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동생네 식구들입니다.김정혜
그럼에도 한순간, 지난 추석 때보다 더 야윈 듯한 동생 내외의 얼굴을 바라볼 땐 가슴이 짠해져 왔습니다. 아니, 오히려 내색하지 않으려 애쓰는 동생 내외가 더 안쓰러워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다들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요즘이고 보면 동생 내외도 예외일 수는 없을 터. 얼핏 지나가는 이야기로 미루어 짐작건대,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올케는 사정이 말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왜 안 그렇겠습니까. 나조차도, 아이가 그리 좋아하는 태권도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계속 가르치려 했는데 그나마도 중단해야 할 지경이니 말입니다.
부모님들은 이렇다저렇다 자식들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아시나 봅니다. 밥상머리에 앉은 아들 내외에게서 애달픔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십니다. 하루 밤새, 두 눈 퀭한 아들 내외보다 더 움푹 들어간 어머니의 깊은 두 눈이 이 딸자식의 가슴을 더 아리게 후벼 팠습니다.
평소, 당신들 밥상엔 얼씬도 않던 굵은 갈치 토막을 연방 아들 밥그릇 위에, 며느리 밥그릇 위에 올려놓으시며 이젠 나이 들어서 비린 게 싫다고 거짓말까지 하십니다. 그러나 아들은 그런 부모님 거짓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시 바른 갈치토막을 다시 부모님 밥그릇 위에 올려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