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원의 막을 내린 <주몽>MBC
2007년 3월 6일, 장장 81회의 대장정을 이어 온 <주몽>(연출 이주환 김근홍, 극본 최완규 정형수 정인옥)이 마침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주몽>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시간의 흐름을 짚어보면서 살펴보기로 하자.
뜨거운 기대 속에 출발한 <주몽>
2006년 5월 15일, <주몽>은 부푼 기대를 안고 첫 방송을 시작하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구려 사극으로서 그 동안 잘 다뤄지지 않았던 고대사를 전면에 내세운 <주몽>은 그 소재만으로도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흔하게 보아왔던 조선시대 사극과 달리 시대 배경이 참신했다는 점과 우리 역사상 가장 강대했던 고구려를 주무대로 했기에 다른 드라마보다 기대를 갖게 했다. 거기에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인해 불편해진 국민들의 심기가 <주몽>에 한층 더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방송 첫 회를 비롯한 극 초반은 이런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라도 하듯이 화려한 전쟁신과 액션 장면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다. 또한 출연 분량이 길지 않았음에도 해모수 역을 맡은 허준호의 카리스마와 연기력은 네티즌 사이에서도 화제를 낳으면서 <주몽>의 흥행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해모수의 죽음과 월드컵 개막 등이 <주몽>의 흥행가도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타이틀 롤을 맡은 송일국과 다른 배우들이 해모수의 공백을 잘 메우면서 월드컵 기간에도 연일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으며 승승장구하게 되었다.
역사왜곡과 전쟁신 규모에 대한 논란
@BRI@<주몽>이 시청률 면에서는 순항을 했지만 회를 거듭함에 따라 많은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
우선 당시의 철기 문화는 한족보다 북방 이민족들이 더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한나라의 철기병 때문에 쩔쩔매는 부여의 모습이 도마 위로 떠올랐다. 그리고 한사군의 위치를 부여와 지척인 것으로 묘사함으로써 역사 왜곡의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밖에도 일개 한나라의 태수에게 쩔쩔매는 부여의 모습은 강력하고 자주적인 우리 고대 국가의 모습을 기대한 시청자들에게 적잖은 실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역사 왜곡 못지않게 전쟁신에 대해서도 연일 지적을 받았다. 극 초반부의 전쟁신은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촬영한 것이기에 화려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하지만, 사전제작이 아닌 우리나라의 드라마 제작 현실상 시간에 쫓기어 촬영을 하는 제작진과 출연진에게 더 이상 대규모의 전쟁신을 기대하기란 무리였다. 결국 국가 간의 전쟁 장면에 고작 수십 명의 엑스트라를 동원한 동네싸움 수준의 전쟁신을 보여주는 웃지못할 해프닝까지 벌어지고 만 것이다.
당초 60회를 예정으로 제작되었던 <주몽>은 드라마 전개 속도가 느슨해지면서 드라마 최대의 목표였던 고구려 건국을 그리는 데에도 시간이 촉박해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MBC와 제작진은 연장 방영을 결정하고 주인공인 송일국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드라마 질 향상을 약속하면서 20회 연장 방영을 확정짓게 된다.
그러나 연장으로 인해서 드라마 질 향상과 동시에 백제 건국에 대한 스토리까지 그리겠다던 취지가 무색해지면서 드라마의 밀도는 별다르게 향상되지 않았고, 결국 백제 건국은 그리지도 못한 채 결말을 맺고 말았다.
거기에 이 드라마의 최대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는 고구려 건국 선포 과정마저 주몽과 소서노의 혼인식과 동시에 진행되면서 상징적인 의미가 많이 약화되고 말았다.
그러나 초석은 다졌다
이렇듯 <주몽>이 많은 아쉬움을 남긴 채 종영을 했지만 그래도 드라마 역사에 한 부분을 장식할 만한 작품이었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드라마 역사에서 최초로 고구려 사극을 조명하였고, 그로 인해 고대사에 대한 많은 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것이 상대적으로 침체되어 있는 우리 고대사 연구에도 기폭제가 된다면 <주몽>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것이고,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는 데에 큰 힘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어떤 일이든 항상 최초는 어렵고 어색한 법이다. 따라서 <주몽>의 부족한 부분들은 그 최초라는 타이틀을 통하여 많이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 드라마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고대사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더 많이 제작되고, 그런 드라마들이 <주몽>의 아쉬움을 달래준다면 <주몽>이 닦아 놓은 초석이 더욱더 빛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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