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조를 위해 망원경에 매달린 내 모습김선태
처음엔 거센 바람 때문에 철새를 볼 수도 없었다. 지나가는 유람선이 보이고 밤섬의 강가 모래밭에서 노니는 까치가 보일 뿐이었다. 그러나 조금 시간이 지나면서 자세히 관찰을 해보니 밤섬의 나무 위에 까맣게 앉아 있는 가마우지 20여 마리가 가까이 관찰이 되었다. 가마우지들이 한바탕 나르더니 물 속에 들어가 먹이 사냥을 한 뒤 다시 나무 위로 올라와 앉았다.
자세히 망원경으로 살펴보니 밤섬의 동쪽 끝, 상류 쪽의 다리 밑 부분에 흰뺨 검둥오리와 흰죽지가 30여 마리 관찰되었다. 마치 팽이처럼 물구나무서기를 하면서 먹이를 찾는 철새들이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논병아리가 관찰된다고는 하지만 확인하지 못했다.
댕기흰죽지, 재갈매기, 청둥오리, 원앙을 발견하고 환호성을 질러대는 대원들도 있었지만, 거센 물결 때문에 아무나 관찰할 수가 없어서 안타까움만 안고 망원경에 눈을 대고 서성이기를 약 한시간, 결국 별 소득 없는 탐조활동은 섭섭함만 남겼다.
날씨가 좋으면 우리를 안내하기로 되어 있던 김 선장님은 우리들에게 아쉬움만 남기는 말씀을 하고….
"오늘 날씨가 좋았으면 여러분을 밤섬까지 모시고 가서 철새들을 관찰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기로 하였는데, 거센 물결 때문에 위험해서 부득이 다음 기회로 미루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거센 바람 때문에 밤섬을 들어가서 본다는 희망과 기대에 부풀었던 우리 대원 ' 서대문자연사박물관 도슨트'들은 아쉬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너무 아쉽고 멀어서 제대로 보지도 못한 섭섭한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서 우리를 양화대교 아래 철새 전망대로 안내해 주었다.
다행히 이곳에서는 여러 종의 철새들을 비교적 가까이 관찰 할 수 있어서 망원경 없이 육 안으로 철새들을 보는 시간을 가졌다. 역시 밤섬 지역에서 불 수 있는 물새들이었다. 다만 좀더 가까이 자세히 볼 수 있다는 것이 위안이었다. 난생 처음 밤섬에 들어가 보겠다고 설레이었던 마음은 끝내 섭섭함만 안고 돌아서게 만든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