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운명을 바꾼 국수 한 그릇맛객
맛집의 조건은? 맛있어야 하는 건 당연한 말씀, 주머니사정 고려해서 너무 비싸지도 않아야 하고, 일하는 사람의 서비스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야깃거리가 많은 집이라면 맛집으로 등극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 집에 대해 이야깃거리가 많으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절로 소문을 타게 되니까요. 맛집 탐방을 자주 하는 맛객 입장에서도 음식은 괜찮은데, 이상하게 그 집에 대해 이야기할 게 별로 없는 집은 소개하기가 참 난감합니다.
@BRI@반대로 음식을 먹고 식당을 나서는 순간 그 집에 대한 글 한 편이 이미 완성되어 있는 집이 있습니다. 그런 집이 바로 이야깃거리가 많은 집입니다. 그렇다면 맛집의 이야깃거리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인심 좋은 집, 그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색다른 음식, 독특한 경영 마인드를 가진 사장님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맛객이 가장 선호하는 이야깃거리는 휴머니즘. 즉, 인간의 온정이 물씬 풍기는 집입니다.
음식 한 그릇에서 느껴지는 요리사나 주인장의 인간미는 맛있는 음식을 넘어선 감동적인 맛이 되기도 합니다.
이야깃거리가 있는 맛집
며칠 전 서울 용산구 이촌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다 삼각지에서 내렸습니다. 이촌에 있는 일본음식전문점을 탐방하고 돌아가던 길입니다. 삼각지에서 내린 건 이촌의 음식점에서 느낀 실망감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맛집도 찾을 겸 해서입니다.
국방부 방면(4호선 삼각지역 1번 출구)으로 나오면 우리은행이 있고 은행을 돌아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대구탕으로 유명한 원대구탕과 자원대구탕이 있습니다. 평일에도 손님들로 가득 찬 곳이지만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문 밖에는 열댓 명의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나쳐 갑니다.
골목 끝에서 우측으로 돌아가니 또 7∼8명의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게 보입니다. 차돌박이로 소문난 봉산집입니다. 아직 가보진 않아 어떤 맛인 줄은 모르지만 듣자하니 가격이 꽤 비싼 집입니다. 맛 평가에서도 호불호가 확실한 집입니다. 차돌박이보다 이 집의 된장찌개가 생각나서 들른다는 손님이 있는 반면에, 차돌박이 기름이 들어가서 기름이 둥둥 뜬 이것도 음식이냐 찌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시 걷습니다. 오른쪽 골목으로 30여 년 전통이라는 순댓국집이 보입니다. 오늘은 순댓국이 당지기 않습니다. 다음을 기약하면서 조금 더 걷다 보니 허름한 외관을 한 식당 두 곳이 눈에 띕니다. 삼각지는 국방부가 자리 잡고 있어 개발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래선지 도심답지 않게 허름한 건물들이 꽤 많습니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