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한나라, 임시국회 중 사학법 재개정하기로

[현장] 원내대표 회담서 합의... 결국 주택법과 사학법 주고받은 셈

등록 2007.02.27 12:51수정 2007.02.2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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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7일 오후 3시 5분]

우려가 현실로... 열린우리-한나라, 법안 '주고받기'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앞서 민주노동당 의원들에게 "논의만 할 뿐 무엇을 합의하고 이런 것은 없다"고 밝혔던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7일 2월 임시국회 중에 사학법 재개정 문제를 매듭짓기로 했다.

양당 원내대표 회담이 끝난 직후 이기우 열린우리당 공부부대표와 김충환 한나라당 공보부대표는 국회 기자실을 찾아 "사학법 재개정 문제를 2월 국회 중에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법안 내용과 처리 방향은 당장 이날 저녁부터 양당 정책위의장이 만나 협의하기로 했다.

또한 양당은 주택법·요인경호법 등 민생 관련 법안도 양당 정책위의장 간 협의를 통해 2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결국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주택법 등 부동산 관련법과 사학법 재개정안을 주고 받은 셈이다.



[1신 : 27일 낮 12시 50분]


민주노동당 '기습방문'... "야합하는 길 못 보낸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사학법 재개정 등 주요 쟁점법안을 '주고받기'식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민주노동당 의원 9명이 27일 오전 9시 45분께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실을 '기습 방문'했다.

오전 10시로 예정된 장영달 원내대표와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와의 회담에서 사학법 재개정이 합의될 것으로 보고 이를 막기 위해 장 원내대표를 찾아온 것.

민주노동당 "우리도 같이 만든 사학법, 후퇴 두고볼 수 없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원내대표실에서 고위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던 장영달 원내대표를 만나 "사학법 재개정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권영길 의원단대표는 "어떻게 만들어낸 사학법이냐, 사학법 후퇴를 있을 수 없다"며 "열린우리당이 민주노동당하고 함께 만든 것이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의 후퇴를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천영세 의원도 "17대 국회를 개혁국회로 내걸고 한 게 없다"며 '사학법이 누더기 법안이지만 그나마 개혁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데, 어떤 명분을 건다고 해도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장영달 원내대표는 "모든 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 위해 한나라당과 만나는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에서 사학법 문제에 대해서 강하게 얘기하는데 사학법도 문제가 있으면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을 합의하고 이런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다른 문제해결 방법 있으면 양보할 수도 있다"

27일 오전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밖으로 나가려는 장영달 원내대표를 붙잡고 있다.
27일 오전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밖으로 나가려는 장영달 원내대표를 붙잡고 있다.오마이뉴스 박정호
하지만 장 원내대표는 "사학을 정말 투명하게 운영한다는 법의 목표를 달성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사학법 재개정에 대한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사학이 정말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종교지도자들이 삭발하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문제점이 해소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면 양보할 수 있다. 법이 목표하는 것을 달성하는 게 중요하다. 일단 대화를 해보겠다."

이같은 말을 마치고 장 원내대표가 회담장으로 가기 위해 일어섰지만,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막아섰다. 단병호 의원은 장 원내대표의 오른팔을 잡았고 심상정 의원과 노회찬 의원은 길목에 섰다.

심상정 의원은 "사학법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약속을 확인해달라"며 "사립학교법 재개정이 없다는 것을 확인해달라, 확답하지 않으면 야합으로 가는 길인데 못 보낸다"고 소리쳤다.

그러나 장 원내대표는 "사립학교법은 논의를 좀 해보고 개정해도 되겠는지 여부를 판단하겠다"며 "가긴 가야지, 약속이 있어서 가봐야 한다"고 민주노동당 의원들을 뿌리치고 보좌진에 둘러싸여 밖으로 나갔다.

나가는 장 원내대표를 향해 심 의원은 "국민들의 약속, 민주노동당과의 약속은 중요하지 않나, 사립학교법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고 외쳤고 노회찬 의원은"양보하려면 열린우리당을 해체하고 하라"고 일갈했다.

한나라당 "답을 가져온 것으로 기대한다"

민주노동당의 우려대로, 우여곡절 끝에 회담을 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원내대표들은 초반부터 사학법 개정안과 부동산 관련법 처리 등 주요 쟁점법안의 '빅딜' 가능성을 비쳤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답을 가져온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현행 사학법을 한 정당의 정체성이나 이념과 노선 때문에 고칠 수 없다는 고답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우려할 만 하다"며 "허심탄회하고 솔직한 대화를 통해서 국민에게 보답을 하자"고 말했다.

이에 장영달 원내대표도 "어제 국회의원들이 삭발을 해서 당황했는데 앞으로 국민들의 갈등을 해소하는데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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