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빛깔이 아름다운 르비딤 골짜기이승철
홍해 바닷가의 온천을 출발한 버스는 그동안 남쪽으로 달리던 방향을 바꿔 동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30여분을 달리자 사막의 풍경도 지금까지 달려온 시나이반도 동부지역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뀐다. 창밖으로 펼쳐진 풍경은 곳곳에 시루떡을 잘라놓은 것 같이 층이 진 산들이며 언덕이 눈길을 돌릴 수 없을 만큼 멋진 모습이다.
"어머! 저 바위산 좀 봐요? 저건 푸른 빛깔이네."
창밖을 바라보는 눈길이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어떤 바위산은 그 빛깔이 다양하여 현란하기까지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본적 없는 푸른빛이 나는 바위산이 있는가 하면 붉은 산이 나타나기도 하여 달리는 버스 안에서 다음에 나타날 산이 은근히 기대 되기도 했다.
"여러분 이 사막에 정글이 있다면 믿겠습니까?"
모두들 웬 뜬금없는 말이냐는 듯 멀뚱한 눈으로 가이드를 쳐다본다.
"이제 곧 도착합니다. 르비딤 골짜기는 숲이 우거져 가히 사막의 정글이라고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기대해도 될 것입니다."
가이드의 말을 들으며 설마 하던 마음은 곧 현실로 다가왔다. 버스가 제법 넓은 바위산 골짜기로 접어들었을 때, 골짜기 안은 짙은 푸름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 성경에 나오는 르비딤 골짜기가 시작됩니다. 다른 말로는 와디 파이란(Wadi Feiran)이라고 하는 곳인데 맛사나 므리바라고도 불리지요."
골짜기 가운데를 달리는 도로 양편으로는 키가 큰 대추야자나무들과 잡목들이 우거져 정말 믿기지 않는 멋진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