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가 '민생 파탄'이냐"

[경제] 노무현 대통령 취임 4주년 기념 인터넷신문협회 합동 인터뷰

등록 2007.02.27 17:57수정 2007.02.2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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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4주년을 맞아 2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소속 16개사와 합동인터뷰를 가졌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4주년을 맞아 2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소속 16개사와 합동인터뷰를 가졌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관계와 관련해 "미국과 죽이 잘 맞고 있다. 한미관계가 잘 되고 있다"면서 "오히려 한나라당이 삐걱거리고 있다"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어 "노 대통령이 미국에 안 준 게 뭐냐"고 하는데 "전략적 유연성도 도장 안 찍어 줬고, 이라크 파병도 1개사단 요청해왔지만 1개 여단 보냈다"고 말했다.

또 노 대통령은 "한미FTA때문에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질문에 대해 "어느 분야가 그러느냐"고 반문하면서 "한미FTA때문에 양극화 더 될 것 없다"고 반박했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안정될 것으로 본다"면서 (세금 때문에) 집을 팔래야 팔 수가 없고, 이사 갈 수가 없다고 하는데 둘 다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사 가려면 그 동네 밖으로 나가야 종부세가 줄지, 비싼 곳에서 비싼 곳으로 간다면 왜 이사 가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국민 주거복지 위한 공급확대 정책의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민주노동당에서 부유세 공약했는데, 지금 종부세가 이 부유세와 비슷하게 가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들어 민생이 파탄됐다"는 비난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느낌이라는 것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분위기"라며 "언제보다 얼마나 민생이 나빠졌는지, 어느 정도가 파탄이라고 하는 지 묻고싶다"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이런 걸 따지지 않으면 듣는 사람은 '당신에게 민생이 좋았던 적은 언제였냐'고 반드시 묻게된다"며 "병원에 입원한 지 하루만에 걷게 해주지 않는다고 멱살을 잡으면 안 된다"고 비유적인 표현을 쓰기도 했다.

- 다음달 8일 한미FTA 8차 협상이 열리는데, 8차 협상에서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한미FTA가 일괄타결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7차협상에서 너무 미국 쪽에 유리한 양보안을 내놓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또한 시민사회단체와 지식인 그룹을 중심으로 한미FTA가 결코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대 입장도 만만치 않다. 반대 그룹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하면 한미FTA 체결 이후에도 적잖은 갈등과 후유증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 그룹에 대한 설득 방안을 갖고 있는지. 8차 협상 결과가 한미FTA 체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 체결 전망을 어떻게 하고 있으며, 체결된다면 그 시점은 언제쯤이라고 보는지.
"양극화 현상이 지금 한국에서도 세계적으로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 일본도 폭넓게 빠르게 유럽도 폭은 좁지만 진행되고 있다. FTA가 양극화 초래한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어떤 메커니즘 때문에 어떤 요소 때문에 양극화 진행되는지 모른다, 모르는 것이 아니라 FTA 때문에 양극화 더 진행될 것 없다. 농업부문은 양극화 대비할 것이다. 왜 FTA때문에 양극화가 더 진행되는가?


- 서비스업이라든가, 외국 다국적기업 들어왔을때 우리 산업와해되고 양극화 심화시킬 것이라고 본다.
"어느 분야인가?"

"전략적 유연성 도장 안 찍어줬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 유통분야가 그렇다. 특히 영세유통업자들이 그렇다.
"이미 유통업 다 개방돼 있고, 한미FTA에는 유통부분 들어가 있지도 않다. 어느 유통분야가 한미FTA에서 더 개방되는가. 어떻게 해서 미국화된다는 것인가. 옛날에 제가 후보였을 때 미국 안 갔다고 오면 안 된다고 하는데, 끝내 안 갔다. 지금 아무 문제없다. 지금 한나라당과 미국이 삐걱거린다. 지금 정부는 (미국과) 죽이 잘 맞는다. 한미관계 제대로 잘 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노 대통령이 미국에 안 들어준 것 있냐고 하는데 안 들어준 것 있다. 전략적 유연성 도장 안 찍어줬고, 이라크 파병 1개사단 요청했는데 1개여단 보냈다. 대사관은 지어줬다. 그건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해 환경문제는 적정한 수준으로 해야 한다. 지금의 환경기준으로 말끔하게 해놓고 가라는 것은 어렵다. 밀고 당기고 협상할 문제다. 문제는 안보문제가 잘 협력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뭐가 미국화되는가. 한미FTA갖고 미국화될 것 없다. 수출해서 먹고사는 이상 그쪽 요구도 받아들여야 하고, 국제화는 있지만 미국화는 없다. 나는 우리 공무원들이 이 문제 다루는 것 보면서 실력 있구나, 잘해가는구나 생각했다. 칠레와 FTA 갖고 농촌 망할 것이라고 했는데 회담 잘 됐고 양국 서로 이익 얻고 있다.

