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창태 사장은 각서 쓰면서 취재했나"

<시사저널> '각서' 주장에 'PD수첩' "견본일 뿐"

등록 2007.02.09 16:00수정 2007.07.0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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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창태 사장 등 시사저널 경영진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지난 7일 MBC 'PD수첩'을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한 금창태 <시사저널> 사장이 MBC가 공정하게 보도하겠다는 각서를 쓰고도 편파방송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금 사장은 8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PD수첩'의) 강지웅 PD는 공정 보도를 약속하는 각서까지 쓰고도 이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금 사장은 "강 PD가 인터뷰 전에 '발언을 거두절미하거나 의도적으로 편집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써서 보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강 PD와 'PD수첩'은 각서를 써 준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금 사장이 각서를 요구한 것은 사실이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문구를 넣어달라고 강요해 서명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강 PD는 "<시사저널> 편집위원을 통해 금 사장과의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각서를 써주면 인터뷰에 응할 수도 있다고 했다"며 "데스크가 크게 반대했지만 금 사장의 반론 인터뷰가 꼭 필요해 노사 양쪽의 입장을 공정하게 보도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각서 초안을 이메일로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 사장은 각서 초안을 받은 뒤 '각서 내용을 위반했을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는 문구를 더 넣어달라고 요구했다. 강 PD는 "인터뷰에 각서를 요구하는 행위도 우스꽝스러운데 어떻게 그런 요구를 하느냐고 말했다"며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하자 금 사장은 MBC를 성토한 뒤 인터뷰를 거절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밝혔다.

강 PD에 따르면 양측이 각서 내용에 합의하지 못해 공식 인터뷰가 이뤄지지 못했다. 따라서 각서 역시 원인무효가 된 셈이다.

견본 보냈을 뿐인데 각서 받았다니….

@BRI@그 뒤 'PD수첩' 제작진은 용산에 있는 서울문화사 앞에서 우연히 금 사장을 만나 약 20분간 나눈 대화를 방송에 내보냈다.

하지만 금 사장은 < PD수첩> 방영 뒤 강 PD에게 전화를 걸어 "각서까지 쓰고도 편파방송을 했다"며 강하게 항의했고 결국 검찰에 고소했다.

강 PD는 "각서는 인터뷰를 위해 보낸 견본일 뿐이고, 당연히 내 서명도 없는데 금 사장이 왜 각서를 써 줬다고 주장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금창태 사장도 1965년부터 기자 생활을 해 온 언론계 대선배인데, 금 사장은 취재할 때마다 취재원에게 각서 써주면서 취재했느냐"고 비판했다.

김유진 민언련 사무처장은 "각서를 요구했다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처장은 "인터뷰에 응하려면 응하고, 거부하려면 거부하면 되는 일"이라며 "보도에 문제 있다면 정정보도를 요구하거나 대응하면 될 것인데 사전에 각서를 요구하는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금 사장이 합의 안 된 각서 초안을 '각서'라고 주장하더라도 법적 효력은 없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송호창(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서명이 들어있지 않은 각서 초안은 쌍방이 합의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며 "검찰에 제출하더라도 법적 효력은 없다"고 말했다.
#시사저널 #금창태 #각서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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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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