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시장에서 유명한 순대국밥집 어머니입니다. 대학 때부터 다녀서 지금도 어머니라고 부릅니다. TV에도 출연하셨던 꽤 유명한 분입니다.강충민
동태포도 사고 산적용으로 돼지고기, 소고기도 샀습니다. 이럴 때 김치냉장고가 있으면 좋겠다는 아내의 말에 저도 맞장구를 쳤습니다. 아무래도 산적용으로 산 돼지고기, 소고기는 냉동실에 보관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과일이나 야채는 설 전날 사기로 하고 순대국집에 들렀습니다. 국물이 진한 정말 맛있는 곳이지요. 우리는 점심을 해결하고 이가 부실한 어머니를 위해서는 삶은 머릿고기를 사고 나올 요량으로요.
"원재야. ×마트하고 시장하고 뭐가 달라?"
뜨거운 국물을 후후 불어가며 맛있게 먹는 원재에게 일부러 '×마트와 시장 중에서 어디가 좋아?'라고 묻지 않고 뭐가 다른지를 물었습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원재의 입장에서는 대형마트 밝은 조명 아래서 산더미같이 쌓인 물건들과 쇼핑카트가 주는 편리함이 훨씬 더 좋을 테니까요. 또 각양각색으로 원재를 유혹하는 것들은 얼마나 많고요.
"시장에서 물건 파는 사람들은 다 주인이야"
숟가락을 내려놓고 잠시 고민하더니 "힌트 줘봐. 아! 그리고 답 말하지 말아봐. 내가 맞출게"하며 다급하게 저의 입을 막습니다.
그리고는 엄마를 보며 "엄만 알아?" 합니다. 그 말에 각시는 배시시 웃기만 합니다.
대형마트에 비해 재래시장이 불편하고, 많이 걸어야 하고, 쇼핑카트가 없고, 이런 여러 가지 다른 점들은 애초부터 아닐 거라고 생각했는지 그 말은 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아직 어린아이인 아들에게 과한 생각을 바라지 않나 하고 생각하는데 아들이 드디어 외칩니다.
"아! 알았다! 시장에선 돈을 다 따로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