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버마 민주화를 촉구하는 'Free Burma Campaign(Korea)' 주최로 중국 정부의 버마 군부 지원 규탄 기자회견이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렸다.인권실천시민연대
지난 1월 1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아래 안보리)에서는 버마 민주화 내용을 담은 미국 측 결의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됐다. 안보리 표결은 이사국 15개 국가 중 9개국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이날 표결에서는 9개국이 찬성했지만, 결국 결의안은 부결됐다. 가결의 필수요건인 5개 상임이사국의 승인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중국과 러시아가 버마 민주화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2월 13일, 매주 화요일 버마 민주화 촉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Free Burma Campaign(Korea)' 참가자들은 중국의 결의안 반대를 비판하고 중국 정부의 버마군부 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었다.
미국의 결의안은 버마의 현 상황이 아시아의 민주주의와 평화에 위협이 된다고 전제하고 아웅산 수지 여사를 포함한 모든 정치범의 석방, 군부의 인권 침해 중단, 민주화를 위한 대화에 야당과 소수민족 포함, 유엔 사무총장의 중재를 통한 적극적인 개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버마 민주화 문제가 전적으로 '내정'에 해당하며, 버마 문제가 아시아의 민주주의와 평화에 위협을 불러일으키지도 않는다는 점을 내세워 결의안 채택을 반대했다.
안보리 결의는 버마 국민들의 요구사항
@BRI@사회를 맡은 버마행동(한국)의 뚜라 대표는 "중국이 단순히 주권적인 관점에서 결의안을 반대한 것은 아니"라며 기자회견의 문을 열었다. 가스와 석유를 비롯한 지하자원 개발이나 벌목 사업 등 중국이 버마 군부와 맺고 있는 긴밀한 경제적 이해관계가 더 큰 이유일 것이라는 것이 뚜라 대표의 지적이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석유공사(CNPC) 산하 '중국 석유·천연가스 탐사 개발공사'와 버마의 국영 천연가스공사는 버마 수도 양곤에서 벵골만 해저 석유탐사 계약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은 버마 남부 항구인 시트와 연안 부근의 3개 광구에서 중국석유공사가 독자적으로 탐사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양국은 빠르면 올해 안에 육로 송유관 건설에 착공한다는 데에도 합의했다. 시트와에서 시작해 버마 중부의 교통요지인 만달레이와 중국의 쿤밍까지 이어질 이 송유관이 건설되면, 중국은 수송비 절감과 유사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그간 버마 민주화 인사들을 비롯한 국내외의 많은 전문가들은 버마 내 개발 사업이 강제이주와 강제노동, 극심한 환경 파괴를 불러와 국민들의 삶을 더욱더 어렵게 한다고 지적해왔다. 또한 개발 이익은 오롯이 군부의 몫으로 무기 구입 등 정권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돼왔다.
버마 민주화 인사들의 항의를 전달한 미얀마민족민주동맹(자유지역, NLD) 한국지부의 내툰나잉 총무는 "아시아의 대국을 자처하는 중국이 협소한 경제적 이익을 넘어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어줄 것"을 호소했다.
지난달에는 76명의 한국 국회의원을 포함한 34개국 503명의 국회의원들, 13명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 등이 안보리에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해 버마에 행동을 취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내툰나잉 총무는 "버마 내 많은 비폭력·친민주 운동 세력들은 유엔 안보리의 행동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버마 국민들이 무엇을 진정으로 바라는지에 대해 전달했다.
1월 11일에는 아웅산 수지 여사가 지도하는 NLD가 안보리 회원국들이 결의안을 지지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CRPP(국민의회대표위원회), UNA(국제연합연맹), UNLD(민족민주주의연합동맹), 88학생세대, 은퇴정치인연합 등도 안보리가 버마의 상황을 처리해 줄 것을 요구했다. 버마의 두 국회의원은 위험을 감수하고 <워싱턴포스트>에 'UN의 도움을 간청함'이란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버마 민주화는 국제사회의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