. 산마을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산골 마을은 고요합니다. 아마도 자본주의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바로 이런 산골에서 자립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소비가 필요 없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물건을 만들어 팔아야만 유지되는 사회입니다. 누구나 다 알듯이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버팀목이지요. 그래서 소비가 필요 없는 사람만 존재하면 자본주의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