한미FTA는 앞으로 상징적 의미 갖고 있다. 연구개발 실험, 법률 회계서비스 등등 기업에 필요한 서비스 고급의 지식기반 서비스가 약한데 이 부분을 미국시장과 동조화시켜서 우리를 세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려서, 동북아에 있어서 기업지원 서비스에서는 선두로 가자는 욕심이 있다. 그런 욕심으로 열자고 했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 협상을 너무 잘 해서 (미국이) 잘 안 열어주고 아쉬움이 있다. 한미FTA 끝나도 서비스 시장은 자발적으로 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줄곧 저는 주장해왔다. 이 부분 해결하지 않으면 대졸 취업 안 되고, 우리경제 미래 없다.

막상 한미FTA 진행되는 것 보니 그런 부분 많이 열리지 않지만 한미FTA는 우리경제의 역량을 보여준다. 다행히 일본이 FTA에 적극적이지 않은데 일본이 먼저 치고나가고 , 중국이 먼저 치고 나가면 우리에게는 위기감 온다.

22 개국이 다 미국과 FTA하자고 했는데 우리가 주도권 갖고 하는 것이다. 우리 국민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대원군 시절과 오늘은 전혀 다른 국가다. 한국은 어떤 개방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겨낼 역량 있다. 지도자가 좀 못해도 충분한 역량 있다."

"세금 때문이라면 왜 비싼데서 비싼 데로 이사 가나"

- 1·11, 1·31 대책 이후 부동산 가격이 일부 지역에서 하향 조짐을 보이는 등 안정 추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있지만, 여전히 거품이 많이 남은 상황에서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통령께서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부동산 시장 상황이란 어떤 것이고, 이를 위해 또 다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 있는지.

또한 강남에 아파트를 가진 상당수 사람들이 집을 팔려고 해도 '양도세 부담 때문에 못 판다'는 하소연을 하고 있다. 가령 순수 주거 개념의 1세대 1주택이라도 6억원 이상의 아파트는 양도세 과세 대상이어서 양도세와 이사 비용 등을 빼고 나면 집을 줄여서 이사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같은 경우에는 양도세 부담을 줄여서 주택 매매를 촉진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부동산은 안정되는 것이 좋다. 적어도 물가인상률이나 또는 금리수준 이상으로 절대로 오르면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폭락해서도 안 된다. 폭락할 때 경제에 심각한 침체와 위기 온다. 그래서 안정된 수준에서 가야 한다. 실제 물가수준으로 오르면 여러 조세가 따라 붙기 때문에 다른 데 투자하는 것보다 수지 안 맞는다. 연간 약 10%올라도 수지 안 맞게 정책을 만든 것이다. 안정될 것으로 본다.

새로운 정책이라는 것은 항상 그렇다. 예측이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다. 지금은 단기처방보다는 소위 공공부문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 통해 국민 주거복지 위한 공급확대, 그 정책을 펴고 있다. 마지막 마무리까지는 아니지만 마무리 들어갔다. 자금 마련이 정교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 국민 주거 복지 위해, 시장에서 게임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 그 위에 실수요자 위한 주거복지 위한 것에 맞춰져 있다.

양도세 말씀 했는데 집을 팔래야 팔 수가 없고, 이사 갈 수가 없다고 하는데 둘 다 맞지 않다. 실제 양도세 10%내외다. 10억, 5억 기준으로 여러 번 계산했는데 100%내외다. 이사 가려면 그 동네 밖으로 나가야 종부세가 줄지, 비싼 곳에서 비싼 곳으로 간다면 뭐 하러 이사 가나, 싼 동네로 가면 양도세 10%내면 돈 한참 남는다. 저도 여의도에서 명륜동으로 이사하면서 돈 남아서 선거자금 썼다. 이건 부동산 정책 흔들려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논리라고 확신한다.

39억 짜리 주택 종부세가 3700만원인데 이거 1%가 안 된다. 미국도 보유세가 1%다. 미국 수준으로 가자면, 유럽 복지 수준으로 가자면 종부세 더 올려야 한다. 그래야 형평이 맞다. 안 냈던 사람에게 내라니까 엄청난 건데 따지고 보면 아직도 미국보다 낮다. 그리고 해당되는 국민이 2%가 안 된다.

