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사는 비혼여성 이야기

3월 10일 동교동서 '비혼여성축제' 첫 개최

등록 2007.02.22 16:01수정 2007.02.2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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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채혜원 기자] 21세기가 도래했을 때 여성들 사이에서 ‘아(ah)’와 ‘신디스(sindies)’란 단어가 화제를 모았다.

@BRI@‘결혼 상대가 없어도 행복하다(avail able and happy)’는 문장의 머리글자에서 비롯된 ‘아(ah)’ 는 한 미국 귀금속 회사의 반지에 새겨진 단어.

이 회사는 남성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ah’가 새겨진 다이아몬드 반지를 여성 스스로 구입해 품격을 높이자고 광고해 큰 인기를 끌었다. 신디스(sindies)는 ‘Singleincomed Newly Divorced Women’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로 ‘경제적 능력이 있는 이혼 여성’ 집단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에서 비혼(非婚)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떨까. 결혼할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 결혼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있는’ 비혼 여성들은 TV 드라마에서 더 이상 쓸쓸하고 히스테릭한 노처녀로 묘사되지 않는다.

2005년에는 ‘삼순이’가 전국을 강타했고 지난해에는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미자가 그녀만의 매력으로 큰 인기를 끌지 않았던가. 전문직 비혼 여성들의 삶을 그린 미국 드라마 ‘섹스앤더시티(sex and the city)’는 1999년부터 같은 시즌을 반복 방영하는데도 여전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달자의 봄’의 서른 넷 달자 언니가 좌충우돌하면서도 유쾌하고 명랑한 비혼 여성으로 굳건히 살아가고 있다.

더 이상 비혼 여성이 특별한 계층으로 분류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수적으로 싱글 인구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25∼40세 여성 인구 5명 중 1명이 비혼이고 기혼일지라도 남편의 수입만으로 생활하는 가구는 적다.

특히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이혼, 맞벌이 등이 확산되면서 혼자 거주하는 ‘1인 가구’가 5년 새 4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 수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1990년 9%에서 95년 12.7%, 2000년 15.5%, 2005년 20%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혼인 상태별로는 비혼 1인 가구가 1백42만7천가구(45.0%)로 가장 많고 사별이 1백만2천가구(31.6%), 이혼 37만3천가구(11.8%), 배우자가 있음에도 직장 등의 문제로 혼자 사는 가구가 36만8천가구(11.6%)였다.


이에 덧붙여 한국에서 지난 10년간 혼인 건수는 20% 이상 감소했으며 이혼 건수는 100% 이상 증가했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조사에서도 ‘비결혼가구’가 50.3%로 나타났다. 여기서 ‘싱글’은 자발적 비혼을 포함해 비자발적인 만혼(晩婚)도 포함하고 있는 숫자지만 대한민국에서 싱글 인구가 6백50만에 이른다는 것은 엄청난 변화다. ‘싱글 마케팅’이 붐을 일으킬 정도로 경제력을 갖춘 싱글이 새로운 소비주체로 부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혼 여성들이 살아가며 부딪히는 현실은 녹록치 않다. 비혼 여성들은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 어렵고 2008년부터 시행되는 근로소득지원세제 지급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부양가족 수에 따라 일정액 지급되는 가족수당을 받지 못함은 물론 주택청약제 청약 순위에서도 끝없이 밀려난다.


그러나 이에 굴할쏘냐. 이제 비혼 여성들은 비혼을 차별하는 사회에 맞서 연대를 시작한다. 오는 3월 10일에는 서울 동교동 걷고 싶은 거리에서 처음으로 ‘비혼여성축제’가 열리고 여성주의 커뮤니티 언니네 내 ‘비혼 여성으로 잘살기’라는 온라인 살롱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는다. 비혼 여성들끼리 시간을 함께 하면서 서로에게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는 모임도 늘어나고 있다.

당당하게 비혼을 ‘선택’하고 유쾌하고 살아가는 비혼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혼자이지만 한편으론 혼자가 아닌 그녀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보자.

비혼축제에 초대합니다

언니네트워크, 내달 10일 동교동서‘비혼여성축제’첫 개최


a 비혼여성들의 연대를 위해 비혼여성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언니네트워크 회원들. 노민규 기자 nomk@iwomantimes.com

비혼여성들의 연대를 위해 비혼여성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언니네트워크 회원들. 노민규 기자 nomk@iwomantimes.com ⓒ 우먼타임스

‘비혼, 꽃이 피었습니다!’

아직 결혼하지 못했다는 의미의 미혼(未婚)이 아니라 결혼을 하지 않은 비혼(非婚) 여성이라면, 다른 비혼 여성들과 연대해 스스로 선택한 행복을 나누고 싶다면, 오는 3월 10일 서울 홍대 인근 동교동 걷고 싶은 거리(예정)로 모여라! 아직도 비혼이란 단어가 생소한 우리 사회에 비혼 여성들을 위한 즐거운 축제 ‘비혼여성축제-비혼, 꽃이 피었습니다’가 열린다.

