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파트 난민 캠프 운동장의 놀이터 전경홍미정
성급했던 나의 첫인상
필자가 난민 캠프 운동장에서 서성거리는데, 갑자기 축구공이 날아와 얼굴에 맞았다. 눈물이 왈칵 나왔다. 이곳의 어린이들은 정말 다른 팔레스타인 지역의 어린이들과 달리 무척 예의 없고 거칠다는 생각이 들었다.
@BRI@잠시 후 유모차의 아기를 돌보고 있는 어린이가 다가왔다. 조금 전에 나에게 축구공을 날린 그 아이다. 내가 "네 동생이냐"고 묻자, "아니다. 이 아기는 부모도 형제도 없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캠프의 어린이들은 대부분 부모가 없는 고아들이거나, 부모가 있다 하더라도 이스라엘 감옥에 있거나, 생활능력이 전혀 없는 마약 중독자이거나 매춘부들이다.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 내에서 문제를 일으킨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이 캠프로 몰아넣는다. 어린이들은 거리에서 어른들 사이에서 오가는 마약 중개를 하기도 하고, 일부 어린이들도 마약을 하지만 이를 제지하는 사람들이 없다.
잠시 후 필자는 아이들에게 팔레스타인 전통 과자를 나누어주려고 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선뜻 받지를 않고 뒷걸음질을 했다. 무안해서 아말에게 왜 그러냐고 물으니 아이들이 너무 수줍어해서 그렇단다. 버스 정류장에서 나에게 발길질한 것도 내가 한국이나 중국에서 온 것으로 생각하고 친근함을 표시하기 위해서 '태권도'나 '쿵후' 등을 선보인 것이라고 했다.
한 아이가 수줍은 표정으로 나에게 두 개의 초콜릿을 내밀었다. 나는 사양하다가 도리가 아니다 싶어 받아들었다. 순간, 이 지역 아이들이 매우 예의 없고 거칠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