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집짓기이다. 한가운데 평상에는 초가집과 기와집 ㅡ자형과 ㄱ자형 두 가지씩이 준비 되어 있다. 집짓기는 준비된 판에 주춧돌 노릇을 하는 검정판을 넣고, 기둥을 세운 다음 방을 표시하는 육면체를 그림의 모양에 따라 집어넣어 집 모양을 만든 다음에 지붕을 얹으면 된다. ㅡ자형의 집은 4칸으로 되어 있고, ㄱ자형의 집은 5칸짜리다. 그런데 이 집짓기 놀이를 하고 나서 처리하는 것이 문제였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집짓기가 끝나면 기념사진을 찍고 나서 그냥 그대로 두고 가버린다. 그렇지만, 이것을 다른 어린이가 와서 만들어 보려면 일일이 다시 뜯어서 정리를 한 다음에 다시 집짓기를 하여야만 한다. 그래서 놀이가 끝난 다음에는 반드시 제자리에 차근차근 정리를 해두고 가야 하지만 이것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
처음에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외국어린이들이 오면 반드시 자기가 가지고 놀던 것들을 모두 정리를 하여서 깔끔하게 정리하고 가는데, 우리 아이들은 그냥 가버리는 것이었다.
몇 개월 전까지만 하여도 초등학교 교장이었기에 교육적인 면에서만 생각하는 버릇 때문인지 모르지만 신경이 많이 쓰였다. 그래서 나는 그냥 가는 어린이를 붙잡고 "자기가 놀았던 것은 자신이 잘 정리를 해두고 가면 다름 사람이 놀이를 하기 쉽겠지? 자, 정리를 좀 해주고 갈까?"하고 자신이 정리를 하고 가도록 유도를 하였다.
어떤 어머니들은 이런 것을 보면 자녀가 정리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은 여기 계신 분들이 하는 것 아니에요? 왜 우리 아이가 그것을 정리해야 해요?"하고 따지고 드는 경우도 있었다.
"죄송합니다. 우리가 정리를 해도 되지만 우리 어린이들이 자기가 가지고 놀던 것은 자기 손으로 정리를 하는 버릇을 키우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 겁니다. 외국 어린이들은 놀고 나서 반드시 깔끔하게 정리를 하고 가는데, 우리 어린이들은 대부분 그냥 가거든요. 그걸 보면 화가 나서 그래요. 저 아이들이 자라서 함께 경쟁을 해야 할 텐데, 저렇게 철저하게 배우고 가르친 아이들을 이길 수 있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그래서 자기 스스로 정리를 하도록 시키고 있습니다. 이해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 아주 감사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별꼴이라는 식으로 생뚱거리는 어머니도 가끔 만난다. 그럴 때는 정말 화가 난다. 왜 외국어린이들은 스스로 잘 정리를 하고 있는데 우리 어린이들은 안 될까? 더구나 이렇게 자라면 결국 자기 자녀가 나중에 고생을 하게 될 것인데, 왜 그걸 모르나 싶다. 아무리 귀여워도 우리 어린이들에게 기본은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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