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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 한켠에 정리해 둔 교재들. ⓒ 박준규
36살. 태어날 때부터 뇌병변 장애를 갖고 태어난 전신마비 장애인. 누워서만 살아왔고 '당연히' 학교는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다. 그러나 아직 배움과 자립에 대한 꿈은 끝나지 않았다.
정명근씨는목을 가누기조차 힘든 몸으로 중입 검정고시 준비를 하며 그동안 느끼지 못한 배움의 기쁨을 느끼고 있다.
독학으로 한글을 익히고 혼자 컴퓨터도 배워 인터넷 장애인모임에서 강원도 모임지기로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의지가 강한 정씨. 지도교사를 따로 둘 상황이 안 되지만, 그는 인터넷동영상을 보며 공부를 하는 그는 누구보다 배움에 대한 욕심이 강하다.
배움에는 나이도 장애도 문제 되지 않아
@BRI@서른여섯에 초등과정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 그것도 지도해 주는 사람 없이 혼자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이 비장애인들에게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불편한 몸으로 혼자 독학을 결심한 정씨에게 공부를 시작하게 된 동기를 물었다.
"어릴 때부터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2006년 11월 장애인 자립생활 체험 캠프에 참석하고 자립생활을 할 마음과 자신감이 생겨서 본격적으로 공부가 하고 싶어졌어요."
집에서의 반응은 어땠을까. 정씨는 "어머니는 과연 제가 공부를 끝까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남동생은 그냥 공부 열심히 잘 하라고 격려만 했다"며 어머니의 걱정과 동생의 격려에 착잡했던 속내를 내비쳤다.
늦은 나이에 홀로 공부를 시작한 정씨. 하지만 정씨는 배움에는 늦은 나이도, 장애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배움에 대한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그러나 의지만으로 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나이가 많아 학습이 더디지 않을지, 정씨는 걱정스럽다. 책값도 만만치 않다. 정부에서 월 30만대의 지원금을 받고 있는데, 정시는 이 중 19만원을 생활하고 있는 복지시설에 내고 나머지 돈으로 공부에 필요한 것을 구입하고 있다.
그의 꿈은 무엇일까. 정씨는 "기회와 여건이 허락된다면 대학에 들어가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라고 답했다.
이와 더불어 정씨는 장애인 친구들에게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그냥 집에만 있지 말고 일단 공부부터 시작해서 당당히 사회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라고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씨의 열정에 대해 같은 카페회원인 G(여·38)모씨는 "정말 대단해 보인다, 최악의 조건에도 불구하고 늘 긍정적인 마음으로 그렇게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가 정말 대단해 보인다"고 찬사를 보냈다.
미래를 위해 한걸음씩 내딛는 정씨의 자세를 배워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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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웃고 있는 정명근씨, 의사소통을 위해 휴대폰 문자를 찍고 있다. ⓒ 박준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다음>과 <에이블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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