히스테리 부리는 노처녀(?)는 없다. 우리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데 왜 결혼을 강요하느냐고 짜증 부리는 여성도 없다. 비혼에 대해 알리고 싶고 ‘미혼녀’가 아니라 스스로 ‘비혼녀’라고 지칭하는 당당한 여성들이 있다. 이들은 비혼을 둘러싼 차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만 비혼임을 서러워하지 않는다. 다양한 이유로 결혼을 선택하지 않고 있지만 저마다 새로운 가족을 꿈꾼다.

비혼여성축제는 언니네트워크(ww w.unninetwork.net)가 지난해 ‘비혼’을 화두로 세 차례에 걸쳐 진행한 토론 모임의 성과이기도 하다. 다양한 비혼 여성들이 모여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비혼 맞춤형 경제생활 등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면서 네트워크를 만들어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언니네에 ‘비혼으로 함께 잘살기(www.unninet.n et/jalsalza0)’라는 온라인 모임 살롱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비혼 모임을 이끌어 온 이들은 “2007년에는 단순히 이야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고민해 오던 비혼 문제를 사회 이슈로 띄우자”고 뜻을 모았고 오는 3.8여성의 날을 맞아 비혼여성축제를 개최하게 됐다.

“지난해 비혼을 화두로 모임을 진행하면서 비혼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하고자 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로에게 엄청난 힘이 되었죠.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지칭하지 않았던 이들도 비혼이라는 화두로 자연스레 모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축제라는 큰 행사도 우리 힘으로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비혼여성축제에서는 사전마당으로 비혼 용어에 대한 설명과 퀴즈 게임이 진행되고 본 행사에서는 비혼 여성 예술가들의 다양한 무대공연이 이어진다. 무엇보다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비혼식. 물론 웨딩드레스는 없다. 기획단은 ‘장화신은 고양이’처럼 자줏빛 망토를 두르고 비혼임을 혼자 또는 함께 축하하는 비혼식을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인기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가 한 에피소드에서 “커플들은 결혼, 임신, 출산 등으로 온통 축하받을 일 뿐이지만 싱글들은 생일 말고 축하받을 일이 없다”고 했던가. 이제 캐리의 말도 옛말이 됐다. 싱글임에도 충분히 행복해하고 스스로를 축하하는 비혼 여성들을 보고 싶다면 3월 10일을 기대해보시길.

서울여성의전화 싱글여성모임을 아세요

‘따로 또 같이’사회편견 날려버려요


a 싱글여성 캠프 모습.

싱글여성 캠프 모습. ⓒ 우먼타임스

[김향순 서울여성의전화 기획팀장]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싱글들의 삶과 문화가 자유롭게 어울리는 자리가 마련된다. 모인 사람 모두 서로 즐거운 얼굴들을 반기고 토닥거리면서 실컷 웃고, 가끔은 같이 심각한 얼굴로 서로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렇게 함께일 때 누가 ‘혼자’라고 느낄까? 가끔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앉아 삼삼오오 수다를 떨기도 하고, 두어 시간쯤 청계천 길을 걷기도 한다. 물론 공연을 볼 때도 있고, 영화나 책 삼매경에 빠지기도 한다.

함께 있기에 맛난 음식이 더 맛깔스럽게 느껴지는 사람들, 부드럽게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이 스스로 선택한 삶에 영감을 주고 열정을 북돋운다. 이렇게 서로를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함께 하는 모임은 지난 1998년 서울여성의전화 싱글여성모임에서 시작되었다.

2000년부터는 싱글 여성 탐구 자료를 발간하고 발표회를 진행했다. 더불어 있다는 게 좋아서 여섯 번의 싱글 여성 캠프도 진행하였다. 2004년부터 새로운 버전으로 싱글 여성 탐구를 진행해 보자는 의견에 따라 다시 자신들의 삶 들여다보기가 시작되었고, 소외된 비정상성으로 추정하는 사회적 인식에 종료 도장을 찍을 날도 멀지 않았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이 믿음은 자신의 말이 말한 그대로 존중되고 지지 받을 수 있는 기반이 우리 안에 만들어져 가기 때문이다.