민주노동당에서 부유세 공약했는데, 지금 종부세가 민노당이 말한 부유세와 비슷하게 가고 있다. 사회적 형평성 맞추는데도 아주 적절하다. 39억원 짜리 주택 갖고 있는 분은 세금 좀 더 내시고…. 능력에 따른 부담이 조세의 기본이다."

"어느 정도면 '민생 파탄'이냐

오마이뉴스 이종호
- 경제지표와는 달리 서민들의 체감 경기는 낮은 것 같다. 정치권에서도 '민생경제가 총체적 실패'라고 하는데.
"서민들의 생활에 대해서는 나도 항상 마음도 아프고,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 두 가지를 묻고싶다. 그럼에도 민생파탄을 말하는 사람에게 민생이 언제보다 얼마나 나빠졌는지, 어느 정도가 파탄이라고 말하는 지 묻고싶다. 빈부격차와 양극화 얘기를 하는데 어느 나라보다 얼마나 심한 지를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

느낌이라는 것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분위기다. 부산의 친구가 서울로 올라온 적이 있는데 와들와들 떨며 춥다고 한다. 나한테는 어제보다 안 추운건데… 그것도 중요하지만, 내 삶은 언제보다 어떻게 나빠졌는지 냉정하게 분석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런 걸 따지지 않으면 듣는 사람은 '당신에게 민생이 좋았던 적은 언제였냐'고 반드시 마음속으로 묻게 된다.

경제지표를 얘기하면, 대개 2003년 (경제성장률이) 3.1%였는데, 사람으로 치면 감기몸살 상태에서 낸 기록이다. 2004년부터 4.5∼5% 성장했다. 4.5%가 파탄이면 보통은 얼마이고, 호황은 얼마로 잡아야 할 지 질문해봐야 한다. 한편으로는 서민들의 입장에서 4.5∼5%가 무슨 문제냐, 일자리로 계산하자고 할 수도 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언제부터 생겼고, 해결책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게 아닌가? 경제만 활성화되면 비정규직 해결된다는 사람 있는데 그렇지 않다. 대기업은 투자하면 할수록 일자리를 줄여가는 경향이 있다. 대기업 수출이 아무리 늘어도 일자리는 안 늘 수 있다. 총액투자와 성장만 높다고 일자리 많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중소기업을 더 살려야 한다. 그런데 참여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궁금하다. 서비스업 지원 정책을 바꿔가고 있지만 효과가 나려면 상당히 기다려야 한다. 결국 국민의 직업능력을 향상시켜줘야 한다. 직업알선 투자도 과거에 비해 곱배기로 늘리고 있다.

전문가와 1시간 정도 이런 문제들에 대해 토론하면 고개 끄덕이며 돌아가게 할 자신이 있다.

이 정부 이전의 복지지출이 전체의 20% 수준이었는데, 올해 28%까지 올렸다. 이게 쉬운 게 아니다. 과격한 대통령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게 민생을 위한 일이다. 병원에 입원한 지 하루만에 나가서 걷게 해주지 않는다고 멱살을 잡아버리면 아무 의사도 못 산다. 적어도 10∼20년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가는 게 당연하다."

- 우리나라 과학기술 분야가 지금 어느 단계에 와 있고,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과학기술 얘기만 나오면 과학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우리나라 국민 역량이 존경스럽다.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만큼 국민들의 역량이 우수하다. 미래를 밝게 보는 이유는 우리 과학도들이 열심히 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엄청난 속도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에서부터 발전해왔다.

공공부문 투자에 대한 투자가 과거 정부보다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늘려가고 있다. 정부의 의지가 있다. 마음이 있는 곳에 돈이 가지 않는가?

돈을 자꾸 넣는 것도 좋지만, 돈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어떤 것을 넣고 중단할 것인지 시스템을 만들 조직이 없었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행정 사무밖에 할 수 없어서 과학기술혁신본부를 만들어 뒷받침하게 했다.

심사체계를 만들어서 이를 계량화해서 보고해달라고 했다. 이것을 계량화하기는 쉽지 않지만, 예산을 늘려가되 효율성을 그만큼 늘리면 두 배의 효과가 나지 않겠나? 솔직히 말하면, 내가 겸손하다. 자랑을 잘 안 한다. 고집이 좀 세서 그렇지…….

최근 이탈리아 총리를 만났는데, 그분이 어느 연구기관에 세계에서 가장 과학기술 혁신을 잘 하는 나라를 물었더니 우리나라라고 하더라. 4월에 와서 얘기를 다시 하기로 했는데, 지금 내각이 흔들려서 어떨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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