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 농민운동가 조제 보베, 옥중 대선활동 벌일 듯

등록 2007.02.12 22:13수정 2007.03.0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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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 2004년 방한한 조제 보베가 WTO에 대한 대항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방한한 조제 보베가 WTO에 대한 대항을 촉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내가 처음으로 감옥에서 대선운동을 벌이는 후보가 될 것이다."

지난 7일 대법원으로부터 GMO 옥수수밭 훼손죄로 4개월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후 대선후보자인 조제 보베가 한 말이다.

프랑스농민총연맹회의의 리더인 조제 보베는 2004년 7월에 프랑스 남부지방인 오뜨-갸론느 지방에서 유전자 변형 옥수수밭을 훼손했다는 죄목으로 2005년 11월 15일 다른 7명의 동지들과 함께 감옥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그는 대법원에 항소를 제기했는데 항소가 기각되어 4개월의 징역형을 받은 것이다.

1953년생인 조제 보베는 프랑스인들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매우 알려진 프랑스 유명인사 중의 하나이다. 농학탐구연구소 지역소장이자 과학아카데미 멤버인 아버지와 자연과학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보베는 사실 농민리더가 될 아무런 환경적인 요인을 갖고 있지 않았다.

바칼로레아를 취득한 후 보베는 철학을 가르치고자 하는 희망으로 그랑제꼴(프랑스에서 엘리트를 양성하는 학교)과 대입 준비반을 이수한다.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보베는 피레네 산골의 한 농가에 피신하는데 1973년 당시 마침 라르작 고원에서 열린 군진영 팽창 반대집회에 참가한 뒤 보베는 부인과 함께 아예 라르작 고원에 정착해 양목축을 시작한다.

그러므로 보베의 반군대, 평화주의, 반핵 투사로서의 삶은 벌써 30년에 가까운 세월에 이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보베는 90년대 말 이후부터는 유전자 조작식품과 무역의 세계화 운동에 반기를 들고 열성분자로 활동하고 있다.

보베의 징역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감옥을 드나들었던 보베가 본격적으로 프랑스인들에게 알려진 것은 지난 99년 8월 12일, 라르작 고원 아래에 위치한 미오 도시에 있는 '맥도널드' 가게를 쳐부순 사건 때문이다.


당시 미국은 유럽이 호르몬이 다량 들어있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거부하자 거기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산 농산물을 미국이 수입할 경우에 일종의 세를 부과한 적이 있었다.

이 농산물에는 라르작 고원에서 생산되는 로크포르(암양의 우유로 만든 치즈)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사건으로 보베는 3개월의 징역살이를 하게 된다.


조제 보베는 또한 중요한 국제적인 싸움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낸다. 그가 참가한 굵직한 행사를 보면 1999년 미국 시애틀 데모, 2001년 브라질 세계사회포럼, 같은해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렸던 G8 국가정상 모임 반대시위 등인데 이 데모에서는 한 젊은이가 경찰에 의해 사살되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했다.

보베는 2004년 9월에는 멕시코 칸쿤에서 자살한 이경해 열사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작년 6월 13일 보베는 '반자유경제의 좌파', '좌파의 좌파'라는 기치를 걸고 처음으로 대선후보에 참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마리-조제 뷔페가 공산당 후보로 나서고 올리비에 브장스노가 공산주의혁명동맹 후보로 나서는 등 좌파에서 두 명의 후보가 나서자 지난 11월 23일 대선후보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그러나 보베의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열성분자들이 나서서 3만5천여명의 사인이 담긴 탄원서를 제출하자 올 2월 1일 다시 대선후보에 나서기로 결정한다.

"목소리가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어야 한다"는 보베는 불평등에 대한 싸움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선거로 반란을 일으켜야 할 때"라고 선포했다. 그는 사르코지를 '위험한 인물'로 간주했는데 그 이유는 그가 "강한 자를 장려하고 약한 자를 벌주는 경제원칙에 더욱 가까이 가야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루아얄에게도 고운 시선을 보내지 않고 있는데 그에 의하면 루아얄은 '포기한 좌파'이며 '자유경제논리를 지속시키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날 대선후보자 조제 보베는 아래와 같이 9가지의 중요 대선 프로그램을 밝혔다.

▲ 실업율을 줄이고 월급자들의 생활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사회긴급 플랜 세우기
▲ 새로운 경제성장과 원자력과 GMO등 대형문제에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새로운 경제모델 수립
▲ 수백만에 해당하는 방리유(도시변두리) 주민들을 위한 사회적, 인간적 정책 세우기
▲ 프랑스에 살고있는 모든 이주민에게 합법서류 배포하기
▲ 5공화국을 철수하고 '사회적이고 시민적인' 새로운 민주주의 설립하기
▲ 프랑스인들이 2005년 5월 29일 유럽헌법투표에 거부한 이래 '민주적이고 사회적'인 기본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유럽결성의 재창조
▲ 지방도시와 해외 프랑스령에게 자치결정제 부여
▲ 개발도상국과 함께 세계경제자유화에 대한 싸움을 전개하고 세계은행, OMC, IMF등 대형제도에 대항하기
▲ 남녀평등을 위한 지속적인 싸움 전개

이제 조제 보베에게는 대선후보에 공식적으로 오르기 위한 500명의 서명을 얻는 일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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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자유기고가, 시네아스트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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