함께 하는 시간에서 따스함을 느끼고, 그냥 모여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편하다. 때로 사정이 생겨 참석하지 못하다가 합류해도 언제든 낯설지 않은 곳이다. 이곳은 오만과 독선으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세상의 일부에 흔들릴 만큼 머리가 복잡해진 모임 구성원들에게 위안을 주고 스스로의 자연스러움을 드러낼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 넘쳐나는 쌍쌍문화 속에서 싱글 여성들의 문화와 싱글이라는 정체성을 인정받고자 노력하지 않아도 그대로 인정되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자리이다.
어떤 이들은 나의 선택에 조직적으로 훈련받은 것처럼 한 목소리로 쓸쓸해 보인다, 희망적이 아닌 삶의 방식이라고 말해 버린다. 나는 내 삶의 방식과 문화를 스스로 결정하고 즐거워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그들은 그렇게 무책임한 말들을 서슴없이 하고도 나를 위한다고 하지만 나는 나의 선택을 인정하지 않는 이들에게서 아무런 배려를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타인의 문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자신의 문화만을 붙잡고 있는 이들에게서 약간의 상처를 입기도 한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는 독선 앞에서 때론 분노를 경험한다. 비혼인 사람 역시 삶의 조건이나 문화는 다르지만 기쁨과 슬픔, 좌절과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평범한 생활인일 뿐이다. 각자가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고, 인간으로서 독립적일 수 있다는 것은 성숙한 모습으로 존중받아야 하지 않을까? 가장 일상적으로 부딪히는 모순을 이해하고 해결하고자 할 때 싱글여성모임은 친구가 되어 주기도 하고 삶에 대한 열정을 북돋워주기도 한다. 왜곡하지 않고 일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어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싱글여성모임은 싱글 여성으로서의 행복과 감동을 고스란히 함께 한다.

비혼들을 위한 생활가이드
부동산 계약땐 권리관계 꼭 확인

비혼 여성들은 혼자서 전세를 계약하거나 집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어려운 용어나 복잡한 절차 때문에 계약 시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넘어가는 바람에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 중요한 부동산 관계 용어를 파악하고 등기부등본 등의 권리 관계를 꼭 확인하자.
①물건 기본사항 확인 요령
물건 기본사항이란 해당 부동산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다. 땅이 몇 평인지, 건물은 몇 평인지, 건물의 구조는 어떠한지를 말하는 것이다. 물건 기본사항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군·구청 민원실에 가서 토지대장, 건축물대장(가옥대장)을 발급 받아야 한다.
②권리관계를 알아보는 법
권리관계란 해당 부동산의 권리가 누구에게 속해 있는지에 대한 것으로 부동산등기부를 보면 알 수 있다. 부동산등기부는 토지등기부와 건물등기부로 되어 있으므로 두 가지를 모두 확인해야 한다. 집합건물의 경우 건물등기부에 대지권을 표시한다.
③입주할 때 알아야 할 법률 상식
등기부 등본 열람은 기본. 계약 당사자가 부동산등기부상의 소유권자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전세 입주 시 저당 잡힐 것을 대비해 확정일자를 받아두고 더 안전하게 하려면 집주인에게 전세등기를 부탁하는 것이 좋다. 이사를 하고 나면 15일 안에 전입신고를 한다.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가서 입주 신고서를 써 내면 곧바로 처리된다.


독립 세대주 된후 청약통장 가입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서는 청약저축에 가입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먼저 세대주가 되어야 한다. 독립한 후 동사무소에서 전입신고를 하면 간단히 세대주가 될 수 있다.
청약통장에는 청약저축, 청약예금, 청약부금의 3종류가 있다. 청약예금은 민간 건설업체가 짓는 민영주택을 분양받을 자격을 얻기 위해 가입하는 예금. 지역별로 청약 가능한 면적에 따라 한꺼번에 목돈을 넣어두고 6개월이 지나면 2순위, 2년이 경과하면 1순위 청약자격이 주어진다.
청약저축은 20세 이상 무주택 가구주만 가입할 수 있으며 공기업에서 분양하는 전용 25.7평 이하의 공공분양 아파트와 공공임대, 국민임대(전용 15.1평 이상~ 18.1평 이하) 아파트에 청약이 가능하다. 매월 2만원부터 10만원까지 납부할 수 있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민영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면 주택청약부금에 가입해 두는 것이 좋다. 적금 형식으로 매월 5만원 이상 50만원 이내에서 자유롭게 낼 수 있다.


구청서 분가신고하면‘단독 호주’

분가가 첫 번째 방법이다. 분가는 결혼한 경험이 없는 여, 남이 호적을 분리하여 단독호주가 되는 것이다. 해당 구청에 가서 분가 신고서를 작성하기만 하면 별개의 호적으로 분리되며, 단독 호주가 될 수 있다.
법적으로 기존 호주의 동의는 전혀 필요하지 않다. 단, 분가하는 경우 이전 호적으로 복적할 수는 없다. 이혼한 여성이 본가 쪽 호적에 복적하지 않고 단독호주가 되는 ‘일가창립’도 한 방법이다. 이혼 경력을 호적에 등재하지 않으려면 이혼 시 친가복적을 한 후 친정 호적 전체를 전적본적변경을 신청해 이혼한 자만 분가 신청을 하면 된다.
채혜원 기자 chw@iwomantimes.com
출처 ‘언니네 채널[넷]’(http://www.unni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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