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국립극장 축제'에 사로잡힌다

개별극장 특성화 추진 및 기능활성화 기대

등록 2007.03.10 12:08수정 2007.03.1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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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희 국립극장장
신선희 국립극장장국립극장
국립극장장 부임 2년차를 맞은 신선희 극장장이 말문을 열었다. 임기 3년의 극장장이지만 사실 부임 첫해는 전임 극장장이 세운 계획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는 것이고 보면, 올해부터 신 극장장의 진정한 임기가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신선희 극장장은 9일 서울시 모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와 남은 임기 동안 추진할 사업계획들을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황병기, 오태석, 배정혜, 유영대 등 국립극장 산하단체 예술감독들이 모두 배석하였다.


전임 극장장의 영향으로 인해 크게 변화할 수 없는 지난해였으나 그럼에도 국립극장의 변화는 관객들 피부에 와 닿는 것이어서 오히려 거액의 리모델링보다도 현실적 체감은 컸었다. 예컨대, 지하철역부터 극장까지 운행되는 셔틀버스 배차간격의 대폭축소, 극장 로비에 다양한 스낵코너를 준비해 요깃거리를 제공한 것 등은 극장을 찾은 일반관객들의 작은 편리를 도모한 것이라 홈페이지 등에 칭찬이 잇따랐다.

그러나 국립극장이 그런 작은 변화에만 천착해서는 소위 국립극장이란 말을 들을 수는 없는 일. 또 기관장으로서 극장장의 사업적 포부도 그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간담회를 통해 제시된 올해와 내년 국립극장의 변화는 가히 혁신 그 자체가 될 듯하다. 국립극장 변화의 가닥은 크게 둘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축제형 극장이 된다는 것과 장르별 혹은 극장별 특성화를 갖추게 된다는 것.

@BRI@우선 국립극장은 올해부터 봄과 가을에 두 개의 축제를 주최하게 된다. 봄에는 청소년예술제를 열어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공연을 두 달가량 펼치게 된다. 또 가을에는 세계국립극장축제를 여는데, 세계 각국 국립극장과 상호교류원칙에 의해 다양한 작품들을 초청하게 된다.

국립극장들이 모이는 축제는 세계적으로 드문 일로 일단 가을의 수많은 예술제들과 차별성은 갖는다. 올해 초청되는 국가들은 그리스, 중국, 이탈리아, 터키, 영국, 인도 등 6개국으로 각국이 가지고 있는 전통과 특색있는 무대를 한국에 선보이게 된다.


이와 달리 5, 6월 거의 두 달에 걸쳐 열리는 청소년 축제는 청소년들이 공연예술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공연 관람 외에 백스테이지 투어 등 전방위적 마케팅을 준비한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무대 뒤의 상황들은 궁금한 것은 당연하다. 이 기간 국립극장은 일정한 투어팀을 구성, 리허설, 분장실, 조명, 음향 등 극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설명과 함께 체험하게 된다.

물론 서울발레씨어터의 모던발레 <백설공주>, 국립국악관현악단의 히트상품인 <국악보따리>, 국립극단의 야심작 <산불> 등 품질이 보장되는 공연들이 기다리고 있다.


두 번째 국립극장의 변화는 극장의 특성화이다. 극장의 규모에 따라 대·소극장으로 불리는 현상을 개선하여 극장별로 장르 특성화를 시도한다. 예컨대 현재 소극장으로 흔히 불리는 달오름극장은 객석을 현재보다 넓히고 대신 확성 없는 공연이 필요한 창극을 위해 음향시스템을 대폭 개선한다는 것. 이를 통해 달오름극장은 창극상설공연이 가능한 극장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또 74석의 초미니 별오름극장도 객석을 좀 더 넓히고 전체 인테리어도 전통 누대방식으로 꾸며 과거 사랑방음악회 등을 정기적으로 열게 한다.

국립극장의 유일한 야외극장인 하늘극장도 변신을 한다. 지붕이 없는 까닭에 극장 활용도가 극히 적었던 하늘극장의 기능을 자연친화적이고, 관객참여적 무대로 바꾼다. 서울시와 긴밀히 협력하여 소음과 우천 등으로 방해받던 하늘극장의 문제를 해결하여 서커스, 마당극 등 21세기에 동적인 작품들을 유치하게 된다.

이런 극장들의 변화와 함께 올해 국립극장의 또 다른 변신은 공연예술관이 생긴다는 것이다. 현재 영등위가 사용하는 옛 국립국악고등학교 자리를 올해부터 국립극장이 사용할 수 있게 되어 국립극장 57년의 역사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공연박물관이 생기게 된 것. 이를 통해 국립극장이 그동안 수행하지 못한 전시기능을 확보하게 된다. 이 박물관을 통해 국립극장 창고에 묵혀온 수많은 공연역사물들을 일반인들이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국립극장의 변화는 일부 극장의 개보수가 포함되기는 하지만 전임 김명곤 극장장 재임시절의 리모델링과 같은 거대 예산이 소요되지 않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적 변화로 볼 수 있다. 특히 신선희 극장장이 공식발표 외에 부가한 국공립극장 특성화 복안은 국립극장 외에 문화관광부 산하의 많은 극장들이 하나의 원칙에 따라 유기적으로 무대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춘다는 것이어서 주목이 된다.

현재 문화관광부 산하에는 국립극장, 국립국악원 등 기관이 있고, 예술의전당, 정동극장 등 단체가 있다. 또 아직 변화소지가 많은 복원 명동극장이 있다. 현재는 이 극장들이 각자 개별적으로 운영됨으로 해서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신 극장장의 시각이다. 지배적 체계가 아닌 협력을 통해 통일된 공연서비스를 위한 국공립극장특성화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는 것. 이런 국립극장의 변화가 성공적인 성과들을 거두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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