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1월 24일 일본 외무성은 그간 6억엔의 기금이 조성되었고 위안부 피해자들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았다면서 아시아여성기금 활동을 2007년 3월에 종료한다고 발표하였다.일본 외무성
위와 같이 일본에서는 자신들이 무라야마 담화를 통해 이미 사과의 뜻을 밝혔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여성기금 활동을 통해 위안부 '보상' 활동을 성공리에 끝냈다는 자평을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는 한국측의 비협조와 방해 때문에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보상금'을 수령한 7명의 한국인 피해자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총리에게 감사를 표하기까지 했다고 말하였다.
이처럼 일본은 '성의 있는 대응'을 하였는데, 미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논의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게 가토 로죠 주미일본대사의 신경질적 반응이다.
위와 같이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하여 이미 할 만큼 다 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등의 배상 요구에 대해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위안부 '보상' 활동을 올해 3월에 종료하는 것도 이미 할 만큼 다 했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했다는 건 일본인들의 착각
피해자측의 분노한 마음은 가시지 않았는데 일본측은 이미 할 만큼 다 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으니, 무엇이 어디서 어떻게 잘못되었는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일본인들의 착각 때문이다. 일본인들의 착각은 다음 3가지다.
첫째, 일본인들은 무라야마 총리의 담화로 일본인들의 사과가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그 사과의 진정성 여부를 떠나 형식적으로 볼 때 그것은 진정한 사과라고 볼 수 없다. 집단이 다른 집단에 대해 범죄를 저질렀을 때에는 그 집단의 대표자가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그 대표자가 죽은 경우에는 그 대표자를 승계한 자가 사과를 해야 한다.
일본인들은 실권자인 총리가 사과했으니, 일본이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자행된 위안부 만행의 최고 책임자는 일본 국왕(이른바 '천황')이었다. 당시에도 총리가 있었지만, 세계 인류는 일본 국왕에게 최종적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당시의 히로히토 국왕이 이미 죽고 없다. 그렇다면, 그 히로히토의 계승자가 사과를 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럼, 누가 히로히토의 계승자인가? 일본 총리는 결코 아닐 것이다. 일본 총리가 일본 국왕의 계승자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계승자를 판가름하는 기준은 정치적 실권이 있느냐 여부가 아니다. 일본 국왕의 자리는 정치적 실권자에게 계승되는 것이 아니다.
일본의 왕실전범 제2조에 따르면, 왕위계승순위는 ①왕세자 ②왕세손 ③왕세자의 기타 자손 ④제2왕자 및 그 자손 ⑤기타 왕자 및 그 자손 ⑥왕의 형제 및 그 자손 ⑦왕의 백부·숙부와 그 자손 ⑧기타 최근친으로 되어 있다. 누가 히로히토의 계승자인가는 바로 왕실전범에서 잘 알려주고 있다.
그러므로 위안부 만행의 최고 책임자인 히로히토가 죽고 없다면, 그의 계승자인 일본 국왕이 사과를 해야 마땅할 것이다. 정치적 실권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현 국왕을 히로히토의 계승자가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민간모금 '보상' 말고 정부재원으로 '배상'해야
둘째, 일본은 개별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과로써 사과가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으로써 사과가 끝났다고는 할 수 없다. 아시아여성기금에서는 피해 여성들을 개별적으로 방문하여 총리의 사과 편지를 읽어 주었다. 이런 형식으로 개별적 사과를 한 것이다.
그러나 위안부 피해자는 2원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피해국 국민 전체와 개별 피해자가 모두 위안부 피해자의 범주에 들어간다. 개별 피해자에게도 사죄와 배상을 해야 하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피해국 국민 전체에게도 사죄를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개별 피해자 외에도 이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수많은 민간인들이 이로 인한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또한 위안부 만행은 위안부 개인에 대한 범행인 동시에 피해국 자체에 대한 범행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셋째, 일본은 한국이 아시아여성기금을 거부한 이유가 금액 때문인 것처럼 말하고 있으나 기금의 액수는 본질이 아니다. 아시아여성기금을 거부한 것은 그 액수 때문이 아니라 그 모금방식 때문이었다.
일본이라는 국가가 사과를 했다고 할 수 있으려면, 일본 정부가 직접 재원을 마련하여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런데 민간 모금으로 민간 법인을 만들어 배상도 아닌 보상을 하려 했기 때문에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배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일본의 태도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일본이 얼마 되지도 않는 돈으로 빈곤한 피해자들의 환심을 사고 그들을 도리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인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일본 국왕과 총리가 피해국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사죄하고 피해에 상응하는 충분한 배상금을 지급해야 할 것이다. 일본은 "해결된 문제를 또 끄집어낸다"며 짜증을 부리고 있지만 아직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으므로 피해국들은 계속 요구할 권리가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