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들, 23일동안 진행하던 단식농성 마무리

보건복지부, '대상제한 폐지 및 상한시간 월 최대 180시간 확대' 약속

등록 2007.02.15 18:11수정 2007.02.15 18:11
0
원고료로 응원
활동보조인서비스 권리쟁취를 위해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여왔던 활동보조인서비스제도화를위한공동투쟁단(아래 공동투쟁단)이 23일동안 강행했던 단식농성을 마무리했다.

a 15일 오후2시, '활동보조 권리쟁취 투쟁 전진보고대회'개 개최됐다.

15일 오후2시, '활동보조 권리쟁취 투쟁 전진보고대회'개 개최됐다. ⓒ 위드뉴스 윤보라


15일 오후2시, 공동투쟁단은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에서 ‘활동보조 권리쟁취 투쟁 전진보고대회’를 개최하고, 그동안 벌여왔던 23일간의 단식농성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공동투쟁단 소속 중증장애인 25명은 지난 1월 24일부터 ▲활동보조인서비스의 대상제한 폐지 ▲생활시간 보장 ▲자부담 폐지 등의 3대 요구안을 걸고 국가인권위원회 11층 배움터를 점거하고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 바 있다.

그동안 보건복지부는 오는 4월 시행되는 활동보조지원사업 지침에 대해 여러 차례 발표를 통해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200%이내 가구소득기준에 의한 대상제한과 만 18세 미만을 제외시키는 연령기준 대상제한, 상한시간 최대 80시간 제한, 10% 또는 20%의 자부담 부과 등의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건복지부의 지침에 대해 장애인단체들이 반대하며 지난 23일간 무기한 단식농성, 1인시위, 삭발식, 거리 서명전 등을 진행하자 보건복지부는 가구소득기준 및 연령기준 대상제한을 폐지하고 최중증장애인의 기본생계에 필요한 경우 월 최대 180시간까지 제공시간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공동투쟁단 “자부담, 생활시간 보장위해 새로운 투쟁을 준비할 것”

이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박경석 집행위원장은 “23일전 25명의 중증장애인들이 활동보조인서비스 권리쟁취를 위해 단식농성에 돌입해 오늘까지 총 8명의 동지가 끝까지 남아 투쟁해왔다”며 “힘들게 단식농성을 벌이며 투쟁한 결과 이러한 성과를 얻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a 왼쪽부터 이원교 소장, 양영희 사무국장, 박경석 집행위원장

왼쪽부터 이원교 소장, 양영희 사무국장, 박경석 집행위원장 ⓒ 위드뉴스 윤보라


박 집행위원장은 “그러나 여전히 자부담의 문제가 남아있고 또 하루 24시간 활동보조가 필요한 중증장애인들이 있기에 180시간의 상한시간도 문제가 된다”며 “오늘 단식농성은 마무리하지만 우린 또 다른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식자들의 발언이 있었다. 지난 1월 24일부터 공동투쟁단 소속 25명의 중증장애인들이 단식농성을 벌여왔지만 이 과정에서 17명의 장애인이 탈진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건강상태가 나빠져 단식을 중단했으며, 현재까지 8명의 중증장애인들이 물과 소금으로 23일을 버티며 단식농성을 강행해왔다.

먼저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양영희 사무국장은 “단식을 하는 동안 먹고 싶어도 참아야 하고, 또 화장실을 자주 가는 것이 힘들어서 물을 마시는 것조차 많이 참아왔다”며 “배가 고플때 밥을 먹을 수 없고, 화장실을 가고 싶을 때 갈 수 없는 중증장애인들에게 얼마나 활동보조인서비스가 절실한 요구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대구중증장애인생존권확보연대 박명애 상임대표는 “중증장애인들의 삶을 기만하는 보건복지부의 활동보조지원사업 지침이 우리를 23일동안 버틸 수 있게 만든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건강을 회복한 뒤 다음 투쟁을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원교 소장은 “이번 투쟁의 성과인 대상제한 폐지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며 “대상제한 폐지는 이 나라 모든 중증장애인들이 활동보조인서비스를 권리로써 보장받았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앞으로도 자부담과 상한시간, 지역투쟁 등 많은 일들이 남아있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a 23일동안 단식농성을 강행한 중증장애인들

23일동안 단식농성을 강행한 중증장애인들 ⓒ 위드뉴스 윤보라


끝으로 이날 공동투쟁단은 “대상제한 철폐와 제공시간 확대의 부분적 성과로 단식농성을 마무리하지만, 자부담폐지와 올바른 제도시행을 위해 새로운 투쟁을 결의한다”며 ▲자부담 폐지 ▲지역투쟁 강화로 생활시간 보장 등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15일 공문을 통해 ▲활동보조서비스는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제공한다 ▲사용시간 월 80시간 이상 특례 마련 - 복지부 시범사업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상자는 기존 사용시간을 인정, 최중증장애인으로서 기본생계 유지가 필요한 경우 특례를 인정해 월 최대 180시간까지 활동보조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18세 미만의 장애아동에 대해서는 성년장애인의 일반지원기준에 준하는 활동보조인서비스 제공 ▲각 지자체가 지역실정과 욕구에 따라 보건복지부의 사업지침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www.with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www.with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2. 2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3. 3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4. 4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5. 5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