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대 세번오르면 극락간데요

충북 보은군 속리산국립공원 문장대 오름길

등록 2007.02.16 15:27수정 2007.02.1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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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대 ⓒ 박민삼

겨울 답지않게 따스한 햇살과 청명하고 맑은 날씨, 적당하게 불어주는 춥지 않은 산바람 그리고 충분히 숙면을 취한 덕에 상쾌하고 개운한 몸 상태. 이런 조건과 날씨가 산행하기엔 최적의 조건이 아닐까.

이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찾아간 곳이 충북 보은군과 경북 상주시 경계에 위치한 속리산 국립공원이다.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수려한 산세와 계곡, 명승고적이 어우러져 국민관광지로 오래 전부터 사랑받아온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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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법주사매표소(입장료가 폐지됐지만 문화재관람료가 인상돼서 입장료 폐지 효과가 없다) ⓒ 박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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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 금동불상 ⓒ 박민삼

법주사, 정2품송, 문장대, 금동불상등으로 기억되는 속리산은 천황봉(1058m),비로봉, 입석대, 신선대, 문수봉, 문장대(1033m), 관음봉, 묘봉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신라시대 이전에는 9개봉우리가 있다해서 구봉산이라고도 불리워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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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대휴게소와 신선대가는길 ⓒ 박민삼

법주사를 지나 20여분 걷다보면 만나게 되는 세심정휴게소.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데 산행기점이자 원점회귀점이 되는곳이다. 이정표를 지나 좌측으로 시작된 등산로는 잘 다듬어진 길에 경사면도 평탄해 오르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1시간 30여분을 올라가자 확트인 전망대가 나오니 이곳이 문장대 휴게소다. '경상북도'라는 거대한 경계석이 첫눈에 들어온다. 이 너머가 경북 상주로 통하는 길목이리라.

휴일 북적한 휴게소 인파를 뒤로하고 올라선 문장대. 과연 이곳이 속리산의 천하절경이라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곳곳에 촘촘히 들어앉은 기암들과 장쾌하게 뻗어내린 능선, 아직 녹지않은 눈과 산죽이 어우러진 한편의 수묵화 같은 풍경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절제된 완숙함이 구석구석 배어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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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대 ⓒ 박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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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대에서 바라본 관음봉,묘봉전경 ⓒ 박민삼

넓직한 암반에 생뚱맞게 불쑥 쏟아오른 뾰쬭한 바위봉이 문장대다. 문장대 세번을 오르면 극락간다는데 한 번만 올라도 평온한 극락의 세계를 느낄 것만 같은 고즈넉한 전경이다. 문장대를 내려와 정상부 능선길인 신선대로 가다 한걸음 쉬며 보게되는 문장대는 정말 산위의 또 다른 외딴섬처럼 특이하게 솟아있다. 그렇게 극락세계로 가는 문장대를 뒤로하고 30여분 걷다보면 신선대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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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대전경 ⓒ 박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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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업대 ⓒ 박민삼

신선대. 문장대에서 멀게만 느껴졌던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바위능선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곳이 천황봉과 법주사로 두 갈래 길이 갈리는 곳이다. 천황봉은 다음산행때 오르리라 기약하고 경업대로 향하는 본격적인 하산길이 시작된다. 제법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10여분 미끄런 철계단을 내려서니 주위가 온통 산능선으로 둘러쌓인 경업대를 만나게된다. 임경업 장군이 이곳에서 수련했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약간 경사진 넓직한 바위 주변으로 속리산 안쪽의 웅장한 산세가 보는 이를 압도한다. 정상(문장대)에서 보았던 속리산과는 또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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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대에서 경업대로 하산길에 바라본 전경 ⓒ 박민삼

휴게소를 지나고 비로산장을 지나니 비로소 가파른 하산길이 평탄해진다. 작년가을에 졌을 법한 당단풍잎이 아직도 떨어지지 않고 마른 잎사귀가 가지에 위태위태 걸려있다. 이곳을 지나니 꼭 가을 산행을 하는 것처럼 당단풍의 붉그스름한 색깔이 사람을 혼동시킨다.

줄곳 바람소리만 들리던 것이 어딘선가 졸졸졸 계곡물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오랜가뭄에 수량은 많지 않지만 아담하고 소박한 계곡이 하산길 옆으로 길동무가 되어준다. 속리산은 화양, 선유, 쌍곡계곡까지 합쳐 국립공원이라 한단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이곳 계곡들도 둘러봄이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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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대에서 바라본 전경 ⓒ 박민삼

문장대를 내려온 지 2시간 정도가 되서야 세심정 휴게소에 도착했다. 좌측과 우측으로 갈라서는 산행기점인 곳이다. 세조임금이 욕창을 치료하기 위해 목욕했다는 목욕소를 지나 법주사로 내려오니 오후 5시 30분이다.

허기진 배를 근처 식당에서 버섯전골로 채우고 산행을 마무리하니 문장대를 한 번만 올랐어도 극락세계에 갈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앞으로 두 번은 더올라야 극락세계에 간다는데 차근차근 여유를 두고 오를 작정이다. 너무 일찍 극락으로 가버리면 아직 못다한 속세의 미련이 나를 붙잡을것 같기 때문이다.

양양하게 흐르는 것이 물인데
어찌하여 돌속에서 울기만 하나

세상사람들이 때묻은 발 씻을까 두려워
자취 감추고 소리만 내네

-우암 송시열(속리산 은폭동)-

속리산 가는길

ⓒ박민삼
서울에서 자가용으로 속리산가는 최단길 안내

*중부고속국도-증평IC-좌회전후 증평쪽으로 다리를 건너자마자 나타나는 사거리에서 우회전한후 계속직진-36번국도만나 우회전한후 내수에서 초정약수쪽으로 좌회전 511번국도이용-미원면 방향-미원시내에서 우회전후 19번국도이용 내북쪽진행- 내북에서 좌회전한후 직진-산외에서 좌회전-장갑리에서 우회전 37번국도이용-내속리면 진입-속리산주차장

* 어렵게 보이지만 쉬운길입니다. 헷갈리면 무조건 미원이정표를 보시고 가면 됩니다. 다른길보다 막히지 않고 훨씬 빠르게 갔다올수있는 길입니다. / 박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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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그 길을 찾고...기록으로 추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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