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대표 첫 만남 "너희가 제 1당"

20일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찾아가 취임 인사

등록 2007.02.20 13:04수정 2007.02.2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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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 20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를 찾아가 취임 인사를 했다. 민생경제 활성화와 2월 임시국회 운영 등에 대한 협조를 구하기 위한 것.

이미 지난 2005년 각당 원내대표로 인연을 맺은 바 있는 두 대표의 만남은 순조롭게 시작됐다. 농담도 오가며 화기애애했던 회담 분위기는 화제가 개헌으로 넘어가자 급속도로 냉랭해졌다.

[화창] "민생, 뜻이 같으니까 잘 되겠지"

강 대표는 "제가 좀 방문을 해서 진심으로 축하드리겠다고 했더니 관행에 따라서 (오셨다)"며 "워낙 서로 좋은 인상을 갖고 있어서 환영하는 의미에서 제가 방문하고 싶었다"고 정 의장을 맞았다.

정 의장도 "강재섭 대표와 지난번에 원내에서 일을 같이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신뢰하는 관계이고 강 대표도 저를 좋게 봐주는 웬만한 어려움은 잘 극복할 수 있는 사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에 강 대표는 "정세균 의장이 당의장이 되고 바로 현충원에 가서 방명록에 서명한 내용이 경제민생 최우선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아무리 미사여구를 다 늘어놓더라도 정치의 목적이 국민들의 등을 따듯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뜻이 같기 때문에 잘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대표는 민생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특히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부동산 대책 관련법 입법에 대해서도 빠른 처리를 위해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강 대표는 "부동산 관련법 처리와 2월 임시국회의 성과있게 진행을 위해배려해 달라"는 정 의장의 부탁에 대해 "그렇게 하자"고 고개를 끄덕였다.


[급냉] 개헌 "대통령 설득 좀"- "한나라당도 찬성해놓고"

20일 정세균 열리우리당 의장은 취임 인사차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를 찾아갔다. 이 자리에서 두 대표는 개헌에 대한 신경전을 펼쳤다.
20일 정세균 열리우리당 의장은 취임 인사차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를 찾아갔다. 이 자리에서 두 대표는 개헌에 대한 신경전을 펼쳤다.오마이뉴스 박정호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강 대표가 갑자기 개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반전됐다.


강 대표는 "수학적·과학적·물리적으로 다 따져봐도 (개헌은) 도저히 통과될 수 없는 것인데 자꾸 추진하면 한나라당 의원들이 당을 배신하고 찬성해달라는 것으로 당을 이간질시키는 행동"이라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회담 내용을 소개하며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 의장을 향해 "'국력낭비를 할 필요가 있겠냐'고 정 의장이 정의감이 있으니까 대통령께 말씀해서 정리해달라"는 부탁까지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 의장은 "2005년도에 개헌얘기가 공론화 됐을 때 한나라당 지도자들도 찬성했다"며 "한나라당은 개헌논의는 2006년 지방선거 끝나고 하자고 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생각하면 개헌을 논의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강 대표는 "그 말이 맞다고 해도 지방선거 끝난 게 작년인데, 작년에 한 것 하고 지금하고 다르다"며 시선은 돌린 채 "잘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에는 송영길 열린우리당 사무총장이 말을 받아 "개헌 문제는 시기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개헌 문제의 주체인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자 강 대표는 "개헌 논의는 지금 여기서도 하지 말자"고 말문을 닫았다.

이에 정 의장은 "강 대표가 개헌에 관심이 많은 거 같다"며 "먼저 말씀한 거 보니까 추진할 의향이 있냐"고 물었고 강 대표는 "아니, 훌륭한 의장이 왔으니까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나 해서 말했는데 반응이 의외"라고 말했다.

한편, 강 대표는 원혜영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의 "한나라이 국회 제1당으로서 좀 더 많은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에 "갑자기 우리에게 맏며느리니까 제사도 너희들이 지내라는 식인데 부담이 많이 있다"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정권을 창출한 대통령을 모시고 있는 정당이 정치적으로는 제1당"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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