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6일 뉴욕 소재 저팬 소사이어티에서 6자회담과 자신과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간의 첫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과 미국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실무그룹 1차 회의가 6일(현지시각) 끝났다.
총 8시간에 걸친 회담을 마친 뒤 연 기자회견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차관보는 "북한과 매우 유익한 회담을 가졌다, 이제 우리는 제 궤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BRI@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도 밝은 표정으로 "이번 회담 분위기는 아주 좋았고, 건설적이었으며 진지했다"면서 "앞으로 결과를 두고 보라. 지금 다 말하면 재미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힐 차관보는 "우리가 초기조치 이행단계 60일 동안 잘 해나갈 것이며 '2·13 합의'에 규정된 목적들을 달성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 미북 양측은 낙관적인 전망을 갖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고농축우라늄(HEU)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대해 양측이 의견을 모았으며 전문가 수준의 협의를 갖기로 합의했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HEU 프로그램에 대한 '완벽한 해명'이 필요하며 추가적인 기술적 협의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HEU 핵프로그램에 대해 먼저 언급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을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고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깊은 토론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테러지원국 명단 문제도 관계 수립 문제 만큼 심도있게 논의했다. 우리는 정치적·법적인 면에서도 논의했고 솔직히 말해 북한이 명단에 처음 오르게 된 역사적인 측면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힐 차관보는 한반도 평화 체제에 대한 언급도 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을 만들어내기 위한 '메커니즘'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며 미국은 조속한 시일 안에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대체할 평화 메커니즘을 어떻게 창출할지를 밝히기 위한 절차가 시작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측과 양국간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며 "2·13합의' 1단계인 60일 이후 단계에 대해서도 유익한 토론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미, HEU 문제에 대해 다시 확신
다음 북미간 실무 협의는 오는 19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6자회담 직전에 열린다.
이번 북미간의 협상 내용은 지난 2·13 합의에 규정된 것이다.
2·13 합의에는 초기 60일(4월14일까지) 북한은 영변 핵시설 등을 폐쇄·봉인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으며, 모든 핵프로그램의 목록을 여타 참가국들과 협의하기로 되어있다. 또 이 기간동안 북한과 미국은 전면적인 외교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양자대화를 개시하며, 북한을 테러지원국 지정으로부터 해제하기 위한 과정과 북한에 대한 대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종료시키기 위한 과정을 진전시켜 나간다고 되어있다.
일단 가장 현 단계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북한의 HEU문제다. 최근 미 관리들이 이전의 태도에서 한발 물러나 '중간 수준의 확신' 정도로 말을 바꿨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5일 기사에서 부시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이는 북한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HEU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라며 "북한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이 무기가 아닌 에너지 생산을 위한 것이었으며 그나마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고 변명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제문제조사연구소 조성렬 기획실장은 "저농축 우라늄은 경수로 원료로 쓰인다, 북한은 평화적 핵 이용차원에서 저농축 우라늄을 실험실 수준에서 했다고 변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실장은 "그러나 북한은 지난 2002년 북일 수교를 위해 일본인 납치 문제를 인정했다가 나중에 큰 곤경에 처했다"며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인정했다가 비슷한 상황에 직면하지 않을 까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가 HEU 문제에 대해 한발짝 물러서자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정보오판과 똑같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를 의식한 듯 6일 한국을 방문한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은 "북한이 HEU 프로그램을 보유해왔음을 전혀 의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도 6일 "북한은 파키스탄으로부터 얻은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위해 알루미늄관과 다른 장비들을 구입하는데 많은 돈을 썼다"며 "그들은 이를 분명히 해명하고 관련 장비를 폐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락사무소 개설 과정도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